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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 이해 칼럼/문학&예술

캄보디아 전설: 깜뽕스프주 “뜨러뻬앙 벙 떼” 이야기

by 까페브라운 2022. 8.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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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youtube.com/watch?v=vPmGC8JSHIY)

깜뽕스프주 트뽕군 썽까에면에는 뜨러뻬앙벙떼라는 100㎡ 크기의 연못이 있다. 뜨러뻬앙은 모두 연못과 호수를 뜻하는 캄보디아 말이다. 연못의 주변은 식물이 무성하고 물 가운데는 깊은 늪지대가 발달했다. 이 연못에 얽힌 전설은 다음과 같다.

 

돈이 아주 많은 구두쇠 부자 부부

 

옛날에 지금의 뜨러뻬앙벙떼 연못 자리에는 돈이 아주 많은 부자 부부가 살았다. 부부는 돈이 많아도 너무나 인색해서 돈을 거의 내놓지 않았고, 가난한 사람들에게 잔혹할 만치 냉혹했다. 그들은 사이가 좋은 오누이를 자식으로 두었는데, 이들이 외출할 때면 황금과 다이아몬드로 장식한 마차를 탔다. 부잣집에는 하인 500, 우마차 500, 마차 500, 코끼리 500마리가 있었다. 집 뒤편에는 작은 연못이 있었는데, 이곳에는 큰 악어가 한 마리 살았다. 그리고 연못가의 언덕에는 신성한 사당이 있어서 악어와 마을을 지켜주고 있었다.

 

구두쇠 부자 부부의 아들과 딸이 호화로운 자태로 나들이 가는 모습

 

어느 날 부자 남편은 아내에게 "여보, 우리 아이들이 다 자라서 결혼할 때가 됐구려. 그런데 아들을 다른 사람의 딸과 결혼시키거나 딸을 다른 남자와 결혼시키면 우리의 재산을 나눠야 해서 손해가 이만저만이 아닐 것이오. 그러니 자식들을 부부로 만들어서 우리의 부를 지키게 하는 것이 어떻겠소?"라고 물었다. 아내도 남편의 말이 맞다고 생각해서 바로 동의했다. 곧 그들은 결혼식장을 꾸리고 친척을 비롯한 손님들을 오누이의 결혼식에 초대했다.

 

결혼식 단장하는 구두쇠 부자의 집과 마당

 

결혼식이 다가오자 아내는 피로연에 쓸 음식과 음료 구입하는 돈이 너무 아까웠다. 그래서 남편에게 "여보, 아이들의 결혼식 말인데요, 음식 준비에 돈을 쓰고 싶지 않아요. 그렇대도 집에 있는 소를 잡으면 쓸 데가 많은 가축을 잃는 거잖아요. 그래서 말인데 연못의 악어를 잡아다가 요리해서 음식으로 내놓는 게 어떨까요? 그럼 우리가 잃는 게 없잖아요. 그리고 지금껏 악어가 우리에게 해준 게 뭐 있기나 해요?"라고 물었다. 남편은 아내의 의견에 매우 흡족해서 당장 악어를 잡아서 결혼식 음식으로 내놓도록 지시했다.

 

결혼식 하객을 위한 식사 음식 재료로 쓰이는 악어
결혼식 자리를 피하는 하녀 " 따이 "

한편 "따이"라는 하녀는 악어에게 매일 먹이를 주었는데, 어느 날 꿈에 악어를 보살피는 신령이 나타나서 "따이야, 결혼식에 나가는 음식을 먹지 말아라. 그 음식을 위해서 악어가 죽었단다. 그러니 지켜 보거라. 누구라도 와서 결혼식을 즐긴다면 분명 괴이한 일이 생길 것이다."라고 알려 주었다. 잠에서 깬 따이는 곰곰이 생각하고는 그 집을 떠났다. 결혼식 날은 손님과 친척들로 북적거렸지만, 음식을 먹고 마시는 동안 부자의 집은 땅속으로 무너져 내렸다. 따이는 자신에게 잘 대해 주었던 오누이가 너무 가엾어서 애도를 표한 후에, 꿈에 나타나서 자신을 구해준 신령에게도 감사의 뜻으로 머리를 깎아서 사당에 바쳤다.

땅속으로 꺼지는 구두쇠 부잣집
하녀 " 따이 "가 아들 출산

 

그리고는 지반이 내려앉아서 생긴 큰 호수 근처에서 홀로 집을 짓고 살았다. 이후 그곳을 지나던 한 남자와 결혼해서 농사를 지으며 행복하게 살았다. 따이가 임신한 지 6개월이 됐을 때 인간의 삶에 싫증을 느낀 남자는 산으로 가서 수도승이 되기로 했다. 따이가 혼자서 아들을 출산하고 봇꼬마라고 이름 지었다. 봇꼬마는 13세가 됐을 때 아버지의 존재를 알게 되어 그를 찾아 산속을 헤맨 끝에 나무 그늘에서 참선 중이던 수도승을 만났다.

 

아버지를 찾아 떠나는 봇꼬마

 

아버지로 확신한 봇꼬마는 어머니의 이야기를 들려주었으나 수도승은 그 소년이 자신의 핏줄이라는 사실을 믿지 않았다. "이 아이가 진짜 제 자식이라면 제가 이 아이를 건드렸을 때 제 어깨 위로 날아오르도록 해 주십시오."라고 기도했다. 기도 후에 오른손으로 아이를 살짝 건드렸고 기도처럼 아이가 왼쪽 어깨 위로 둥둥 떠올랐다. 그래서 아이가 자신의 핏줄이 맞음을 확신하게 된 그는 아들에게 여러 가지 술법을 매일 가르쳤다.

 

아버지를 만난 봇꼬마

 

여러 해가 가서 봇꼬마는 다시 어머니에게 돌아가기로 했다. 수도승은 아들에게 오이 씨앗을 선물로 주면서 "이 씨앗을 키워서 첫 번째 오이를 왕에게 바치는 것을 잊지 말거라. 그리고 심을 장소는 너의 어머니가 사는 연못 주변이다. 그곳은 어머니 이름을 따서 '벙따이'라고 부르도록 해라."고 당부했다. 꼬마는 세 번을 따라 말한 다음에 아버지와 헤어지고 어머니를 만나러 왔다. 이야기처럼 연못 이름은 "벙따이"였지만 오늘날은 "벙떼"로 불리고 있다.

 

 

 

최초 작성일: 2022년5월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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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 글은 뉴스브리핑 캄보디아 칼럼 [캄보디아 더 알아보기]에도 수록된 내용으로서 저작권이 발생합니다. 그러니 내용을 참조하실 때 꼭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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