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728x90

캄보디아 이해 칼럼/문학&예술38

캄보디아 소설: 엿 장군(현지어: 떼쪼 엿) 이야기 껌뽕스와이 지역에는 “미어”라는 남자가 있었다. 그는 ‘왕실의 위대한 장군이자 대부호’를 의미하는 “옥냐 떼쪼 보롬 리엇”이라는 작위가 있었는데 통상적으로 “미어 장군(현지어: 떼쪼 미어)”이라 불리었다. 그에게는 아름다운 안주인 “스레인 여사”, 그리고 항상 모든 전장을 함께 따랐던 “엿”이라 불리는 믿음직한 수하 장수가 있었다. 한편, 당시 껌뽕츠낭 지방에서는 스스로 ‘황제’라 칭하고 성을 구축해서 군대를 배치한 자가 있었다. 그는 “썸레왕”으로 불리었으며, 국가 전역의 통치권을 거머쥐기 위해 “뿌레야밧쩨이쩨스다왕”에 반기를 들고 맞섰던 반군의 우두머리였다. 그래서 미어 장군과 엿은 군대를 동원해서 이들 반군을 진압하려 했으나 번번이 실패했다. 이에 스레인 여사는 미인계로 썸레왕에게 접근하는 데 성공.. 2023. 10. 11.
캄보디아 공연: 베트남의 영향을 받은 경극 “바싹 가극” 중국 경극의 분위기를 물씬 풍기는 캄보디아 전통 오페라 극으로 바싹 가극(Lakhon Bassac)이 있다. 과거 캄보디아, 특히 시골에서 건기에 농작물을 수확한 후 공연되던 가장 인기 있는 볼거리의 하나였다. 민주 캄푸치아(1975~1978) 시대 이전에는 프놈펜, 바탐방, 씨엠립 등의 도시에서 전문 극단이 공연했고, 그 밖의 지방에서도 아마추어 공연단이 명절마다 공연했다. 다른 형태의 전통 예술과 달리 크메르루즈 집권기에도 파괴되지 않고 오히려 선전 목적으로 채택되었다. 오늘날은 고릿적 유물로 전락하여 소수의 바싹 가극단만이 명맥을 유지하며 공연으로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바싹 가극은 20세기 초 프랑스 식민지 시대에 베트남 남부 바싹강(Tonle Bassac) 근처의 깜뿌찌아끄라옴 지역.. 2023. 7. 21.
캄보디아 전설: 끄라쩨주 “쏘뽀아깔리산”, 주인을 지키지 못한 악어 이야기 프놈펜에서 메콩강을 따라 배를 타고 깜뽕짬주의 더이쯔랄산 방향으로 가게 되면, 끄로잇츠마면 선착장에 당도할 수 있다. 이어 끄라쩨주 쩜박면의 북쪽 강둑에서 뿌라엑뿌라쌉군의 북동쪽을 쳐다보면 제법 높은 산을 하나 발견할 수 있다. 언뜻 봐도 악어의 형상을 닮은 그 산의 이름은 쏘뽀아깔리산이다. 이 산에 얽힌 이야기는 다음과 같다. 옛날에 거대한 몸집의 “쏘뽀아깔리”라는 유명한 악어가 한 마리 살았다. 그 악어의 위력이 어찌나 엄청난지 감히 어떤 악어도 도전할 수 없을 만큼 강력했다. 이 악어는 깜뽕짬주 뜨랑강의 줄기를 따라 “언롱삼레”라는 강에서 살았는데, 그 강은 현재의 쏘뽀아깔리산에서 약 20km 떨어져 있다. 동시에 깜뽕짬주 꺼쏘띤군 머하리업면의 사원 근처 작은 강에도 악어가 한 마리 살았다. 이름은.. 2023. 7. 19.
캄보디아 영화: 판타스틱 막장 드라마 『모로낙 미어따』 『모로낙 미어따(Moranak Meada; 어머니의 죽음)』는 2004년작 판타지 영화이다. 크메르 영화제에서 최우수 영화 부문 은상(2등상)을 비롯한 여러 상을 수상했다. 이 영화는 1877년 옥 스님(Dhamma Panha Ouk)이 팔리어 경전의 을 참조해서 지은 시문을 토대로 했다. 이야기는 다양한 비극적인 에피소드로 구성되어 현재까지도 매우 인기있다. 이에 따라 일부 캄보디아인들은 이야기에 등장하는 코끼리 물고기(Marble goby, 메콩강에 서식하는 초대형 망둥어)를 실제로도 먹지 않는다고 한다. 유럽의 동화 신데렐라와 유사하다. 옛날에 가난한 부부가 살았는데 양부모를 잘 만나서 많은 유산을 상속받게 되면서 갑자기 부자가 되었다. 그러면서 남편에게는 자식이 둘 딸린 미망인이 접근해서 유혹했고.. 2023. 6. 22.
캄보디아 전설: 깜뽕스프주 우동 도시의 전설 우동(Udong)은 깜뽕스프주에 속하는 마을로 프놈펜에서 북서쪽으로 35km 떨어져 있다. 앙코르 시대 이후 시작된 캄보디아의 암흑시대(1431년~1863년) 제3의 수도이며, 1601년 스레이 쏘리야뽀아 왕(재위: 1603-1618)이 설립했다. 공식적으로는 1618년부터 1866년까지 이곳은 우동 민쩨이(Oudong Meanchey)라고 불렸다. 당시에 태국의 침략으로 나라가 식민지화되자 이전 수도인 롱와엑(Longvek)에서 폐위된 왕들이 이곳에서 다시 왕위를 계승했다. 이 도시에는 다음과 같은 전설이 전한다. 먼 옛날에 크메르 왕국의 왕과 왕비는 이곳의 숲을 방문하고 있었다. 왕비는 임신한 상태였는데 마침 산기를 느껴서 신하들을 멀찍이 물리고 왕만 곁에 둔 채 해산했다. 왕위를 물려받을 아들의 탄.. 2023. 6. 16.
캄보디아 소설: 최초의 애정소설 『소팟』 『소팟』은 캄보디아 현대 문학의 창시자에 속하는 “림낀(Rim Kin; 1911-1959)” 작가가 1938년에 쓴 캄보디아 최초의 로맨스 소설이며 1942년에 출판되었다. 녁타엠(Nhok Them; 1903-1974)의 『꼴랍빠일린(빠일린의 장미)』(1936) 및 누핫(Nou Hach; 1916–1975)의 『프까 쓰러뽀안(시든 꽃)』(1947)과 함께 『소팟』은 캄보디아의 근현대 3대 통속소설에 속한다. 주요 내용은 가난한 남자 주인공이 부유한 집안의 여성과의 사랑을 쟁취하는 과정을 다룬다. 이와 함께 프랑스 식민지 시기(1863-1953) 캄보디아 여성들이 겪었던 억압과 이러한 처우가 사회 전체에 미치는 파급력을 묘사했다. 당시 사회 통념상 혼전 임신은 젊은 여성들에게 수치심을 느끼게 했다. 남자 .. 2023. 5. 29.
캄보디아 소설: 젊은이들의 시대적 사명을 그린 「꿀리껌나엔」 소설 「꿀리껌나엔(징용노동자)」은 정치 이데올로기와 관련된 현대 문학 작품으로 작가 ‘엄톡(연도미상)’이 1956년 8월에 발표했다. ‘엄톡’은 프랑스 식민지에 저항한 운동가이자 혁명가로서 「운전사 Mr. 썸(1956)」, 「시골 선생님(1957)」 등의 작품을 통해 독자에게 적극적으로 사회주의 이념을 주입했다. 「꿀리껌나엔」은 1935~1956년을 배경으로 당시 프랑스와 일본의 식민지, 미국의 위협을 무찌르려는 캄보디아 젊은이들의 고군분투를 담고 있다. 교육부의 1989년 중등학교 교육과정에 포함되어 있다. 1935년부터 캄보디아는 프랑스의 지배를 받았다. 그러다가 제2차 세계대전(1939-1945)으로 프랑스가 함락되면서 프랑스령 인도차이나 반도의 지배력이 약화됐을 때 일본제국이 침략해서 1945년 .. 2023. 5. 25.
캄보디아 신화: 동남아시아의 인어공주 “쏘완마차” 인도의 고전 서사시 『라마야나(Ramayana)』의 동남아시아 버전에는 캄보디아, 태국, 라오스 등에서 가장 유명한 황금빛 인어공주 “쏘완마차(Sovann Maccha)”라는 인물이 등장한다. 그녀는 힌두 신화에서 악마들의 왕이자 랑카섬의 지배자인 라바나(Ravana) 왕의 딸이다. 당시에 여색에 탐닉했던 라바나 왕은 사슴으로 변신해서 라마 왕자의 아내인 시타 부인을 납치해서 자신의 왕국에 감금했다. 이에 따라 라마 왕자는 아내를 구출하기 위해 원숭이 대장과 그의 수하인 하누만 장군을 조력자로 해서 랑카섬을 쳐들어가는 작전을 세웠다. 뭍에서 랑카섬으로의 출병을 위해서 하누만(Hanuman)의 원숭이 군대는 오늘날의 인도 대륙과 스리랑카 섬을 잇는 다리를 건설하려 했다. 그래서 원숭이들은 거대하고 무거운 .. 2023. 4. 24.
캄보디아 소설: 「씀네악버란(운전기사 Mr. 씀)」 단편소설 「씀네악버란(운전기사 Mr. 씀)」은 작가 음톡(Im Thok)의 1956년작으로 근로자의 권리를 적극적으로 행사하도록 촉구한다. 작품은 헌법상의 권리와 법률이 도입됐지만, 사람들이 권리를 이해하는 수준까지 발전하지 못했던 캄보디아 현대사의 초기 시대를 묘사한다. 이러한 인식 부족은 자본가에게 근로자를 저임금으로 장시간 착취하게 했다. 중심인물 Mr. 씀은 부유한 자본가 가족의 운전기사로서 근로자의 권리를 이해하고 주장하며 승리하는 인물이다. 작가 음톡은 식민지 시대(1864년~1953년)에 좌익 성향의 크메르 이사락 운동(1945년 발족)에 관여해서 프랑스에 대항했다. 고 노로돔 시하누크 선왕이 실권자로 군림한 사회주의 시대(1955년~1970년)에는 왓프놈(Wat Phnom) 신문을 발행했다.. 2023. 4. 18.
캄보디아 연극: 극본 “사장님, 나빠요!” 『타으까에쩟짜오(Thief-Minded Boss; 도둑놈 심보의 사장님)』는 1956년 뻐으유렝과 음츠은이 쓴 현대 희곡으로 1989년에 교육부가 처음 출판했다. 작품은 캄보디아가 프랑스 식민지(1863-1953)에서 독립한 이후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 사이에 있었던 분열을 묘사하고 있다. 연극은 자본가의 잔혹함과 당국의 부당함, 노동자들의 결속을 보여준다. 이로써 작가는 자본주의의 부정적이면서도 압도적인 힘에 대해 비관적인 견해를 제시한다. 그렇지만 말미에서 무자비한 사장님은 공정과 정의를 옹호하는 노동자들을 여지없이 패배시키고 투옥한다. 대본은 전체 7장으로 구성한다. 1장은 사무를 보는 젊은 청년 파닛과 사장님의 운전수 험 아저씨의 이런저런 대화 장면이다. 여기에는 파닛이 어제 들었다는 교통사고에 대.. 2023. 4. 16.
캄보디아 설화: 깜뽓주, 황금 북의 여인 “니엉 뜨랄 미어” 깜뽓은 시하눅빌이 해양관광도시를 꿈꾸는 통에 예전의 자연스러운 멋과 정취가 사라지는 데 대한 아쉬움을 달래려는 관광객들이 모여드는 곳이다. 해안선을 따라가다 보면 중심가에 들어섰다는 표식으로 바닷물 위에서 거대한 게가 집게발을 들어 환영한다. 이어 현지인 일행들이 바닷물에 뛰어들 요량으로 더 달려가다 보면 모래사장이 나오고 바닷물의 유입을 막는 방파제 끝에 웬 여인이 옷도 걸치지 않은 하얀색 석상으로 맞닥뜨리게 된다. 저 여인은 뭘까? 뱃사람인 낭군이 풍랑에 휩쓸려 생사를 몰라 하염없이 기다리기라도 하는 걸까? 그녀의 이야기를 통해서 깜뽓 해안가에 수놓은 캄보디아인의 애통한 심사 한 자락을 엿볼까 한다. 고대의 캄보디아는 국경이 지금의 중국과 맞닿아 있었다고 한다. 중국인들은 비단을 짜는 기술이 뛰어나서.. 2022. 8. 18.
캄보디아 설화: 프레이벵주 “바 프놈”과 메써 신화 캄보디아에서 처음 만난 프놈펜 사람들은 코 베어 가는 사람들 마냥 거칠고 야박했다. 주변 사리에 눈이 어두웠던 외국인에 대해서 금전이 얽힌 술수는 눈앞에서 푼돈을 쉽사리 가로챘다. 이런 가운데 왕립프놈펜대학교 한국어학과 제자들은 고등학교 졸업시험에서 최고 등급인 ‘A’나 ‘B’가 아닌 대부분 ‘C’나 ‘D’등급의 고만고만한 범인들이었다. 이들은 대부분 시골뜨기여서 명절이나 국경일 연휴면 무리 지어서 동급생의 고향 순회를 일삼았다. 그때 찾아간 프레이벵의 “바 프놈” 정상은 붉은빛 사원 덕분에 강렬한 인상으로 남아 있다. 지역명 프레이벵(Prey Veng)은 크메르어로 ‘긴(웽[veng]) 숲(뿌레이[prey])’이라는 뜻이다. 캄보디아 남부에 자리하며 메콩강이 지나고 남쪽으로는 베트남과 국경을 접하고 있.. 2022. 8. 13.
캄보디아 소설: 프랑스 식민지 항쟁 기록 『품데리찬』 『품데리찬』은 덕끼엄(Deuk Keam; 1936~)과 드윽엄(Deak Om; 1934~)이 1964-65년에 집필해서 1971년에 출간했다. 실재를 반영한 역사소설로서 프랑스 식민지 치하에 있던 1925년 4월 18일 깜뽕츠낭주 끄랑리우 마을에서 캄보디아 농민들이 식민 통치자들에 맞서 봉기한 사건을 그렸다. 당시에 프랑스는 식민지 국가들 중에서 캄보디아에 1인당 가장 높은 세금을 착취하면서 캄보디아인을 인접국인 베트남인보다 열등하게 대우했다. 프랑스 행정관들은 가난한 농부들로서는 감당하기 어려운 액수의 세금 납부를 독촉하기 위해서 고문과 학대를 자행했고 이에 따른 반감은 유혈폭동으로 발전해서 오늘날까지도 대표적인 저항의 기록으로 남았다. 1914-1919년 1차 세계 대전이 발발했을 때 캄보디아는 프랑.. 2022. 8. 4.
캄보디아 전설: 깜뽕스프주 “뜨러뻬앙 벙 떼” 이야기 깜뽕스프주 트뽕군 썽까에면에는 “뜨러뻬앙벙떼”라는 100㎡ 크기의 연못이 있다. “뜨러뻬앙”과 “벙”은 모두 연못과 호수를 뜻하는 캄보디아 말이다. 연못의 주변은 식물이 무성하고 물 가운데는 깊은 늪지대가 발달했다. 이 연못에 얽힌 전설은 다음과 같다. 옛날에 지금의 뜨러뻬앙벙떼 연못 자리에는 돈이 아주 많은 부자 부부가 살았다. 부부는 돈이 많아도 너무나 인색해서 돈을 거의 내놓지 않았고, 가난한 사람들에게 잔혹할 만치 냉혹했다. 그들은 사이가 좋은 오누이를 자식으로 두었는데, 이들이 외출할 때면 황금과 다이아몬드로 장식한 마차를 탔다. 부잣집에는 하인 500명, 우마차 500대, 마차 500대, 코끼리 500마리가 있었다. 집 뒤편에는 작은 연못이 있었는데, 이곳에는 큰 악어가 한 마리 살았다. 그리.. 2022. 8. 3.
캄보디아 공연 예술: 고(故) 보파데비(Norodom Buppha Devi) 공주의 무용극 「압사라 '메라'의 전설」 ‘압사라’는 인도신화에서 신과 악마들이 불사의 감로수(‘암리타’)를 얻을 목적으로 우유바다를 휘젓는 과정에서 탄생한 무희들이다. 당시에 그녀들은 신이나 악마로부터 선택받지 못해서 천상에 머물며 ‘간다르바’라고 불리는 악사들을 배우자로도 섬겼다. 또 한편으로는 자신들의 아름다움과 매혹적인 춤사위를 강력한 무기로 해서 신들의 왕인 ‘인드라 신’을 수호하는 존재였다. 때때로 신들의 노여움을 사서 지상으로 쫓겨 내려올 때면 인간과 결합을 보여주기도 한다. 1대(1953-1970) 압사라 주역 무용수로 명성을 떨쳤던 노로돔 보파데비 공주(Norodom Buppha Devi; 1943-2019)는 문화예술부 장관직을 수행할 당시에 무용극 “압사라 ‘메라(Mera)’의 전설”을 구성했다. 이를 위해서 앙코르와트 동쪽.. 2022. 8. 2.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