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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 이해 칼럼/문학&예술42

캄보디아 설화: 반띠민쩨이주 반띠츠마 사원의 전설 오래전에 반띠츠마 도시는 ‘유어께(Yuoske)’ 왕이 다스리고 있었다. 자비로웠던 그는 주변 왕국들과 불화를 일으키지 않았으며 백성들의 삶은 평화로웠다. 이와 달리 뿌라쌋뿌러으 왕궁의 ‘훌루(Hulu)’ 왕은 반띠츠마 도시를 빼앗으려 했다. 이에 따라 유어께 왕은 전쟁을 일으켜 백성을 힘들게 하느니 왕위를 내려놓기로 했다. 그래서 반띠츠마 도시를 다스리게 됐지만 훌루 왕은 나중에 유어께 왕이 다시 탈환할 것으로 의심했다. 그는 유어께 왕이 침공을 꾀한다는 거짓 뉴스를 퍼트리고 일가족에 대해 현상금을 걸고 잡아들이도록 했다. 이때 덩라엑(Dangrek) 산에서 명상 중이던 유어께 왕은 산짐승 사냥꾼들에게 발견이 돼서 그대로 훌루 왕에게 끌려가 고문을 당하고 감옥에 갇혔다. 남편 소식을 들은 ‘보뚬(Bot.. 2024. 10. 12.
캄보디아 전설: 따께오주 “바영까오산 이야기” 옛날 캄보디아왕국의 프놈덩라엑 왕궁에는 바영(Bayong) 왕과 썩끄러옵(Sak Kraob; 향기로운 머리카락) 왕비가 살았다. 왕비는 여신처럼 아름다웠고 머리카락의 향기가 사방 16㎞까지 뻗쳤다. 이를 들은 시암 왕국은 국가적 명성을 드높이기 위해 썩끄러옵 왕비의 납치를 계획했다. 이를 알게 된 바영 왕은 아내와 궁녀들 및 모든 군사와 함께 황급히 배에 올랐다. 그리고는 신께 기도하기를 뱃길의 순조로움과 시암(현재의 태국) 군사로부터 안전하고 좋은 정착지로 이끌어 준다면 자신의 머리를 깎아서 머리카락을 제물로 바치겠노라고 맹세했다.   왕은 밤낮으로 멈추지 않고 항해했다. 때로는 바람이 불어 배가 회전하고 방향타가 부러지기도 했는데, 이러한 유래에 따라 ‘품박쩡꼿(방향타가 부러진 마을)’이라 불렀다. .. 2024. 9. 24.
캄보디아 설화: 「미어여응 이야기」, 좋은 아내란? 옛날 어느 마을에 가난한 남자 ‘미어여응’이 살았는데, 그의 아내는 아름다웠지만 욕심이 많았다. 어느 날 부부는 강가에서 물고기를 잡는데, 남편이 물고기를 잡아 주면 아내는 구멍난 광주리에 담아서 물고기를 도로 빠져나가게 했다. 그때 이곳에서 배를 타던 선장의 아내는 가난한 부부를 지켜보며 “부인이라면 마땅히 광주리의 구멍정도는 막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때 화가 난 선장은 “그럼 저 어부랑 살라”고 했고, 아내도 동의했다. 이에 곧장 선장은 ‘미어여응’의 아내와 재혼하고, ‘미어여응’은 선장의 아내와 재혼했다.     ‘미어여응’이 재혼한 여자의 이름은 ‘스레이끄롭레악카나(완벽한 여자; 줄여서 ‘레악카나’)’이다. 반면에 선장과 재혼한 여자는 ‘스레이캇레악카나(자격 미달인 여자; 줄여서 ‘캇’)’이다.. 2024. 9. 10.
캄보디아 예술: “아엠 리엄”, 세간의 민낯을 자극하는 아티스트 “아엠 리엄(Em Riem)”은 캄보디아에서 화가, 조각가, 패션 디자이너, 모델 등으로 활동하는 아티스트이다. 초창기에 그는 언더그라운드에서 재능이 널리 알려진 예술가였다. 다들 그렇듯이 모교인 프놈펜의 왕립예술대학교 근처에서 갤러리를 운영하며 자신의 작품을 전시하곤 했다. 갤러리에서 최고 인기 작품으로는 크메르루주 희생자들의 초상화 시리즈가 꼽힌다.    2018년 인터뷰 기사를 보면 아엠 리엄은 캄보디아 미술계에서 센세이셔널했는데 그 점은 현재도 변함이 없다. 그런데 당시는 끝이 위로 둥글게 말린 콧수염도 없이 지금보다는 얌전하고 세상과도 타협적으로 보인다. 패션 디자이너이기도 한 그는 굵은 실을 엉성하게 엮은 미완성 드레스를 선보이며 “좀 야하죠?”라고 웃었다. 그리고는 이내 캄보디아 사회에서 수.. 2024. 7. 16.
캄보디아 소설: 엿 장군(현지어: 떼쪼 엿) 이야기 껌뽕스와이 지역에는 “미어”라는 남자가 있었다. 그는 ‘왕실의 위대한 장군이자 대부호’를 의미하는 “옥냐 떼쪼 보롬 리엇”이라는 작위가 있었는데 통상적으로 “미어 장군(현지어: 떼쪼 미어)”이라 불리었다. 그에게는 아름다운 안주인 “스레인 여사”, 그리고 항상 모든 전장을 함께 따랐던 “엿”이라 불리는 믿음직한 수하 장수가 있었다. 한편, 당시 껌뽕츠낭 지방에서는 스스로 ‘황제’라 칭하고 성을 구축해서 군대를 배치한 자가 있었다. 그는 “썸레왕”으로 불리었으며, 국가 전역의 통치권을 거머쥐기 위해 “뿌레야밧쩨이쩨스다왕”에 반기를 들고 맞섰던 반군의 우두머리였다. 그래서 미어 장군과 엿은 군대를 동원해서 이들 반군을 진압하려 했으나 번번이 실패했다. 이에 스레인 여사는 미인계로 썸레왕에게 접근하는 데 성공.. 2023. 10. 11.
캄보디아 공연: 베트남의 영향을 받은 경극 “바싹 가극” 중국 경극의 분위기를 물씬 풍기는 캄보디아 전통 오페라 극으로 바싹 가극(Lakhon Bassac)이 있다. 과거 캄보디아, 특히 시골에서 건기에 농작물을 수확한 후 공연되던 가장 인기 있는 볼거리의 하나였다. 민주 캄푸치아(1975~1978) 시대 이전에는 프놈펜, 바탐방, 씨엠립 등의 도시에서 전문 극단이 공연했고, 그 밖의 지방에서도 아마추어 공연단이 명절마다 공연했다. 다른 형태의 전통 예술과 달리 크메르루즈 집권기에도 파괴되지 않고 오히려 선전 목적으로 채택되었다. 오늘날은 고릿적 유물로 전락하여 소수의 바싹 가극단만이 명맥을 유지하며 공연으로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바싹 가극은 20세기 초 프랑스 식민지 시대에 베트남 남부 바싹강(Tonle Bassac) 근처의 깜뿌찌아끄라옴 지역.. 2023. 7. 21.
캄보디아 전설: 끄라쩨주 “쏘뽀아깔리산”, 주인을 지키지 못한 악어 이야기 프놈펜에서 메콩강을 따라 배를 타고 깜뽕짬주의 더이쯔랄산 방향으로 가게 되면, 끄로잇츠마면 선착장에 당도할 수 있다. 이어 끄라쩨주 쩜박면의 북쪽 강둑에서 뿌라엑뿌라쌉군의 북동쪽을 쳐다보면 제법 높은 산을 하나 발견할 수 있다. 언뜻 봐도 악어의 형상을 닮은 그 산의 이름은 쏘뽀아깔리산이다. 이 산에 얽힌 이야기는 다음과 같다. 옛날에 거대한 몸집의 “쏘뽀아깔리”라는 유명한 악어가 한 마리 살았다. 그 악어의 위력이 어찌나 엄청난지 감히 어떤 악어도 도전할 수 없을 만큼 강력했다. 이 악어는 깜뽕짬주 뜨랑강의 줄기를 따라 “언롱삼레”라는 강에서 살았는데, 그 강은 현재의 쏘뽀아깔리산에서 약 20km 떨어져 있다. 동시에 깜뽕짬주 꺼쏘띤군 머하리업면의 사원 근처 작은 강에도 악어가 한 마리 살았다. 이름은.. 2023. 7. 19.
캄보디아 영화: 판타스틱 막장 드라마 『모로낙 미어따』 『모로낙 미어따(Moranak Meada; 어머니의 죽음)』는 2004년작 판타지 영화이다. 크메르 영화제에서 최우수 영화 부문 은상(2등상)을 비롯한 여러 상을 수상했다. 이 영화는 1877년 옥 스님(Dhamma Panha Ouk)이 팔리어 경전의 을 참조해서 지은 시문을 토대로 했다. 이야기는 다양한 비극적인 에피소드로 구성되어 현재까지도 매우 인기있다. 이에 따라 일부 캄보디아인들은 이야기에 등장하는 코끼리 물고기(Marble goby, 메콩강에 서식하는 초대형 망둥어)를 실제로도 먹지 않는다고 한다. 유럽의 동화 신데렐라와 유사하다. 옛날에 가난한 부부가 살았는데 양부모를 잘 만나서 많은 유산을 상속받게 되면서 갑자기 부자가 되었다. 그러면서 남편에게는 자식이 둘 딸린 미망인이 접근해서 유혹했고.. 2023. 6. 22.
캄보디아 전설: 깜뽕스프주 우동 도시의 전설 우동(Udong)은 깜뽕스프주에 속하는 마을로 프놈펜에서 북서쪽으로 35km 떨어져 있다. 앙코르 시대 이후 시작된 캄보디아의 암흑시대(1431년~1863년) 제3의 수도이며, 1601년 스레이 쏘리야뽀아 왕(재위: 1603-1618)이 설립했다. 공식적으로는 1618년부터 1866년까지 이곳은 우동 민쩨이(Oudong Meanchey)라고 불렸다. 당시에 태국의 침략으로 나라가 식민지화되자 이전 수도인 롱와엑(Longvek)에서 폐위된 왕들이 이곳에서 다시 왕위를 계승했다. 이 도시에는 다음과 같은 전설이 전한다. 먼 옛날에 크메르 왕국의 왕과 왕비는 이곳의 숲을 방문하고 있었다. 왕비는 임신한 상태였는데 마침 산기를 느껴서 신하들을 멀찍이 물리고 왕만 곁에 둔 채 해산했다. 왕위를 물려받을 아들의 탄.. 2023. 6. 16.
캄보디아 소설: 최초의 애정소설 『소팟』 『소팟』은 캄보디아 현대 문학의 창시자에 속하는 “림낀(Rim Kin; 1911-1959)” 작가가 1938년에 쓴 캄보디아 최초의 로맨스 소설이며 1942년에 출판되었다. 녁타엠(Nhok Them; 1903-1974)의 『꼴랍빠일린(빠일린의 장미)』(1936) 및 누핫(Nou Hach; 1916–1975)의 『프까 쓰러뽀안(시든 꽃)』(1947)과 함께 『소팟』은 캄보디아의 근현대 3대 통속소설에 속한다. 주요 내용은 가난한 남자 주인공이 부유한 집안의 여성과의 사랑을 쟁취하는 과정을 다룬다. 이와 함께 프랑스 식민지 시기(1863-1953) 캄보디아 여성들이 겪었던 억압과 이러한 처우가 사회 전체에 미치는 파급력을 묘사했다. 당시 사회 통념상 혼전 임신은 젊은 여성들에게 수치심을 느끼게 했다. 남자 .. 2023. 5. 29.
캄보디아 소설: 젊은이들의 시대적 사명을 그린 「꿀리껌나엔」 소설 「꿀리껌나엔(징용노동자)」은 정치 이데올로기와 관련된 현대 문학 작품으로 작가 ‘엄톡(연도미상)’이 1956년 8월에 발표했다. ‘엄톡’은 프랑스 식민지에 저항한 운동가이자 혁명가로서 「운전사 Mr. 썸(1956)」, 「시골 선생님(1957)」 등의 작품을 통해 독자에게 적극적으로 사회주의 이념을 주입했다. 「꿀리껌나엔」은 1935~1956년을 배경으로 당시 프랑스와 일본의 식민지, 미국의 위협을 무찌르려는 캄보디아 젊은이들의 고군분투를 담고 있다. 교육부의 1989년 중등학교 교육과정에 포함되어 있다. 1935년부터 캄보디아는 프랑스의 지배를 받았다. 그러다가 제2차 세계대전(1939-1945)으로 프랑스가 함락되면서 프랑스령 인도차이나 반도의 지배력이 약화됐을 때 일본제국이 침략해서 1945년 .. 2023. 5. 25.
캄보디아 신화: 동남아시아의 인어공주 “쏘완마차” 인도의 고전 서사시 『라마야나(Ramayana)』의 동남아시아 버전에는 캄보디아, 태국, 라오스 등에서 가장 유명한 황금빛 인어공주 “쏘완마차(Sovann Maccha)”라는 인물이 등장한다. 그녀는 힌두 신화에서 악마들의 왕이자 랑카섬의 지배자인 라바나(Ravana) 왕의 딸이다. 당시에 여색에 탐닉했던 라바나 왕은 사슴으로 변신해서 라마 왕자의 아내인 시타 부인을 납치해서 자신의 왕국에 감금했다. 이에 따라 라마 왕자는 아내를 구출하기 위해 원숭이 대장과 그의 수하인 하누만 장군을 조력자로 해서 랑카섬을 쳐들어가는 작전을 세웠다. 뭍에서 랑카섬으로의 출병을 위해서 하누만(Hanuman)의 원숭이 군대는 오늘날의 인도 대륙과 스리랑카 섬을 잇는 다리를 건설하려 했다. 그래서 원숭이들은 거대하고 무거운 .. 2023. 4. 24.
캄보디아 소설: 「씀네악버란(운전기사 Mr. 씀)」 단편소설 「씀네악버란(운전기사 Mr. 씀)」은 작가 음톡(Im Thok)의 1956년작으로 근로자의 권리를 적극적으로 행사하도록 촉구한다. 작품은 헌법상의 권리와 법률이 도입됐지만, 사람들이 권리를 이해하는 수준까지 발전하지 못했던 캄보디아 현대사의 초기 시대를 묘사한다. 이러한 인식 부족은 자본가에게 근로자를 저임금으로 장시간 착취하게 했다. 중심인물 Mr. 씀은 부유한 자본가 가족의 운전기사로서 근로자의 권리를 이해하고 주장하며 승리하는 인물이다. 작가 음톡은 식민지 시대(1864년~1953년)에 좌익 성향의 크메르 이사락 운동(1945년 발족)에 관여해서 프랑스에 대항했다. 고 노로돔 시하누크 선왕이 실권자로 군림한 사회주의 시대(1955년~1970년)에는 왓프놈(Wat Phnom) 신문을 발행했다.. 2023. 4. 18.
캄보디아 연극: 극본 “사장님, 나빠요!” 『타으까에쩟짜오(Thief-Minded Boss; 도둑놈 심보의 사장님)』는 1956년 뻐으유렝과 음츠은이 쓴 현대 희곡으로 1989년에 교육부가 처음 출판했다. 작품은 캄보디아가 프랑스 식민지(1863-1953)에서 독립한 이후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 사이에 있었던 분열을 묘사하고 있다. 연극은 자본가의 잔혹함과 당국의 부당함, 노동자들의 결속을 보여준다. 이로써 작가는 자본주의의 부정적이면서도 압도적인 힘에 대해 비관적인 견해를 제시한다. 그렇지만 말미에서 무자비한 사장님은 공정과 정의를 옹호하는 노동자들을 여지없이 패배시키고 투옥한다. 대본은 전체 7장으로 구성한다. 1장은 사무를 보는 젊은 청년 파닛과 사장님의 운전수 험 아저씨의 이런저런 대화 장면이다. 여기에는 파닛이 어제 들었다는 교통사고에 대.. 2023. 4. 16.
캄보디아 설화: 깜뽓주, 황금 북의 여인 “니엉 뜨랄 미어” 깜뽓은 시하눅빌이 해양관광도시를 꿈꾸는 통에 예전의 자연스러운 멋과 정취가 사라지는 데 대한 아쉬움을 달래려는 관광객들이 모여드는 곳이다. 해안선을 따라가다 보면 중심가에 들어섰다는 표식으로 바닷물 위에서 거대한 게가 집게발을 들어 환영한다. 이어 현지인 일행들이 바닷물에 뛰어들 요량으로 더 달려가다 보면 모래사장이 나오고 바닷물의 유입을 막는 방파제 끝에 웬 여인이 옷도 걸치지 않은 하얀색 석상으로 맞닥뜨리게 된다. 저 여인은 뭘까? 뱃사람인 낭군이 풍랑에 휩쓸려 생사를 몰라 하염없이 기다리기라도 하는 걸까? 그녀의 이야기를 통해서 깜뽓 해안가에 수놓은 캄보디아인의 애통한 심사 한 자락을 엿볼까 한다. 고대의 캄보디아는 국경이 지금의 중국과 맞닿아 있었다고 한다. 중국인들은 비단을 짜는 기술이 뛰어나서.. 2022. 8.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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