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꿀리껌나엔(징용노동자)」은 정치 이데올로기와 관련된 현대 문학 작품으로 작가 ‘엄톡(연도미상)’이 1956년 8월에 발표했다. ‘엄톡’은 프랑스 식민지에 저항한 운동가이자 혁명가로서 「운전사 Mr. 썸(1956)」, 「시골 선생님(1957)」 등의 작품을 통해 독자에게 적극적으로 사회주의 이념을 주입했다. 「꿀리껌나엔」은 1935~1956년을 배경으로 당시 프랑스와 일본의 식민지, 미국의 위협을 무찌르려는 캄보디아 젊은이들의 고군분투를 담고 있다. 교육부의 1989년 중등학교 교육과정에 포함되어 있다.
1935년부터 캄보디아는 프랑스의 지배를 받았다. 그러다가 제2차 세계대전(1939-1945)으로 프랑스가 함락되면서 프랑스령 인도차이나 반도의 지배력이 약화됐을 때 일본제국이 침략해서 1945년 3월에 프랑스 총독부를 해산시켰다. 그해 10월 일본이 패망했지만 캄보디아는 다시 프랑스 식민지로 환원된다. 그러나 캄보디아인들은 그해 3월-10월의 독립을 놓치려 하지 않았다. 마침 인도차이나 전역의 군사 상황이 악화하고 1953년 7월 3일 프랑스 정부는 캄보디아, 베트남, 라오스에 전적으로 독립할 준비가 되었다고 선언했다.
「꿀리껌나엔」의 줄거리를 살펴보자면, 1935년에 껀달주 껀달스떵군 꼭쩜복 마을에서는 기존의 평판 좋은 면장이 직위 해제됐다. 그리고 "판"이라는 사람이 재산이 많고 세금을 잘 걷으며 군수를 기쁘게 할 줄 알기 때문에 신임 면장이 되었다. 일요일이면 이 면장은 접대부를 대동하고 군수에게 음주와 유흥을 대접하기에 바쁘다. 또한 일본 식민지 정부를 위해 노동자를 징집했을 때는 거액의 대가도 쏠쏠하게 챙겼다.
‘럼’이라는 청년은 결혼할 날이 채 한 달도 남지 않았는데 면장의 징집령으로 뽀쩬똥 공항에서 일하게 됐다. 그는 한때 승려 생활을 했으며, 진취적인 사고와 카르마(인과응보의 원인)에 대한 합리적 신념이 있었다. 그런데 '럼'을 징집 보낸 이유는 그의 약혼녀인 ‘헹’을 군수가 마음에 들어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계략이 성공하지 못하자, 면장은 경찰을 동원해서 그녀를 체포하겠다고 위협했다. 이에 ‘헹’의 부모는 ‘럼’과 결혼하기 전까지 딸을 사돈집에서 숨어지내게 했다. 하지만 얼마지 않아 그녀가 잡힐 위기에 처하자 시부모는 ‘헹’을 데리고 쌀 판매상으로 위장해서 프놈펜의 운날라옴 사원으로 도망쳐야 했다.
사원에서 약혼자의 귀환을 기다리던 어느날 하늘에서 전투기들이 포탄을 투하하기 시작했다. 미군은 운날라옴 사원을 일본군 기지로 지목하고 집중적으로 투하했는데 그 바람에 ‘럼’의 부모와 약혼녀 ‘헹’이 즉사했다. ‘럼’은 고향에 돌아왔지만 모든 것을 잃었다. 심지어 그 지역의 중국인 고리대금업자는 아버지가 생전에 빚을 졌다면서 하나 남은 집마저 몰수했다. 좌절해 있던 어느날 승려 시절 스승이던 큰스님의 인도에 따라 ‘럼’은 식민지 저항운동을 이끄는 진보적인 지도자를 만나서 본격적으로 저항운동에 뛰어들었다.
한편 ‘노동’이라는 젊은이는 공직자 신분으로 프랑스군에 저항하다가 수감됐다. 그는 ‘럼’의 형이기도 한데 탈옥하자마자 프랑스와 일본 식민지, 미국의 위협에 저항하는 단체를 결성했다. 그의 또 다른 동생 ‘멍’은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뿌레이웽에서 일하면서 연인도 있었다. 그러나 ‘노동’이 저항운동에 동참해 달라고 연락해오자 여자친구에게 서신을 남기고 바로 프놈펜으로 와서 저항군에 들어갔다.
1954년 제네바 회의는 프랑스가 인도차이나 3개국에 독립을 허용하도록 강요했고, 캄보디아가 독립하자 ‘럼’을 비롯한 저항군은 모두 함께 고향으로 돌아갔다. ‘멍’은 전투 과정에서 한쪽 팔에 장애를 입어서 시골에서 농작물을 재배하며 살기로 했다. 이러한 결정을 여자친구도 동의해서 둘은 행복하게 가정을 꾸리기로 했다.
최초 작성일: 2022년11월18일
1차 수정: 2023년4월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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