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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 설화: 깜뽓주, 황금 북의 여인 “니엉 뜨랄 미어” 깜뽓은 시하눅빌이 해양관광도시를 꿈꾸는 통에 예전의 자연스러운 멋과 정취가 사라지는 데 대한 아쉬움을 달래려는 관광객들이 모여드는 곳이다. 해안선을 따라가다 보면 중심가에 들어섰다는 표식으로 바닷물 위에서 거대한 게가 집게발을 들어 환영한다. 이어 현지인 일행들이 바닷물에 뛰어들 요량으로 더 달려가다 보면 모래사장이 나오고 바닷물의 유입을 막는 방파제 끝에 웬 여인이 옷도 걸치지 않은 하얀색 석상으로 맞닥뜨리게 된다. 저 여인은 뭘까? 뱃사람인 낭군이 풍랑에 휩쓸려 생사를 몰라 하염없이 기다리기라도 하는 걸까? 그녀의 이야기를 통해서 깜뽓 해안가에 수놓은 캄보디아인의 애통한 심사 한 자락을 엿볼까 한다. 고대의 캄보디아는 국경이 지금의 중국과 맞닿아 있었다고 한다. 중국인들은 비단을 짜는 기술이 뛰어나서.. 2022. 8. 18.
캄보디아 나무: “다음트나옷”으로 불리는 팔미라 야자수 야자수는 전 세계에 약 220속 2500종이 있다고 하며 흔히 코코넛 야자수나 대추 야자수는 제법 익숙한데 캄보디아에서 국가 나무로 지정된 “다음트나옷” 역시 이러한 야자수의 일종으로 학명은 팔미라 야자수(Borassus flabellifer)이다. 네팔, 인도, 방글라데시, 스리랑카, 캄보디아, 라오스, 버마, 태국, 베트남,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및 필리핀을 포함한 인도 아대륙과 동남아시아가 원산지이다. 2005년 노로돔 시하모니 국왕의 칙령에 따라 다음트나옷은 캄보디아를 상징하는 나무로 지정되었다. 또한 깜뽕스프 트나옷 설탕은 품질의 우수성을 인정받아 2016년에 지리적 표시제(GI) 상품으로 등재되었다. 다음트나옷은 오래전부터 캄보디아에서 널리 자라고 있는 식물이다. 나무의 높이는 30m에 달하.. 2022. 8. 17.
캄보디아 빈곤선: 코로나19 시기 빈곤 상황 캄보디아는 2020년 1인당 GDP를 기준으로 선정한 아시아의 가난한 국가 리스트에서 11위(북한 2위)를, 국민의 실질 빈곤 정도를 측정하는 1인당 GNI를 기준으로는 9위(북한 8위)를 차지했다. 세계은행(WB)에 따르면 캄보디아는 2015년에 1인당 GNI가 $1,070(한국 $27,340)로 도약하면서 중하위 소득 국가에 진입했다. 연평균 경제성장률 역시 1998년부터 꾸준히 증가해서 2019년에 7.7%까지 상승했다. 이에 따라 2018년 무렵 훈센 총리는 캄보디아가 2030년까지 중상위 소득 국가, 2050년까지 고소득국가 진입을 낙관한 바 있다. 그러나 2020년부터 캄보디아에서도 발발한 코로나19 전염병의 영향으로 타격을 크게 입은 후 현재까지도 서비스, 건설 및 부동산 부분의 회복은 무척.. 2022. 8. 16.
캄보디아 상품 작물: 캐슈넛, 상승곡선을 타는 환금작물 심혈관계 건강을 생각하게 되면서 견과류와 같은 먹거리에도 관심이 높아졌다. 특히 캐슈넛은 씹히는 식감이 아몬드나 땅콩 같은 견과류보다 부드러운 데다가 고소하고 달콤한 풍미도 탁월하다. 영양소 면에서도 비교적으로 마그네슘과 철, 아연, 구리의 함량이 높다고 해서 여성을 위한 견과류라는 소견도 있다. 이처럼 최애의 견과류가 실제로 어떻게 재배되는지는 전혀 상상하지 못했기에 10여 년 전 라따나끼리주에서 산악 트래킹을 하던 중 마주한 실체는 대단히 의외였다. 뭉툭한 갈고리 같은 씨앗 위로 붉은색의 과육을 모자처럼 이고는 나뭇가지마다 주렁주렁 매달려 있는 모습은 한국에서 전혀 본 적 없는 형상이었다. 캐슈넛은 옻나무과에 속하는 캐슈나무의 씨앗으로 캐슈애플이라 불리는 과육에 돌출해 있다. 브라질 북동부와 남미 베.. 2022. 8. 15.
캄보디아 설화: 프레이벵주 “바 프놈”과 메써 신화 캄보디아에서 처음 만난 프놈펜 사람들은 코 베어 가는 사람들 마냥 거칠고 야박했다. 주변 사리에 눈이 어두웠던 외국인에 대해서 금전이 얽힌 술수는 눈앞에서 푼돈을 쉽사리 가로챘다. 이런 가운데 왕립프놈펜대학교 한국어학과 제자들은 고등학교 졸업시험에서 최고 등급인 ‘A’나 ‘B’가 아닌 대부분 ‘C’나 ‘D’등급의 고만고만한 범인들이었다. 이들은 대부분 시골뜨기여서 명절이나 국경일 연휴면 무리 지어서 동급생의 고향 순회를 일삼았다. 그때 찾아간 프레이벵의 “바 프놈” 정상은 붉은빛 사원 덕분에 강렬한 인상으로 남아 있다. 지역명 프레이벵(Prey Veng)은 크메르어로 ‘긴(웽[veng]) 숲(뿌레이[prey])’이라는 뜻이다. 캄보디아 남부에 자리하며 메콩강이 지나고 남쪽으로는 베트남과 국경을 접하고 있.. 2022. 8. 13.
캄보디아 종교: 힌두교와 불교의 8가지 상징물 힌두교, 자이나교 및 불교에서 8가지 상징물은 ‘아쉬타망갈라(Ashtamangala)라고 불린다. 원래 인도에서 왕의 즉위식이나 대관식에서 사용되었으며, 초기에는 왕좌, 만자(卍字) 무늬, 손바닥 자국, 코바늘 매듭, 보석 화병, 물병, 물고기 한 쌍, 뚜껑있는 그릇 등으로 구성되었다. 불교에서는 석가모니 부처가 깨달음을 얻은 직후에 신들로부터 받은 공양을 나타낸다. 여기서는 캄보디아 왕실이나 사원에서 발견될 법한 8가지 상징물과 의미를 확인하고자 한다. ➊ 소라 껍데기 피리 오른쪽으로 감겨있는 하얀색 소라 껍데기의 아름답고 깊은 선율은 진리를 전하는 소리를 나타낸다. 이 소리는 무지의 깊은 잠에서 깨우고 타인을 위해서 자신의 행복이나 안정을 성취하도록 촉구한다. 힌두교 비슈누 신의 상징물로서 신, 인간.. 2022. 8. 12.
캄보디아 민족: 베트남의 토착 크메르인, “깜뿌찌아 끄라옴 사람들” 깜뿌찌아 끄라옴 사람들(Khmer Krom)은 베트남 남부의 토착 크메르인으로, 태국의 ‘북부 크메르인’과 구분해서 ‘남부 크메르인’으로도 불린다. 베트남에서는 이들을 53개 소수민족 가운데 하나로 인정해서 ‘크메르인(Nguoi Khmer)’이라고 칭한다. 대부분의 깜뿌찌아 끄라옴 사람들은 과거 크메르 제국의 남동쪽 영토였던 현재의 호치민과 메콩 삼각주 주변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다. 이 지역은 프랑스 식민 통치기간(1864-1948)에 유럽인들이 코친차이나(Cochinchina)로 불렀으며 독립 후에는 남베트남에 편입되어 현재의 베트남 영토로 자리매김했다. 베트남 정부 수치(2009년 인구조사)에 따르면 깜뿌찌아 끄라옴 사람들의 인구는 1,260,640명이다. 반면에 Taylor(2014)의 “The K.. 2022. 8. 11.
캄보디아 설화: “기쁨을 주는 산” 끼리룸의 전설 프놈펜 도심에서 1시간여를 벗어나면 소나무 향이 가득한 끼리룸 국립공원(Kirirom National Park)을 갈 수 있다. 건기가 시작된 이맘때는 기온도 선선해서 산자락에 즐비한 리조트 인근에 차량을 주차하고 산 중턱이나 정상까지 산책하듯이 걸어보는 것도 해봄직하다. 새벽이슬이 맺힌 수풀의 싱싱한 풀 내움은 지루할 수 있는 산책길을 정상까지 이끌어줄 것이다. 그리고 마침내 바람을 타고 완연하게 전하는 솔잎의 향연은 끼리룸을 찾는 최고의 보상으로 오래도록 기억될 것이다. 이처럼 ‘끼리(Kiri; 산)’와 ‘룸(Rom; 기쁘다)’이 합쳐진 끼리룸은 “기쁨을 주는 산”이다. 끼리룸은 씨소왓 모니봉 국왕(1927-1941재위)이 개명하기 전 1930년대 이전까지 두 개의 산봉우리 이름인 ‘프놈 워웡(Phn.. 2022. 8. 10.
캄보디아 사회: 표현의 자유가 허용되지 않는 이슈 매주 어떤 주제로 칼럼을 쓸까에 대해 주변 지인들에게 의견을 여쭙곤 한다. 이번 주에 제의받은 주제들 가운데 하나는 줄곧 관심을 가졌던 ‘캄보디아 대중음악의 표현의 자유’에 관한 것이었다. 한때 정치적으로 야당에도 훈풍이 불던 2013년 전후에 진보성향의 젊은이들이 너나없이 유세자들과 섞여서 프놈펜 시내를 활보하는 사진을 페이스북으로 서슴지 않고 공개했다. 이즘에 “똥찌엇크마에(Khmer flag)”를 불렀던 ‘스몰월드 스몰밴드(SWSB)’와 같은 젊은 음악가들은 자유로운 창작열을 뽐내며 오리지널 싱어송 라이터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이들은 기획사 없이 유튜브라는 수익창출 플랫폼을 통해서 스타성이 입증됐다. 그러나 이러한 아티스트들 중에는 가족과 형제가 함께 사는 집안에 난데없이 관복을 입은 군인들이 들이.. 2022. 8. 9.
캄보디아 상품 작물: 성장세를 유지하는 천연 고무 생산 캄보디아는 2021년 7월 보도를 기준으로 404,160헥타르의 고무 농장을 보유하며 이 중 72%에 해당하는 292,500헥타르에서 천연 고무를 생산한다. 농장은 주로 깜뽕짬, 라따나끼리, 끄라쩨, 깜뽕톰주에 위치한다. 2020년 생산량은 전년도보다 6만 톤이 증가한 약 34만 톤을 수출해서 4억5900만 달러의 수입을 거두었다. 고무나무의 수명을 고려하건대 향후에도 2024년까지 매년 3~4만 톤가량의 성장세를 유지할 전망이다. 한편 세계 3대 수출국이 태국(437만 톤), 인도네시아(304만 톤), 베트남(122만 톤)인 가운데 캄보디아는 23위로 전 세계 천연 고무 생산량의 약 2.6%를 차지했다. 야생 고무는 1873년 남아메리카에서 Markham, Collins, Hooker라는 세 명의 영국.. 2022. 8. 8.
캄보디아 관광: 귀신이 출몰한다는 대표 관광지 Best 5 매년 11월-2월은 건기 초엽으로 폭포가 있는 지역은 물이 풍부해서 물놀이하기 좋고 주변의 수풀도 짙푸른 녹음을 띠며 보는 이에게 자연의 건강한 젊음을 닮고 싶게 한다. 이런 시즌에 주말 한나절만이라도 모던한 방구석과 메마른 일상을 벗어나서 특별한 자극을 선사할 곳으로 떠나는 건 어떨까? 여기 프랑스 식민지(1863-1953), 베트남 전쟁(1955-1975), 크메르루즈(1975-1978), 베트남 침략기(1979-1989), UN 과도정부(1989-1993) 동안의 참혹한 역사를 배경으로 방문객에게 오싹함과 전율을 안기는 대표 관광지 5곳을 소개하고자 한다. ➊ 뚜얼슬렝 대량학살 박물관 뚜얼슬렝 대량학살 박물관은 크메르루즈 정권이 고등학교 건물을 개조해서 죄수를 수감하던 S-21 감옥이었다. 이곳의 .. 2022. 8. 6.
캄보디아 음식: 먹거리로서 안전한 캄보디아산 “논쥐” 좀 상상하기 힘들지만, 쥐 고기는 세계 식문화의 역사에서 선호도가 꽤 있는 음식인 듯하다. 육질이 부드럽고 맛있다고 하는 데다가 쉽게 구할 수 있는 단백질 공급원으로서 유익성을 부각하고 있다. 그래서 맛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먹기에 좋지 않다고 판단하는 사람들에게 일단 맛을 한번 보라고 권한단다. ‘우웩~!’ 하면서 소름이 끼치지만, 십여 년 전 바탐방 시골길을 하이킹할 때 길가의 좌판에서 석쇠에 구워지던 핑크빛 살갗의 쥐 고기를 먹어보지 못한 게 좀 아쉽다. 정황상 그때 그 쥐는 분명 먹어도 별 탈이 없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캄보디아에서 막대기에 꽂아 구운 쥐는 동남아시아 전역에서 발견되는 논쥐(Rattus argentiventer)로 시궁쥐속에 속한다. 중간 크기의 쥐로 회색빛이 도는 황갈색 털과.. 2022. 8. 5.
캄보디아 소설: 프랑스 식민지 항쟁 기록 『품데리찬』 『품데리찬』은 덕끼엄(Deuk Keam; 1936~)과 드윽엄(Deak Om; 1934~)이 1964-65년에 집필해서 1971년에 출간했다. 실재를 반영한 역사소설로서 프랑스 식민지 치하에 있던 1925년 4월 18일 깜뽕츠낭주 끄랑리우 마을에서 캄보디아 농민들이 식민 통치자들에 맞서 봉기한 사건을 그렸다. 당시에 프랑스는 식민지 국가들 중에서 캄보디아에 1인당 가장 높은 세금을 착취하면서 캄보디아인을 인접국인 베트남인보다 열등하게 대우했다. 프랑스 행정관들은 가난한 농부들로서는 감당하기 어려운 액수의 세금 납부를 독촉하기 위해서 고문과 학대를 자행했고 이에 따른 반감은 유혈폭동으로 발전해서 오늘날까지도 대표적인 저항의 기록으로 남았다. 1914-1919년 1차 세계 대전이 발발했을 때 캄보디아는 프랑.. 2022. 8. 4.
캄보디아 전설: 깜뽕스프주 “뜨러뻬앙 벙 떼” 이야기 깜뽕스프주 트뽕군 썽까에면에는 “뜨러뻬앙벙떼”라는 100㎡ 크기의 연못이 있다. “뜨러뻬앙”과 “벙”은 모두 연못과 호수를 뜻하는 캄보디아 말이다. 연못의 주변은 식물이 무성하고 물 가운데는 깊은 늪지대가 발달했다. 이 연못에 얽힌 전설은 다음과 같다. 옛날에 지금의 뜨러뻬앙벙떼 연못 자리에는 돈이 아주 많은 부자 부부가 살았다. 부부는 돈이 많아도 너무나 인색해서 돈을 거의 내놓지 않았고, 가난한 사람들에게 잔혹할 만치 냉혹했다. 그들은 사이가 좋은 오누이를 자식으로 두었는데, 이들이 외출할 때면 황금과 다이아몬드로 장식한 마차를 탔다. 부잣집에는 하인 500명, 우마차 500대, 마차 500대, 코끼리 500마리가 있었다. 집 뒤편에는 작은 연못이 있었는데, 이곳에는 큰 악어가 한 마리 살았다. 그리.. 2022. 8. 3.
캄보디아 공연 예술: 고(故) 보파데비(Norodom Buppha Devi) 공주의 무용극 「압사라 '메라'의 전설」 ‘압사라’는 인도신화에서 신과 악마들이 불사의 감로수(‘암리타’)를 얻을 목적으로 우유바다를 휘젓는 과정에서 탄생한 무희들이다. 당시에 그녀들은 신이나 악마로부터 선택받지 못해서 천상에 머물며 ‘간다르바’라고 불리는 악사들을 배우자로도 섬겼다. 또 한편으로는 자신들의 아름다움과 매혹적인 춤사위를 강력한 무기로 해서 신들의 왕인 ‘인드라 신’을 수호하는 존재였다. 때때로 신들의 노여움을 사서 지상으로 쫓겨 내려올 때면 인간과 결합을 보여주기도 한다. 1대(1953-1970) 압사라 주역 무용수로 명성을 떨쳤던 노로돔 보파데비 공주(Norodom Buppha Devi; 1943-2019)는 문화예술부 장관직을 수행할 당시에 무용극 “압사라 ‘메라(Mera)’의 전설”을 구성했다. 이를 위해서 앙코르와트 동쪽.. 2022. 8.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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