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캄보디아 이해 칼럼/사회&생활82 캄보디아 동물: 행운을 부르는 도마뱀 “똑까에” 프놈펜은 캄보디아의 수도이자 경제, 산업, 문화의 중심도시라고 알려져 있지만 밤마다 들려오는 이색적인 사운드는 마치 야생에 있는 듯하다. 해질녘부터 밤까지 주거지 근처에서 쩌렁쩌렁 울려 퍼지는 어떤 동물의 괴성 때문이다. 처음에는 마치 전동 드라이버로 구멍을 뚫으려는 듯이 “딱딱딱딱...” 하다가 어느새 커다란 딸꾹질 소리를 7~8차례 뽑아낸다. 그 소리가 캄보디아인들한테는 “똑까에(tokkae)”라고 들려서 이 동물의 이름이 되었고 정식으로는 토케이 게코(Tokay Gecko)로 알려져 있다. 캄보디아 살이 10년이상이 됐어도 똑까에의 실물을 본 것은 딱 한 번이었다. 당시 저녁 늦게 숙소로 가려는데 정전이 됐어서 손전등을 켜고 더듬더듬 방문을 열 때였다. 갑작스런 불빛의 출현에 당황해서 움직임을 멈춘.. 2021. 8. 6. 캄보디아 TV: 대표적인 텔레비전 방송 채널 캄보디아독립미디어센터(CCIM; 2018)에 따르면, TV는 캄보디아에서 미디어 이용자의 96%가 시청하는 매체이다. 국민의 57%가 뉴스를 보기 위해서 TV를 시청할 정도로 뉴스에 접근하는 중요한 채널이다. 캄보디아 정보부의 집계에 따르면 TV 방송국은 18개이며 여기에는 시청률이 1% 미만인 국영 TV 방송국도 포함이다. 대표적 방송사로는 CBS, 헝미어Video, MICA미디어 및 PPCTV가 시청률의 78%를 잠식한다. 이들의 주요 채널 9개 중 7개는 장기집권 여당인 캄보디아국민당(CPP)과 정치적으로 연결되어서 ‘국경없는기자회’는 2019년 캄보디아의 언론자유 지수를 180개국 가운데 143위라고 발표했다. ❶ TVK(National Television of Kampuchea) 캄보디아 국영 .. 2021. 7. 9. 캄보디아 과일: 제철 만난 ‘과일의 왕’ 두리안 구입요령 캄보디아가 코로나 19 여파로 몸살을 앓는 가운데 2.20 지역사회 감염사태는 기어이 4월15일부터 프놈펜을 락다운 상황으로 빠트렸다. 그러던 중 4월말 언론은 대량 수확철을 맞은 두리안의 가장 큰 시장인 프놈펜의 장기간 봉쇄로 농가의 판매 난황을 우려하는 목소리를 전했다. 하긴 이맘때면 골목마다 노점상을 통해 특유의 진한 향내와 험악한 두상을 뽐내는 두리안 과일을 흔하게 봐야 정상이다. 그러나 최근의 봉쇄조치 완화에도 불구하고 시내에서 두리안 판매상을 쉽게 찾기란 예전 같지 않으니 소비자도 울상이긴 매한가지다. 두리안은 2월부터 8월까지 수확하는데 가장 제철은 4월과 5월로 집중적으로 엄청난 양이 프놈펜의 곳곳에서 통상적으로 판매된다. 이때 누구라도 두리안을 처음 접한다면 생소한 맛에 적응하기 위해 세.. 2021. 5. 20. 캄보디아 노인복지: 가족이 전적으로 부양하는 시스템 캄보디아에서 12월부터 본격적으로 건기가 시작되면 매서운 겨울을 경험할 리 없는 현지인들은 고작 20도를 웃도는 기온에도 호흡기 질환으로 고생한다. 그래서 혹자는 이때를 결혼식 시즌의 시작인 동시에 부지불식간에 찾아오는 장례식도 급증한다고 일소한다. 한국도 그렇듯이 많은 노인들은 갑자기 기온이 떨어지는 계절에 취약성을 보이기 때문이다. 특히 캄보디아에서 사회보장기금이 운용되는 공무원이나 군인 출신이 아닌 무자식의 노인들은 길바닥에서 동냥을 하며 죽을 날만을 기다린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다. 실상이 이렇다는데도 정부 당직자는 어떤 노인이라도 국가의 지원을 받을 수 있다고 일축하는 게 캄보디아 노인복지의 현주소이다. 유엔인구기금(2019년6월)에 따르면, 캄보디아 인구통계에서 인구의 60% 이상은 30세 미.. 2021. 4. 17. 캄보디아 건축: 크메르 친환경 건축의 대가 “완 몰리완” 현재 왕립프놈펜대학교 한국어학과 교수진이 근무하는 곳은 CKCC(한캄협력센터) 건물이다. 2014년4월에 IFL(외국어대학) 건물에서 한국이 지어준 새 건물로 옮길 때 교수진이하 학생들은 무척 영광스럽고 자랑스러웠다. 그러나 교수진과 학생들은 즉시 그 건물의 허세에 몸서리치며 더위와 열기에 쪄 죽는 고통을 겪어야 했다. 안타깝게도 유리로 멋을 치장한 천장은 건물 전체를 온실을 방불케 했고 건물의 방향도 바람이 통하지 않아서 에어컨을 풀가동하지 않고서는 도저히 잠시도 머물기 힘든 건물이었다. 이처럼 오늘날 캄보디아에서 외국 자본으로 지어지는 많은 건물들이 현지 사정이나 그 속에서 살아가는 인간을 배려하지 않은 채 지어지고 있다. 반면에 1972년에 완공된 IFL은 크메르 친환경 건축의 대가 “완 몰리완” .. 2021. 4. 15. 캄보디아 음식: 현지에서는 혐오를 뛰어넘는 곤충음식 벼가 노랗게 익어가는 한국의 황금 들녘을 지날 때면 메뚜기나 여치가 톡톡 점프하며 사람한테도 날아들곤 했다. 그런 녀석들을 가득 채집하고는 볶아서 한 마리씩 입속으로 골인했던 시절이 있었다. 수십 년이 지났어도 고소하고 바삭하던 식감과 가벼운 단백질의 풍미는 여전히 침을 꼴딱꼴딱 삼키게 한다. 이에 반해 귀뚜라미에 대한 기억은 좋지 않다. 어둑하던 시골집 부엌에서 식재료에 딸려갔던지 혹은 보관 중인 음식에 낙하했던지, 맛있게 식사할 때면 꼭 예상치 못한 귀뚜라미 사체의 출현으로 입맛을 배렸었다. 그러나 이런 귀뚜라미도 캄보디아에서는 식용목적으로 대량 공급되는 식재료이다. 동남아 음식기행을 TV로만 접하신 분들 중에는 길거리 음식 좌판에서 산처럼 쌓아놓은 곤충볶음을 곤충 모양의 밀가루 과자 정도로 추측하신.. 2021. 2. 15. 캄보디아 소금: 재래식 요오드화 천일염 2020년1월말 깜뽓-껩의 소금생산자협회(SPCKK)는 시즌이 도래했음에도 불리한 기상조건과 노동력 부족으로 소금생산을 무기한 중단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캄보디아에서 소금생산 시즌은 건기에 해당하는 매년 1월과 5월 사이인데, 보도된 시점에 겨우 1천톤만 생산했다고 하니 국내시장 수요인 8만 내지 10만톤을 감당 못할까봐 크게 우려했던 듯하다. 그런데 지난 9월초에 갑자기 더운 날씨로 양질의 소금을 풍부하게 생산했다고 전하면서 깜뽓-껩 소금생산량이 10만톤에 이르렀다는 보도가 나왔다. 덩달아 소금가격도 하락해서 자루(약50kg)당 약16천리엘($4)이던 것이 최고 약1만리엘($2.5)에 거래된다고 한다. 깜뽓은 캄보디아에서 두리안과 후추의 주요 생산지로 유명하다. 인근의 껩은 해안가라서 휴양시설이 소담.. 2021. 2. 13. 캄보디아 사회: 산지킴이 춧 웟티(Chut Wutty)의 죽음 춧 웟티(1972-2012)는 캄보디아의 환경운동가로 천연자원보호단체(NRPG)의 대표였다. 그는 토지를 양허받은 회사가 산림보호지구에서 불법적으로 벌목을 자행하도록 군대가 관여하고 부패에 연루됐다고 강도높게 비판한 활동가였다. 추모영상 “I Am Chut Wutty" 속에서 그는 항상 목숨을 내놓은 채 수많은 활동가들 사이에서 구심점이 됐고, 위험이 목전에 온 상황에서도 망명 제의를 뿌리치는 강직한 성품의 소유자였다. 그가 불법벌목을 규탄하면 군대의 공격을 받다가 동료 활동가의 도움으로 겨우 구출되던 장면은 캄보디아 환경운동가의 일상이었다. 이처럼 목숨이 아슬아슬하던 그는 2012년4월26일 꺼꽁주 몬돌쎄이마지구 박클랑면에서 총격으로 40세에 숨졌다. 당시 언론인 2명과 끄러완산(Cardamom Mou.. 2021. 2. 9. 캄보디아 가수: Sai의 97일 마라톤과 전국민 1달러 기부 캠페인 지난해 10월말 캄보디아에 계시는 한국인 음악가 분으로부터 어떤 캄보디아인이 전국을 달리며 캠페인을 진행 중이라는 소식을 접했다. 당시에는 그분으로부터 'Say' 또는 'Sai'라는 영어 이름자만 들었던지라 쉽사리 정보를 찾기가 힘들었다. 그렇게 검색을 포기하고 머릿속에 미해결 과제로 남긴 채 시간이 흘러서 어느덧 새해 1월이다. 그리고 마침내 최근 카카오톡 교민 뉴스지 그룹을 통해서 그 마라토너의 완주 소식을 접하면서 그를 달리게 했던 의지가 무엇인지 확인할 수 있었다. 그는 'Sai(본명: Uon Pakthom)'라는 예명으로 평범하게 가수 활동을 하는 캄보디아의 젊은 아티스트였다. 2020년10월6일부터 99일 동안 전국 21개주를 매일 40km씩 달려서 완주하기로 정했는데, 당초보다 이틀 앞당긴 .. 2021. 1. 24. 캄보디아 맥주: 현지인이 사랑하는 맥주 TOP 3+a 캄보디아를 여행해본 사람들이라면 어디서든 맥주를 즐기는 현지인들을 편하게 목격했을 듯하다. 친구, 동료, 가족끼리 모였다하면 얼음 넣은 잔에 맥주를 따르고 “쫄 까에우 무이(건배)!”를 외치며 잔을 부딪친다. 적극적인 사람들은 잔을 들고 자리를 옮겨 다니며 쉼없이 건배를 제의한다. 캄보디아에서 맥주는 한국 사람들의 소주와 같은 의미를 갖는 듯하다. COVID-19 사태로 인한 정부의 집합금지지침이 완화된 2020년 11월 현재, 캄보디아에서는 건기시즌을 맞아 청첩장이 돌고 미뤄뒀던 각종 행사들이 재개되고 있다. 결혼식 피로연에서는 테이블마다 비치된 맥주가 무한제공 되어 하객들의 흥을 돋운다. 그 밖에도 맥주는 일상적 희노애락의 공유물로서 으레 저녁 무렵이면 테이블이나 벤치는 맥주를 궤짝 단위로 깔고는 주.. 2021. 1. 4. 캄보디아 문화: 젊은이들의 연애 풍속도 캄보디아에서는 보통 12월부터 2월까지를 결혼식 시즌이라고 한다. 이 기간 동안은 날씨가 좋고 비도 내리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의 위험에도 불구하고 청첩장은 나돌기 시작했다. 거기다 결혼을 앞둔 제자들이 예비 신랑이나 신부를 데리고 와서는 함께 식사를 하고 자연스레 결혼식을 초대하는 대화가 오가곤 한다. 이들은 대체로 약혼하지 않은 이상 누구를 특정해서 사귀고 있다는 사실을 떠벌리지 않다가 어느 순간 청첩장을 돌림으로써 공식화하는 경향이다. 흔히 캄보디아인 젊은이들이 쫄츠남이나 물축제와 같이 사람들이 대규모로 모이는 축제에서 배우자를 만날 거라고 추측한다. 그런데 10여년간 살아본 바로는 그런 식으로 결혼 상대를 구했다는 경우는 보지도 혹은 듣지도 못했다. 즉.. 2020. 12. 19. 캄보디아 노동 운동: 찌어 위찌어 암살과 조작된 범인 찌어 위찌어(Chea Vichea)는 캄보디아에서 1997년에 결성된 자유노동조합의 대표로 활동하던 열혈 노동운동가이자 삼랑시(Sam Rainsy)당의 충실한 당원이었다. 제3대 캄보디아 총선이 있던 2003년7월 전후는 정치인, 법조인, 승려들이 정치적 목적으로 암살당하는 피의 역사를 그리고 있었다. 총선 결과 CPP는 47.35%로 단독정부 구성에 실패했고, 야당 또한 연대에 실패함으로써 국회는 1년간 파행이었다. 당시 봉제공장 노동자 4만 명에게 영향을 끼쳤던 찌어 위찌어는 핸드폰으로 ‘캄보디아를 떠나지 않으면 죽여 버리겠다!’는 협박 메시지를 받았고, 이듬해 중국 춘절인 1월22일 아침 신문가판대에서 세 발의 총격으로 36세의 나이에 즉사했다. 이후에 심상치 않은 국내외 여론과 대규모 소요사태를 .. 2020. 12. 8. 캄보디아 부자: 옥냐(ឧកញ៉ា,[Oknha])와 노블레스 오블리주 캄보디아에서 존경할 만한 귀족 혹은 거부를 ‘옥냐’라고 일컫는다. 지인의 경험담에 따르면, 어느날 일행과 프놈펜의 길거리 식당에서 꼬이띠우(중국식 쌀국수)를 먹으며 어느 현지인과 유쾌하게 인사를 주고받았는데, 아니 글쎄 그 후줄근한 차림의 노인네가 자신들의 국수값을 모조리 계산하더라는 것이다. 그가 바로 캄보디아의 옥냐들 가운데 한 분이었다고 하니 뭔가 신선하고 호기심이 생기는 일화가 아닐 수 없었다. 그때부터 나도 어딜 가나 언감생심 옥냐를 만날 수 있을까 해서 눈을 씻어가며 주변을 뻐끔거릴 정도로 기대하는 바가 있었다. 옥냐(ឧកញ៉ា,[Oknha])는 캄보디아 왕실의 귀족 서열 2위에 해당하는 작위의 명칭으로서 서열 1위 왕족 다음으로 일반인을 위한 최고의 작위이다. 과거 시대에 옥냐는 왕이 임명한.. 2020. 11. 1. 캄보디아 음식: 대표적 생선젓갈 ‘뿌러혹’ ‘뿌러혹’을 주제삼아 캄보디아에서 먹었던 여러 가지 음식을 떠올려 보려 한다. 대표적으로 ‘아먹(Amok; 생선찜)’, 모둠야채와 소고기구이 등에 곁들여지는 다양한 ‘뜩끄릉(생선젓갈 양념장)’, 머쭈(덜익은 생과일)를 찍어먹는 ‘뜩쯔럴루억(소스)’, 각종 ‘썸러(국물 요리)’가 생각난다. 대개는 외국인이라도 성공적으로 입맛에 맞다고 추천되는 음식이라서 혹시나 현지인 식당에서 주문하기 막막할 경우를 대비해 사진으로 찍어서 저장해두는 메뉴들이다. 흔히 ‘뿌러혹’이라고 하면 현지인들조차 외국인에게 선뜻 내놓기 곤란한 음식으로 여기는 인상을 자주 받는다. 직접적으로는 식탁의 한 음식을 가리키며 뿌러혹이 첨가됐으니 먹을 때 주의하라는 당부를 듣기도 한다. 다양한 소개 자료는 뿌러혹이 입맛을 떨어뜨리는 ‘지독한 냄.. 2020. 10. 24. 캄보디아 불교: 우안거를 마친 승려의 법복 “까턴” 까턴(팔리어 Kathina 또는 크메르어 Kathen)은 방글라데시, 캄보디아, 라오스, 미얀마, 스리랑카, 인도 및 태국에서 상좌부 불교도들이 7월부터 시작된 3개월간의 우안거를 끝내는 불교의 축제이다. 이 축제는 음력 9월16일부터 한 달간 거행됨에 따라 캄보디아에서는 음력 10월15일의 물축제를 기점으로 끝난다. 이 기간에 평신도들은 승려들에게 새로운 법복을 장만해 드리고 지역의 사원마다 현물을 기부함으로써 보시를 행한다. 이때 조성한 재원은 지역 사원의 주관으로 일년 동안 학교, 병원 등을 신개축하고 빈민을 구제하는 용도로 쓰인다. 까턴은 팔리어로 불교 승려의 법복을 재단하는 과정에서 길이와 폭을 측정하는 데 사용되는 도구를 가리키는 말에서 유래됐다. 불교에서 전하는 이야기에 따르면, 30명의 비.. 2020. 10. 18. 이전 1 2 3 4 5 6 다음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