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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 이해 칼럼/역사&전통39

캄보디아 명절: 조상의 혼을 위로하는 “프춤번” 한국에서는 음력 8월 15일이 추석인데, 이 추석 다음 날인 음력 8월 16일부터 캄보디아에서는 프춤번이 시작된다. 한국 불교에서도 행하는 백중과 유사한 프춤번과 관련 용어를 알아보고자 한다.  ① 프춤번 vs 깐번  올해 9월 18일부터 10월 1일까지는 캄보디아에서 ‘프춤번’ 기간이다. ‘프춤(Phchum)’은 ‘모으다’를 의미하고 ‘번(Ben)’은 라이스볼이나 미트볼과 같이 뭉쳐진 음식물을 의미한다. 이 같은 ‘번’은 불교 신자들이 자신들의 위로 3대, 자신의 대와 아래로 3대 조상들에게 바치려고 대략 7군데 사원에 가져가는 음식물이다. 사원 경내에 ‘번’을 모아서(‘프춤’) 진열해 놓으면 그 앞에서 스님들이 염불을 해서 귀신들이 이 음식을 먹게 한다고 믿는다. 무수한 신도들이 15일 동안 사원에 .. 2024. 9. 30.
캄보디아 사건 사고: “카다몸 산맥” 정글에서 실종된 헬리콥터 지난 7월 12일(금)에 군인 2명이 탑승한 중국산 Z-9 헬리콥터가 뽀삿과 꺼꽁주의 카다몸 산맥(Cardamom Mountains)을 비행하던 중에 실종됐다. 당시 국방부는 이번 실종에 대해 정기 훈련 비행 중에 발생했다고 확인했다. 그런데 아무리 악천후의 기상 상황이라고 해도 그렇지 일주일이 다 되는 수색에도 불구하고 헬리콥터 잔해는커녕 실종자 발견을 위한 단서조차 오리무중이다. 문제의 헬기는 10년 전인 2014년에도 사고가 있었는데, 그때는 프놈펜 외곽인 덩까오구의 채석장에 추락해서 군인 4명이 사망하고 1명이 중상을 입었다.   캄보디아의 산림 면적은 국가 면적의 46.86%, 즉 약 850만 헥타르를 차지한다. 여기서 캄보디아 전체 산림의 20%를 차지하는 카다몸 산맥은 캄보디아 남서부(꺼꽁/.. 2024. 7. 23.
캄보디아 민속: 북부 크메르인의 “고양이 기우제” 최근 크메르어 신문에서 난데없이 일본 애니메이션 캐릭터인 푸른색의 도라에몽 인형이 든 가마 행렬을 다룬 기사를 봤다. 신박하긴 했지만 5월 2일자 태국 뉴스여서 넘겼는데 바로 다음날 캄보디아 뉴스에서도 북부 지역인 반띠민쩨이주에서 살아있는 고양이 4~5마리를 가둔 케이지를 가마처럼 잡고서 거리행진을 하고 있었다. 그제야 기사 내용을 보니 놀랍게도 비를 기원하는 해낭매오(Hae Nang Maew)라는 기우제 행사였다. 첨부된 영상은 한 시민이 고양이가 갇힌 케이지를 향해 물 한 동이를 가감 없이 퍼붓고 있었다. 위키피디아에 따르면 태국과 캄보디아의 일부 지역에서 ‘고양이의 울음소리’가 비를 부르는 힘이 있다고 믿는 풍습이 있었다.  올해 반띠민쩨이주에서 거행된 캄보디아 고양이 기우제 행사 모습(출처: ht.. 2024. 5. 14.
캄보디아 문화: “물총” 들었다고 뭇매 맞는 연예인들 한국에서 직장인일 때 연초 워크숍의 일환으로 강원도의 유명 사찰에서 템플스테이를 했다. 첫날 아랫마을에서 영양백숙과 술을 곁들인 회식을 하고는 야심한 밤에 살을 에는 듯한 추위를 겨우 견디며 산 중턱의 숙소를 향해 등반하던 중이었다. 그때 산골의 적막을 깨며 웬 SUV 차량이 곁에 멈추길래 우리는 발품을 덜려나 했다. 그러나 운전대를 잡은 분은 다름 아닌 사찰의 총무 스님이셨다. 그는 우리들의 무례한 태도를 꾸짖고자 “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따르라”는 말을 남기고는 무정하게 사라져 갔다. 그 후 우리는 사찰에 머무는 내내 사찰의 법도를 따라 새벽기도까지 참여하며 쇄신의 자세를 가다듬어야 했다. 현재 캄보디아 연예가는 크메르 새해를 즈음하여 대표적인 연예인 몇몇이 물총을 쏘는 행동 때문에 뭇매를 맞고 있다... 2024. 4. 23.
캄보디아 쫄츠남: 2024년 새해 천사 ‘머하또리어떼위’ 크메르 새해는 ‘쫄츠남 트마이(이하 쫄츠남)’라고 하며 ‘새해를 맞이하다’를 의미한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는 ‘쑤어 쓰다이 츠남 트마이’라고 한다. 크메르 새해 행사는 3일 동안 거행한다. 첫째 날은 머하썽끄란(Maha Sankrant), 둘째 날은 원너벗(Vanabat), 셋째 날은 라응싹(Laeung Sak)이다. 행사는 천사(Tevada; 떼와다)의 강림에서 시작하는데, 새해의 천사가 이전 해를 관장하던 천사로부터 해를 이어받는 시점은 고대 점성술인 머하썽끄란 산법을 통해 알 수 있다. 2024년의 크메르 새해 명칭은 롱차싹(Rong Chhasak)이며 4월 13일 밤 10시 17분부터 3일간이니까 달력상으로는 16일까지 나흘이 연휴로 지정되어 있다. 고대 캄보디아는 크메르 음력으로 한 해의.. 2024. 4. 11.
캄보디아 전통: 쫄츠남(캄보디아 새해) 민속 놀이 ① 캄보디아의 가장 큰 전통 축제 중 하나인 크메르 신년(“쫄츠남”) 무렵이면 학교 교정에서는 학생들이 무리를 지어서 전통놀이를 하느라고 떠들썩하다. 이러한 전통놀이 중에서 줄다리기(Teanh Proat; 띠언 뿌로앗), 손수건 돌리기(Leak konseng; 레악 껀싸엥), 크메르 체스(Leng Ok; 레잉옥) 등은 일부 차이에도 불구하고 한국인에게 익숙하다. 이외에도 크메르 위키피디아(wikipedia.org)에 따르면 22종의 놀이가 열거되어 있다. ① 스와 던다음 슬럭처(Sva dondaum sleuk chheur; 원숭이 나뭇가지 잡기) ‘스와’는 원숭이를 의미하고, ‘던다음’은 잡아서 가져가는 행위를 말하며, ‘슬럭처’는 나뭇잎을 뜻한다. 이 게임은 최소 11명이 필요하며 5명씩 두 그룹으로 나누.. 2024. 4. 8.
캄보디아 역사: 유물 밀매업자 "더글라스 래치포드" 캄보디아 고대 유물 수집가로 알려진 영국인 더글라스 래치포드(Douglas Latchford)는 1931년 10월 15일 영국의 식민지였던 인도(1858-1947)의 뭄바이에서 태어났다. 영국 브라이튼 칼리지에서 수학한 후 인도에서 제약 산업에 종사했다. 1956년 방콕으로 이주했고, 1963년에는 의약품 유통회사를 설립했다. 태국 토지 개발에 수익성 있게 투자해서 1968년에 태국 시민권자가 되었고 태국 여성과 결혼도 했었다. 보디빌딩 스포츠에도 열광적이어서 2016년부터 태국보디빌딩협회 명예회장을 역임했다. 1950년대 중반에 첫 조각상을 700달러에 구입하고 196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개인 소장품을 사들이는 수집에 몰두했다. 이후 그는 박물관 수준의 크메르 조각품과 보물의 축적자로 불리는 반면에 크.. 2024. 1. 22.
캄보디아 미신: “띵몽” 허수아비 퍼레이드 한국의 유명 사찰마다 정문을 들어설 때면 통로 좌우에서 무시무시한 괴물 형상의 대형 조각상이 몽둥이를 들고는 잡아먹을 듯이 노려보는 통에 흠칫 놀라곤 했다. 이 조각상은 일주문을 지키는 ‘금강역사’라고 불리는 조각상으로, 애초 인도 브라만교의 수호신 인드라 신으로부터 ‘금강저’라는 무기를 받아서 부처를 호위하게 된 하급 수호신 ‘야차’에서 비롯됐다고 한다. 원래는 단독상이지만 중국으로 전래되어 쌍신상이 되었고, 험상궂은 서역인의 표정을 하고 사찰의 성역을 지키는 기능으로 발전했다. 캄보디아에서 “띵몽(Ting Mong)” 또는 “따몽(Ta Mong)”이라고 불리는 허수아비의 기원이 바로 이러한 수문장이다. 보통 한국에서 허수아비라 하면 가을 무렵에 벼를 쪼아먹는 참새를 쫓을 요량으로 대충 뼈대만 만들어 .. 2023. 8. 9.
캄보디아 미신: 재물과 행운을 손짓하는 “니엉벅바오이” 캄보디아에서도 태국과 마찬가지로 거의 모든 업장마다 '행운을 부르는 여신상'을 볼 수 있다. 캄보디아어로는 "니엉벅바오이"라고 불리는데, '아가씨'를 뜻하는 '니엉'과 '누군가를 부르는 몸짓을 하다'를 뜻하는 '벅바오이'를 조합했다. 압사라 공연의 무용수를 닮은 그녀는 곱게 무릎을 꿇고서 왼손은 바닥을 짚고 오른손은 들어서 손짓한다. 신상의 크기는 상당히 작은 편인데, 그래서인지 자리하는 곳의 형식도 구색이 없는 듯하다. 접견용 탁자의 한 켠이나 계산대의 한 뼘도 안 되는 곳에서 잡동사니와 섞여 있기 일색이다. 물론 가끔은 주변에 제단이 있어서 향을 피우고 음료가 올려지는 정황도 있다. 외국인의 입장으로는 태국에서도 똑같이 볼 수 있고, 일본에서는 행운의 고양이 "마네키네코"와도 닮아서 아류작 정도로 치.. 2023. 6. 30.
캄보디아 종교: 오늘날 캄보디아 불교의 우려스러운 위상 현지 매체에 보도된 바에 따르면, 최근 14-16세 승려 3명이 일반인 복장으로 인근 사원의 20세 승려를 폭행해서 스마트폰을 강탈했다. 그리고 현금 2만 리엘(약 5달러)을 훔친 다음에 승복으로 갈아입고 인근의 다른 사원으로 사라졌다가 덜미를 잡혔다. 기사 말미에는 주황색 승복을 걸친 중학생 또래의 까까머리 미성년 스님들과 범행의 증거품인 낡은 아이폰(iPhone)까지 적나라하게 찍혀서 캄보디아 불교의 속상한 민낯을 보는 듯했다. 불교는 2,500여 년 전 인도에서 시작된 세계 최대의 종교 중 하나이다. 미국 유명여론조사기관 Pew Research Center에 따르면 현재 약 5억600만 명의 신자가 있으며, 이는 세계 인구(약 79억7510만 명)의 6%이다. 불교는 도처에 추종자들이 있을법한 보편.. 2023. 6. 14.
캄보디아 의복: 전통 하의 “썸뽓” 썸뽓은 캄보디아의 전통 의상으로 길이가 약 1.5미터인 직사각형 천의 양 끝이 서로 만나서 꿰맨 원통형 의복이다. 하반신에 걸쳐 발목까지 덮히며 여러 가지 방법으로 주름을 잡거나 접어서 입을 수 있다. 싸롱이라고도 불리는 전형적인 일반 썸뽓은 하층 남성과 여성이 착용하는 반면에 여러 가지로 변형된 형태는 계급에 따라 달리 착용된다. 기록에는 푸난왕조(1세기-550년)의 캄보디아 왕이 중국 사절의 요청에 따라 백성들에게 썸뽓을 착용하도록 명령했다. 따께오주에서는 당시부터 비단을 짰다는 기록과 부조가 전하며, 원나라 사신 주달관(1266-1346)의 저술에서는 고대부터 크메르인들이 베틀을 사용해서 썸뽓을 짰다고 한다. 천의 무늬나 패턴을 이루는 방식은 이카트(ikat; 쩡끼엇(chang kiet)) 또는 홀.. 2023. 6. 10.
캄보디아 음식: 프춤번, 죽은 자들의 축제 음식 “놈언썸”과 “바이번” ➊ 정령신앙(Animism) 힌두교와 불교가 전래되기 전부터 원시 캄보디아 사회는 자연계의 모든 사물에 영혼이 있다고 믿는 정령신앙(Animism)이 있었다. 정령들 가운데 인간의 삶을 도와주는 존재는 숲과 동물을 지키는 산신(“네악따”), 강물과 물고기를 지키는 강신(“아레악”), 일상적인 법과 질서의 여신(“메못”), 마을과 농장을 지키는 토지신(“뿌레아품”), 집을 지키는 가택신(“쫌니엉프떼아”), 어린이와 장애인을 보호하는 수호천사(“머레인꽁위얼”), 가축을 지키는 목동 귀신(“꼰끄럭”)이 있다. 반면에 해를 끼치는 존재는 염라대왕(“메트몹”), 흡혈귀(“뿌리이”), 머리와 내장만 있는 탐욕의 유령(“아압”), 생전의 업보 때문에 이승을 떠돌며 굶주리는 아귀 내지 걸귀(“뿌렛”) 등이 있다. 힌두.. 2023. 6. 4.
캄보디아 종교: 소승불교 전통행사 “미억보찌어의 날” 캄보디아는 물고기 남획을 방지하고자 강에 불법적으로 설치된 그물이나 어망을 회수하는 보도가 끊이지 않는다. 특히 메콩강 일대는 생물 다양성을 보존하고자 전 세계적인 관심과 이목을 끌기도 한다. 그런데 2월경 한 보도는 대규모로 물에 뛰어든 사람들이 흙탕물을 첨벙거리면서 사람 팔 길이만 한 물고기를 움켜쥐고 함박웃음을 짓는 장면을 내보냈다. 어떤 이는 양손에 그물을 잡고서 물속을 이리저리 훑고 있었고, 또 어떤 이는 통망 여러 개를 살피며 일행들과 갑론을박하는 모습이었다. 이게 무슨 역발상이란 말인가? 눈을 씻고 현지어로 된 기사를 좀더 꼼꼼하게 살펴보니 씨엠립주의 뿌러쌋바꽁군 엄뻘면 벙까옹리 주민들이 캄보디아 전통 기념일의 일종인 '미억보찌어의 날'을 준비하고자 공동낚시 축제를 개최한 것이었다. 그래서 .. 2023. 5. 31.
캄보디아 게임: 투전판으로 사라진 전통 수탉 싸움 2022년 캄보디아는 11월에 있을 40회 및 41회 아세안 정상회의 및 관련 정상회의와 2023년 제32회 동남 아시안게임까지 국제 대회를 통해 국가를 알리고 이해시키겠다는 의지이다. 그러나 중국인 범죄조직이 벌인 불법 도박 사업과 사기행각에 여러 국적의 사람들이 피해를 보고 있어서 캄보디아가 오명을 쓰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최근 들어 관련 범죄 소탕과 피해자 구출 등을 적극적으로 전개하고 있다. 더불어 카페나 음식점 등에서 비밀리에 진행되던 복권, 수탉 싸움, 포커, 축구 베팅과 같은 불법 도박도 단속의 칼날이 예외 없다. 여러 자료에서 보건대 수탉 싸움은 한때 캄보디아의 아름다운 미풍양속이었다. 시골 지역 사회에서 특히나 인기 있는 수탉 싸움은 캄보디아 사람들이 수 세기 동안 가장 좋아하는 오락이.. 2023. 5. 27.
캄보디아 비단: 크메르 실크 의상의 변천사와 황금 누에고치 캄보디아 실크는 크메르 문화가 인도 문화의 영향을 받기 이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것으로 여긴다. 2021년 보도자료에서 전문가들은 발굴을 통해 불에 탄 점토와 대리석으로 만든 도구에서 비단이나 실의 흔적을 발견했는데, 이는 이전의 발견보다 앞선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비단은 훨씬 더 일찍 산악 지역에 살았던 부족이 착용했을 수 있다. 다만 그 시대의 비단은 평이하고 문양이 많지 않았다. 따라서 인도에서 이주해서 푸난왕조(1세기-550년)의 제2대 통치자가 된 카운딘야 1세 왕 이후에 크메르 실크는 더욱 번영하게 되었다. 푸난왕조가 약화되고 쩬라왕조(6세기-802년)가 대륙을 장악하던 6세기와 7세기에 자바와 인도에서 캄보디아에 이르기까지 상호 문화적 교류가 활발했다. 이에 따라 크메르 실크는 7세기와 8.. 2023. 5.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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