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중반의 젊은 래퍼 완다(VannDa)는 2021년에 전설적인 짜뻐이(캄보디아 전통 기타) 연주자 겸 보컬리스트 꽁나이(Kong Nay; 1944~) 대가와 듀엣으로 발표한 “Time to Rise”(1억1785만 유튜브 조회수)를 통해서 캄보디아 전통을 계승하고 발전시키려는 모범적인 젊은이의 표상이 되었다. 물론 2000년대 후반부터 등장한 젊은 아티스트들은 모방을 거부하는 오리지널 음악운동을 선도하며 소위 크메르식 ‘국뽕’을 고취하려는 열기가 주목받았다. 이러한 경향은 코로나19 팬더믹의 상황에서도 래퍼 완다를 통해 최고점을 찍었다고 여겨진다. 참고로 “Time to Rise”는 유튜브에서 캄보디아 노래로는 유일하게 한국어로 자막을 지원한다.
완다의 정식 이름은 만 완다(Mann Vannda, 크메르어: ម៉ាន់ វណ្ណដា)이다. 그는 1997년 1월 22일 시하눅빌의 프싸르 시장에서 코코넛 판매상을 하는 아버지 만 분헹(Mann Bunnheng)과 어머니 깡 낌씨억(Kang Kimseak) 사이에서 셋째로 태어났다. 2016년 고등학교를 다닐 때부터 음악을 시작했으며 미국계 래퍼 카니예 웨스트(Kanye West; 1977~)와 키더 커디(Kid Cudi; 1984~)를 동경했다. 음악 실험은 크랙 버전의 음악편집 프로그램 ‘프루티 룹스(Fruity Loops)’를 통해서였다. 트위스타(Twista; 1973~)의 빠른 흐름부터 수어사이드 보이즈($UICIDEBOY$; 2014년 데뷔)의 원시적인 펑크 랩까지 두루 섭렵하며 점차 자신만의 창법을 발전시켰다.
데뷔초 소속사 없이 활동할 때 발표한 히트곡으로는 2017년 04월 유튜브에 게시된 “츠더”(ឈឺទេ/Chher Te; 아파/2557만)와 2018년 “짭쁘다음능번쩝”(ចាប់ផ្ដើមនិងបញ្ចប់/Start and Stop; 시작과 끝/3152만)이 있다. “츠더”는 연인의 변심으로 헤어져서 고통스러워하다가 마음을 추스리는 내용이다. 서정적인 멜로디와 보이스에 자연스럽게 스며오는 랩이 부담없이 들을 수 있다. “짭쁘다음능번쩝”은 사랑의 시작과 끝을 통해서 지킬 수 없는 사랑에 대한 안타까움을 노래한다. 20대 초반 앳된 완다의 청량한 보이스와 발라더 감성을 느낄 수 있다.
2019년에 오리지널 음악운동을 옹호하는 캄보디아계 미국인 싱어송라이터 로라 맘(Laura Mam; 1986~)의 제작사 바러머이 프로덕션(Baramey Production)에 합류했다. 그해 대히트곡 "J+O"(3660만)와 후속 리믹스(3871만)를 발표했다. "J+O"라는 제목은 오만함을 의미하는 크메르어 “쪼(ជោរ)”를 표현한 말이다. 완다와 같은 사람들을 멸시하는 상류층을 겨냥하여 자신이 주변에서 보는 위선에 대한 통렬한 발언과 강력한 비판을 전달했다. 이어 “뿌리언니어리”(ព្រាននារី; 여자만 노리는 사냥꾼/2658만), "Hot Boy"(2474만), "Born This Way"(4880만)까지 연속해서 히트했다.
2020년 3월 여성의 날 캠페인의 일환으로 래퍼 듀오 크멩크마에(Kmeng Khmer)와 함께 “머다이”(ម្តាយ/MAMA; 어머니/8429만)를 발표했다. 한국의 아이돌그룹 지오디(GOD)가 1999년에 부른 “어머님께”는 "어머니는 짜장면이 싫다고 하셨어..."라고 해서 자식을 위해 희생하고 근검절약하는 억척스러운 어머니라면, 완다의 '어머니'는 자식에게 훈계를 아끼지 않고 교육적인 특질이 상당히 강조된다. 이 노래는 당시에 발발한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불확실함으로 두려움에 떨고 있던 캄보디아인들에게 희망과 위안을 제공함으로써 성공을 거두었다.
완다도 어느덧 데뷔한 지 8년차에 접어들었다. 최근에 한국어학과 학생들을 통해서 애정하는 노래 제목과 가수를 조사했다. 대략 100여 명의 학생들이 조사에 참여했는데 이 중에서 1위를 차지한 곡은 역시나 완다가 올해 4월에 래퍼 완탄(Vanthan)과 함께 부른 “껌러쓰록크마에”(កម្លោះស្រុកខ្មែរ/Khmer Gentlemen; 크메르 청년/7719만)이다. 2023년 캄보디아 새해(쫄츠남 크마에)를 맞이하여 여자친구와 잘 지내보자는 내용, 캄보디아 남자이자 음악가인 두 사람의 자부심, 신중하게 만남과 결혼을 계획하고 싶은 젊은 남자의 태도 등을 노래한다.
최초 작성일: 2023년12월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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