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소설 「씀네악버란(운전기사 Mr. 씀)」은 작가 음톡(Im Thok)의 1956년작으로 근로자의 권리를 적극적으로 행사하도록 촉구한다. 작품은 헌법상의 권리와 법률이 도입됐지만, 사람들이 권리를 이해하는 수준까지 발전하지 못했던 캄보디아 현대사의 초기 시대를 묘사한다. 이러한 인식 부족은 자본가에게 근로자를 저임금으로 장시간 착취하게 했다. 중심인물 Mr. 씀은 부유한 자본가 가족의 운전기사로서 근로자의 권리를 이해하고 주장하며 승리하는 인물이다.
작가 음톡은 식민지 시대(1864년~1953년)에 좌익 성향의 크메르 이사락 운동(1945년 발족)에 관여해서 프랑스에 대항했다. 고 노로돔 시하누크 선왕이 실권자로 군림한 사회주의 시대(1955년~1970년)에는 왓프놈(Wat Phnom) 신문을 발행했다. 다른 작품은 「꿀리껌나엔(징용 노동자)」(1956), 「다라짠」(1956), 「끄루벙리언쓰록스라에(시골 선생님)」(1957)가 있다. 교육청년체육부는 2014년 크메르 문학을 보존하고 보호하기 위해 「씀네악버란」을 재출판했다.
아침 9시에 1번 국도의 프놈펜 생선 시장 정면은 여러 대의 크고 작은 차, 씨클로, 오토바이가 달린다. 시장의 북쪽에는 남녀 여러 명이 분주하게 일하고 있다. 이들이 고생하는 노동의 대가는 하루에 고작 18리엘이다. 1달러 환율이 35리엘이던 시대라서 대략 50센트에 해당한다. 정오 무렵 근로자들은 퇴근할 수 있어서 기쁘다. 창고 관리자한테 작업 도구를 맡기고 근로자들은 각자 귀가한다. 집이 멀거나 없으면 바닥이나 나무 밑에서 휴식을 취한다.
작업장에는 돈이 없는 근로자 네댓 명이 각자의 반찬(생선구이, 게장, 젓갈과 소금 등)을 모아서 함께 식사한다. 그리고는 다들 쥐꼬리만 한 월급으로 살 수 없다고 투덜대기 일색이다. 그래도 월급날이면 좋아서 돈 받는 줄에서 차례가 어서 오기를 기다린다. 그러나 외상값 받으러 온 아이스크림 장수와 놈반쪽(캄보디아 전통 쌀국수) 판매상한테 갚아야 해서 기쁨이 30분을 채 안 간다. 이리 살아서 될 일인가를 탄식하다가 함께 Mr. 씀을 만나기로 한다.
Mr. 씀은 공무원의 차량 운전기사이다. 그의 집에는 캄보디아 헌법 해설, 관습과 법률 등의 서적과 최신 잡지가 가지런히 꽂혀 있다. Mr. 씀을 만난 근로자들은 차를 마시면서 힘든 장시간의 노동에 비해 턱없이 적은 월급을 이야기한다. 이에 Mr. 씀은 “민주주의 국가인 프랑스, 영국과 미국의 근로자는 일주일에 48시간만 일하고 월급도 만족할 수 있도록 근로자 대표를 선출해서 쟁의하는 권리가 있다”고 알려 준다.
다음날 Mr. 씀은 평소처럼 아침 6시에 출근해서 6시 반부터 공무원 자녀의 등교와 공무원의 출근을 위해 운전한다. 그런데 어느 날은 친구를 만나려는 공무원을 위해 카페로 운전했다. 그리고는 공무원의 귀가를 위해 약속한 11시 30분에 카페 앞에서 기다렸다. 하지만 11시 50분이 되도록 나오지 않아서 카페 안을 쳐다보니 공무원은 친구들과 계속 얘기 중이었다. 충분히 오래 기다린 Mr. 씀은 밥도 아직 안 먹어서 그대로 퇴근했다.
Mr. 씀은 이런 에피소드를 다른 운전기사 썬 아저씨에게 들려줬는데 그로부터 “공무원에게 용서를 구하라”는 조언을 들었다. Mr. 씀은 법을 어긴 적이 없는데 도리어 공무원이 시간을 지키지 않은 것이기에 썬 아저씨의 조언은 맞지 않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썬 아저씨한테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근무 시간을 잘 지킬 뿐만 아니라 일하는 자유로운 권리도 잘 지킨다”고 알려준다. 그러나 썬 아저씨는 ‘달걀로 바위 치기’라고 말하면서 받아들이지 못했다.
일주일 후에 두 사람은 다시 만나서 이야기를 나눴다. 썬 아저씨는 Mr. 씀이 공무원에게 사과했는지 물었다. 그러나 Mr. 씀은 자신의 권리를 당당하게 주장한 덕분에 “이제 공무원이 그런 행동을 하지 않는다. 나도 이제는 가족과 함께 보내는 시간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그뿐만 아니라 그는 썬 아저씨에게 책이나 신문을 많이 읽고 사장님이 노동이나 시간을 잘 지키지 않으면 항의해야 한다고 격려했다. 마침내 썬 아저씨도 Mr. 씀의 말에 찬성하고 그가 권하는 책을 집중해서 읽는다.
최초 작성일: 2023년1월13일
1차 수정: 2023년4월14일
*** 위 글에서 부적절한 표현이나 보완할 내용을 알려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위 글은 뉴스브리핑 캄보디아 칼럼 [캄보디아 더 알아보기]에도 수록된 내용으로서 저작권이 발생합니다. 그러니 내용을 참조하실 때 꼭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 도움이 되셨다면 공감과 구독, 기타 댓글로도 아낌없는 격려를 부탁드려요^^
'캄보디아 이해 칼럼 > 문학&예술' 카테고리의 다른 글
캄보디아 소설: 젊은이들의 시대적 사명을 그린 「꿀리껌나엔」 (2) | 2023.05.25 |
---|---|
캄보디아 신화: 동남아시아의 인어공주 “쏘완마차” (2) | 2023.04.24 |
캄보디아 연극: 극본 “사장님, 나빠요!” (1) | 2023.04.16 |
캄보디아 설화: 깜뽓주, 황금 북의 여인 “니엉 뜨랄 미어” (2) | 2022.08.18 |
캄보디아 설화: 프레이벵주 “바 프놈”과 메써 신화 (0) | 2022.08.13 |
댓글
까페브라운님의
글이 좋았다면 응원을 보내주세요!
이 글이 도움이 됐다면, 응원 댓글을 써보세요. 블로거에게 지급되는 응원금은 새로운 창작의 큰 힘이 됩니다.
응원 댓글은 만 14세 이상 카카오계정 이용자라면 누구나 편하게 작성, 결제할 수 있습니다.
글 본문, 댓글 목록 등을 통해 응원한 팬과 응원 댓글, 응원금을 강조해 보여줍니다.
응원금은 앱에서는 인앱결제, 웹에서는 카카오페이 및 신용카드로 결제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