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놈펜에서 메콩강을 따라 배를 타고 깜뽕짬주의 더이쯔랄산 방향으로 가게 되면, 끄로잇츠마면 선착장에 당도할 수 있다. 이어 끄라쩨주 쩜박면의 북쪽 강둑에서 뿌라엑뿌라쌉군의 북동쪽을 쳐다보면 제법 높은 산을 하나 발견할 수 있다. 언뜻 봐도 악어의 형상을 닮은 그 산의 이름은 쏘뽀아깔리산이다. 이 산에 얽힌 이야기는 다음과 같다.
옛날에 거대한 몸집의 “쏘뽀아깔리”라는 유명한 악어가 한 마리 살았다. 그 악어의 위력이 어찌나 엄청난지 감히 어떤 악어도 도전할 수 없을 만큼 강력했다. 이 악어는 깜뽕짬주 뜨랑강의 줄기를 따라 “언롱삼레”라는 강에서 살았는데, 그 강은 현재의 쏘뽀아깔리산에서 약 20km 떨어져 있다.
동시에 깜뽕짬주 꺼쏘띤군 머하리업면의 사원 근처 작은 강에도 악어가 한 마리 살았다. 이름은 “니엉오라이”라고 불리었고, 사원의 스님이 먹이를 주며 키웠다. 니엉오라이는 그 스님을 주인으로 섬기고 그가 원하는 곳이면 어디든지 태워다 주는 탈것이기도 했다. 덩치가 매우 거대해서 머리 길이만 약 3.5m였으며, 인간으로 변신술을 구사하기도 했다. 그렇게 어느 날 인간으로 변신해서 사람들이 하는 말을 엿들었다.
사람들은 “니엉오라이 악어는 언롱삼레강에 사는 쏘뽀아깔리 악어만큼 대단하지는 않아!”라고 떠들었다. 이를 들은 니엉오라이는 한번 쏘뽀아깔리 악어와 힘을 겨루고 싶었다.
그래서 악어의 몸체로 돌아온 니엉오라이는 자신이 살던 작은 강을 벗어나 “프까이머렛” 선착장에 이르렀다. 그곳 선착장에서 조각배의 노를 저어 큰 강을 건너려던 노부부를 발견하고는 그들이 놀라지 않도록 행자승으로 변신해서 태워 달라고 부탁했다. 행자승이 된 니엉오라이는 노를 젓기로 하고 자신의 악어 꼬리를 몰래 물에 담가서 헤엄을 쳤기 때문에 배는 아주 빠른 속도로 달렸다. 꼬박 하루 만에 쏘뽀아깔리가 산다는 곳에 도달했다. 노부부는 강둑에 배를 정박하려 했지만, 니엉오라이는 자신과 쏘뽀아깔리가 대결을 펼치는 동안 파도가 높아지면 배를 덮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배를 경사가 높은 절벽으로 가져가서 단단히 묶어 놓도록 했다. 그리고는 재빨리 악어로 돌아와서 목적하는 바대로 큰물에 사는 쏘뽀아깔리를 향해 헤엄쳤다.
마주한 두 악어는 무시무시한 위력을 뿜으며 무차별적이고 공격적인 입질을 시작했다. 물고 물리는 접전은 과연 강둑을 강타하는 거대한 파도를 요란하게 만들었다. 사람들도 이들의 결투를 보러 몰려들었다. 신흥 절대 강자 니엉오라이는 쏘뽀아깔리에게서 아가리를 물려 한참을 응전하다가 상대의 힘이 소진되는 틈을 타서 역공을 펼쳤다. 과연 쏘뽀아깔리는 니엉오라이의 사정없이 날카로운 공격에 뱃가죽이 찢겨서 죽임을 당했다.
쏘뽀아깔리 악어가 죽은 곳은 지금의 “쏘뽀아깔리산”으로 매우 신성한 곳이 되었다. 여기서 수행하는 사람은 누구라도 악마나 유령의 테스트를 통과해야 했다. 악마나 유령은 커다란 금덩이 또는 아름다운 여인으로 변신해서 수행자를 유혹했는데, 만약 수행자가 이에 홀리면 목이 비틀려서 죽임을 당했다.
한편 대결에 승리한 니엉오라이는 자신이 살던 곳으로 돌아왔다. 그 후로 오랜 뒤 어느 날 니엉오라이는 주인을 태우고 강을 건너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니엉오라이의 명성을 듣고 나타난 악어 한 마리가 싸움을 걸어왔다. 스님을 보호해야 했던 니엉오라이는 안전한 장소를 찾을 수가 없었기 때문에 자신의 뱃속에서 보호하기로 하고 스님을 꿀꺽 삼켰다. 그리고는 니엉오라이가 강력한 입질을 시연해서 상대가 안 되던 도전자를 가볍게 물리쳤다.
싸움이 끝난 후, 니엉오라이는 주인을 뱉어냈다. 그러나 불행히도 스님의 숨은 멎었고 니엉오라이는 그 누구보다 깊은 슬픔으로 절망했다. 사람들이 스님의 시신을 화장하는 동안 니엉오라이는 물에서 나와 타오르는 불길 속으로 기어들어 가서 주인인 스님과 함께 죽었다.
최초 작성일: 2023년5월26일
1차 수정: 2023년7월1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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