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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 이해 칼럼/문학&예술

캄보디아 전설: 끄라쩨(Kratie)주 이라와디 돌고래 전설

by 까페브라운 2022. 7.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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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wwf.org.kh)
입에서 물을 뿜는 이라와디 돌고래(출처: nl.pinterest.com)

끄라쩨주는 메콩강을 따라 세계적으로도 희귀한 이라와디 돌고래(Irrawaddy Dolphin)를 만날 수 있다. 이 돌고래는 해맑은 둥근 얼굴에 입으로 물을 뿜는 특징이 있는데 물고기를 수면으로 유인하는 사냥방법이다. ‘웃는 듯한’ 얼굴 때문에 ‘웃는 돌고래’라는 별명이 붙었다. 개체 수는 WWF(세계자연보호기금)과 캄보디아수산청의 2020년 조사결과 메콩강은 89마리만 남은 것으로 나타났다. 무분별한 개발과 포획으로 멸종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다. 다음은 캄보디아에서 이라와디 돌고래가 조상의 환생이라는 믿음과 관련된 전설이다.

 

 

옛날 어느 마을에 오래된 보리수나무 한 그루가 있었는데 큰 가지가 빽빽하고 잎도 울창했다. 당시 마을 사람들은 이 나무를 두려워해서 아래에 사당을 짓고 석상을 앉혀서 기도를 드리거나 제사를 올렸다. 실제로도 인간의 수명으로는 헤아릴 수도 없는 생애를 사는 정령이 깃들어서 크고 울창한 나무를 다스리고 있었다. 그리고 언제인가 그 마을에서 환생한 여자가 어느 날 부모를 대신해서 나무 정령에게 음식을 바치고 있었다.

보리수 나무 정령(출처: youtube.com/watch?v=JP8epIhNThI)

나무 정령은 그녀를 보자마자 마치 오랫동안 헤어졌다가 다시 만난 듯이 애절한 사랑의 감정으로 요동쳤다. 하늘에 계신 인드라 신에게 물어보니, 전생에 그녀는 나무 정령의 아내로서 둘은 “어디에서 다시 태어나든 부부가 되어서 헤어지지 말자”고 소원을 빌었다. 그런데 노년에 남편은 아내를 떠나 숲에서 수행 정진하여 나무 정령으로 환생했다. 아내도 여신으로 환생했으나 재회하지 못했다가 다시 이 마을에서 인간으로 환생했다.

밤에 비단뱀이 된 나무 정령과 재회한 전생의 부인

이처럼 전생에 지은 부부의 연으로 나무 정령은 그녀에게 애틋함이 커져갔다 그러나 전생에서 말년에 아내를 버리고 수도사가 됨으로써 그녀에게 고통을 안긴 잘못으로 현생에서 인간이 된 그녀와도 맺어질 수 없는 과보가 따랐다. 그렇다고 해도 인간으로 태어나게 해달라는 주청은 드리지 않았다. 그녀는 벌써 성년인데다가 인간의 수명은 턱없이 짧지 않은가 생각했기 때문이다. 대신 위험을 무릅쓰고 “내가 그대의 유일한 남편”이라 일러두기로 작정했다. 그래서 깊은 밤에 비단뱀으로 변신해서 그녀에게 자초지종을 말하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자 결국은 신성한 나무 정령의 모습을 드러냈다.

부모에게 비단뱀은 나무 정령이며 전생의 남편이라고 말하는 딸

그리하여 그녀의 마음을 얻는 데 성공한 그는 가족이나 마을 사람들에게 자신이 나무 정령이라는 사실을 발설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그러나 새벽에 딸의 방에서 들리는 소리를 이상하게 여긴 부모가 방문을 열어 비단뱀을 보고는 추궁하기 시작했다. 밤에 일어난 일을 다 알게 된 아버지는 밤이 되기를 기다려서 정말 나무 정령이 맞는지 확인하려 했다. 딸의 방을 몰래 보다가 나무 정령이 비단뱀으로 변하는 것까지 똑똑히 보게 됐다. 부모로부터도 사위로 인정받게 된 비단뱀은 여자 집안에 재물을 안기고 부자가 되게 했다.

비단뱀 사위 덕분에 부자가 된 집의 모습

한편, 비단뱀을 신랑으로 맞이해서 부자가 됐다는 소식은 이웃마을까지 전해졌다. 똑같이 딸이 있던 어떤 아버지가 이 이야기를 밤낮으로 떠들며 자신은 왜 그런 행운이 없는지 한탄했다. 그러자 아내는 비단뱀이 깊은 숲에 사는데 보물을 지키는 영물이라고 알려줬다. 다음날 그는 숲으로 향했고 고행하며 수도에 전념하던 커다란 비단뱀을 발견했다. 비단뱀은 곡기를 오래 끊어서 피골이 상접했고 힘도 없어 꼼짝을 못 했기에 인간한테 보쌈당해 버렸다.

이웃마을의 소식에 부자가 되고 싶어서 고행 중이던 비단뱀을 포획하는 어떤 아버지

부자가 될 생각에 들뜬 아버지는 딸과 비단뱀의 결혼식을 치르고는 딸네 방에서 첫날밤을 보내게 했다. 눈앞에 뭐라도 있으면 당장 삼키려던 찰나에 포승줄이 풀린 비단뱀은 첫날밤 신부를 다리부터 집어 삼키기 시작했다. 딸은 몸이 점점 삼켜질 때마다 살려달라고 소리쳤지만 밖에서는 주의하지 않았다. 비명소리가 사그라져서야 이상하다고 느낀 어머니가 불을 켜고 들어가 보니 딸은 없고 비단뱀은 사람 하나가 들어간 듯이 배가 불룩했다.

배가 고파서 딸을 삼키는 비단뱀
비단뱀의 뱃속에서 미끈거리는 액체가 묻은 채 기절한 딸
물에 몸을 씻다가 절망하는 딸

어머니는 충격을 받아 소리쳤고 정신을 차린 아버지는 비단뱀의 배를 갈라서 기절한 딸을 겨우 살려냈다. 그러나 온몸은 비단뱀의 미끈거리는 액체가 묻어서 씻어도 가시지 않았다. 강물에 몸을 담가도 계속 더럽고 창피해서 망연자실한 그녀는 물에 뛰어들어 자살했는데 그 순간 암컷 돌고래로 환생했다. 이렇게 돌고래는 비단뱀의 아내에서 유래가 있고 팔다리가 없는 것을 제외하고는 사람과 유사한 동물이다.

 

이러한 전설을 바탕으로 캄보디아는 인간과 돌고래의 평화로운 공존을 지향한다.

 

웃는 듯한 ’ 얼굴의 이라와디 돌고래(출처: greatermekong.panda.org)

 

 

최초 작성일: 2021년10월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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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 글은 뉴스브리핑 캄보디아 칼럼 [캄보디아 더 알아보기]에도 수록된 내용으로서 저작권이 발생합니다. 그러니 내용을 참조하실 때 꼭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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