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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 이해 칼럼/사회&생활

캄보디아 종교: 불교계에서 가장 핫한 “짠모니 스님”

by 까페브라운 2024. 9.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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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10월 불교 행사 “까턴”을 기해 씨엠립 앙코르 사원에서 짠모니 스님과 신도들(출처: kohsantepheapdaily.com.kh)

 

한 젊은 스님이 작년부터 캄보디아 현지 언론에 자주 등장하고 있다. 기사 내용은 대체로 좀 말이 안 된다 싶을 정도로 기이했고 그와 함께 함께 실린 사진은 팬덤을 증명이나 하듯이 무수한 신도들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었다. 작년 10월 말에 그가 씨엠립 앙코르 사원을 납신 날에는 전국의 신도 21만 명이 겨우 20대 중반인 그의 법문을 듣겠다고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자랑스러운 유적지를 온통 쓰레기 천지로 만든 신도들의 만행까지 기사화됐다. 그뿐만이 아니다. 그가 주지로 있는 껌뽕츠낭의 사원 인근에서 자라는 풀떼기가 그 승려의 기운을 받아 질병 치료에 효험이 있을 거라는 소문이 돌았던지 한동안은 신도들이 풀이며 어린나무까지 모두 뽑아 가져갔다고 한다.

 

짠모니 스님이 기거하는 껌뽕츠낭의 사원 인근의 풀떼기를 채집하는 신도들(출처: kohsantepheapdaily.com.kh)

 

 

이 스님의 법명은 뿌레아톰머웨네위세이 짠모니(Preah Dhamma Vanak Veasei Chanmoni; 줄여서 '짠모니 스님'이라 칭함)이다. 출가 전 속세의 본명은 순 짠위레악(Sun Chanvirak)이고, 1996년생이라서 올해 29이며, 머리를 깎은 지는 15년차이다. 껌뽕츠낭주 롤리어비이어군 끄랑리우면 빳랑리에 소재하는 짠밧쫏니어람 사원의 주지 스님이다. 위키피디아 캄보디아어 버젼에서는 그를 1969년 쭌낫(Chuon Nath) 큰스님이 타계한 이후 현재까지 캄보디아에서 가장 유명한 승려라고 기록한다. 대중은 그의 젊은이답지 않은 몸짓과 해박한 지식에 매료되었다고 한다. 여타의 언급에 대해 얼마나 수용 또는 공감할 수 있을지는 앞으로 더 지켜볼 일일 것 같다.

 

뿌레아톰머웨네위세이 짠모니 스님(출처: wikipedia.org)

 

 

짠모니 스님을 둘러싸고 떠도는 횡행한 소문은 무척 젊고 건강해 보이는 스님의 나이가 무려 122라는 거였다. 건강의 위기를 맞아 기적을 바라는 무지한 노년층이 현혹되기 딱 좋은 설정이다. 신도들이 떠드는 기적의 스토리로는 그가 의사도 못 고치는 암을 고치고 휠체어에 앉아만 있던 사람을 걷게 했다는 둥 흔한 사이비 교주의 맥락을 닮았다. 이에 대해 껌뽕츠낭주 종교청은 공식문서를 통해 그의 나이가 20대 중반임을 밝히기도 했다. 122세설은 그의 별칭인 고(故) 따쑤엉(Ta Suong) 어르신이 생존했다면 대략 이쯤일 거라는 데서 온 듯하다. 이처럼 오해와 소문이 낳은 기이한 설정이 짠모니 스님의 아우라로 작용한 인상이다.

 

예를 갖춘 타옹 니다모니 불교학 박사의 머리를 밟고 있는 짠모니 스님(출처: golpages-cambodia.com)

 

 

한편으로 짠모니 스님의 법력이 실제로 상당할 수도 있을 것이라는 에피소드도 있다. 작년 9월에 타옹 니다모니(Thong Nidamony)라는 불교학 박사가 그와의 즉문즉답 후 자신의 머리에 짠모니 스님의 발을 올리고 예를 갖추는 사진을 소셜 미디어에 게재했다. 당시 이를 본 누리꾼들은 젊은 스님의 태도를 비판하고 모욕적인 공격도 서슴지 않았던 모양이다. 이에 니다모니 박사는 짠모니 스님의 법문에 감복하여 스님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그의 발을 잡아 머리를 밟게 했노라고 해명했다. 이처럼 권위있는 학자마저 인정한 젊은 스님이라니 대중의 관심은 더욱 높아질 수밖에 없었다.

 

그는 불법을 실천하고, 연구하고, 이해하고, 심신을 교육하기 위해 10년간 숲에서 정진했다. 이때 신도들이 기대할 법한 신묘한 마법을 배운 것은 아니라고 한다. 짠모니 스님은 숲에 함께 간 도반들이 하나둘 포기해서 떠날 때 궁핍함 속에서도 홀로 버티면서 마음을 괴롭히고 시험하는 유령, 악마, 비인간, 호랑이, 도마뱀 등과도 직면했다. 이로써 그에게 숲의 현자 또는 따쑤엉 2세라는 별명이 붙었다. 동시에 거의 5년 동안 사찰을 관리하면서 그는 불법을 더 깊이 이해하게 됐다. 당시에 생을 마친 신도들을 위해 두 개의 사리탑을 건립했다. 태국에서 6년 살 때는 태국 신도들과 승려들에게서 존경받을 정도였다고 알려졌다.

 

그의 대중적인 인기를 지역 경제 활성화나 정치적 목적으로 접목하려는 시도도 있는 듯하다. 작년 10월 말에 씨엠립 앙코르사원에서 진행한 불교행사인 “까턴”을 기해 모인 불교 신도들의 규모는 다른 전통 축제 기간에 방문하는 관광객 수를 훨씬 능가했다. 이에 따라 당시 관광부는 종교 관광 역시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는 중요한 동인으로 간주하는 계기가 됐다. 또한 지난 820에는 훈센 상원의장이 캄보디아-라오스-베트남 개발삼각지대(CLV-DTA)인 라따나끼리, 몬돌끼리, 크라쩨, 스떵뜨렝 지역에서 불교도들을 만나려고 순회하는 짠모니 스님을 위해 지방 행정부에 각별한 영접을 부탁하기도 했다.

 

캄보디아-라오스-베트남 개발삼각지대(CLV-DTA) 국경석에서 짠모니 스님과 관계당국(출처: freshnewsasia.com)

 

 

 

 

최초 작성일: 2024년08월23일

1차 수정일: 2024년08월2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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