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수도 프놈펜의 주요 도로 명칭은 길 번호와 함께 캄보디아 왕들과 정치인, 귀족, 외국의 원수 등의 인명이나 외국의 국가명과 지명 등을 병행한다. 올해 5월 28일에도 캄보디아는 제3 순환로를 시진핑대로(Xi Jinping Blvd)로 명명했는데, 이는 캄보디아 개발에 기여한 시진핑의 공로에 감사하기 위함이라고 훈마넷 총리가 밝혔다. 중국의 국가 주석인 시진핑이 추진하는 일대일로(一帶一路: 육상과 해상 실크로드)의 수혜를 입고 있는 캄보디아는 사회 경제적 발전뿐만 아니라 정치적 독립을 강화하는 데에도 도움이 됐다고 한다.
이처럼 도로 명칭에 등장하는 외국 원수는 샤를 드골(Charles de Gaulle; 1890-1970), 마오쩌둥(毛澤東; 1893-1976), 김일성(1912-1994) 등이 있다. 이들은 모두 생전에 노로돔 시하누크(1922-2012) 선왕과 친분이 각별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나 시하누크 선왕은 오랫동안 프랑스의 드골 대통령(1959-1969)과 중국의 마오쩌둥 주석(1945-1976)을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두 인물로 여겼다는 기록이 있을 정도이다. 그뿐만 아니라 1965년부터 북한의 김일성 주석과는 의형제를 맺을 정도로 긴밀했다. 샤를 드골 도로는 올림픽 경기장과 센트럴 시장을 잇는 큰길이다. 김일성 도로는 뚤꼭구 마오쩌둥 도로에서 러시안 도로를 통과해서 뚤꼭 로터리를 진입하는 구간이다.
한편, 프놈펜 왕궁으로 통하는 모든 도로는 캄보디아의 역대 왕 또는 왕자의 존함을 사용하고 있다. 왓프놈에서 독립기념탑을 지나 모니봉 다리까지 이어지는 길은 노로돔 왕(Norodom; 1860-1904) 도로이다. 프놈펜에서 가장 오래된 간선 도로의 하나로서 프랑스 식민지 시기에는 프랑스 탐험가 두다르 드 라그레(Doudart de Lagrée; 1823-1868) 도로로 명명됐다. 그리고 크메르루즈 통치 기간에는 뽈뽓(Pol Pot; 1925-1998)이 존경한 캄보디아 정치인 뚜싸못(Tou Samout; 1915-1962) 도로로 불렸다. 1995년에 이러한 역사를 청산하고자 거리의 이름을 모두 크메르 왕족이나 캄보디아 역사를 기념하는 이름으로 개명하면서 현재의 이름이 되었다.
똔레삽 강변 길은 시소왓 왕(Sisowath; 1904-1927) 도로이다. 이어서 프랑스 대사관 근처의 권총 모형(Cannon Rifle) 순환로에서 시작하는 중앙 대로는 모니봉 왕(Sisowath Monivong; 1927-1941)의 이름을 따서 지어졌다. 시하누크 도로는 올림픽 경기장에서 독립기념탑까지 연결하는데, 현 국왕의 부왕인 노로돔 시하누크 선왕(Norodom Sihanouk; 1941-1955, 1993-2004)을 기린다. 왕궁 앞길에서 쩜까몬구의 마오쩌둥 도로까지의 길은 쏘티어루 도로이다. 쏘티어루(Sothearos; 1872-1945) 왕자는 노로돔 왕의 아들이며, 노로돔 쏘람럿 왕(Norodom Suramarit; 1956-1960)의 아버지이자 노로돔 시하누크 왕의 할아버지이다.
스떵민쩨이동에서 올림픽경기장까지 연결하는 모니렛 도로의 명칭은 시소왓 모니렛(Sisowath Monireth; 1909-1975) 왕자에서 따왔다. 그는 시소왓 왕가에서 가장 저명한 인물로 프랑스 식민지 시기에는 캄보디아 총리, 독립 후에는 국가 원수 대행 등의 역할을 했다. 그밖에 왕족이 아닌 유명인사는 대체로 프놈펜 외곽 도로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2017년에 개통한 훈센(Hun Sen; 1952-) 도로는 프놈펜 남부의 271번 길과 껀달주의 2번 국도를 연결한다. 대표 재벌이자 농업기업가, 자선가의 이름을 딴 몽르티(Mong Reththy; 1959-) 도로는 프놈펜 북부의 캄코 로터리에서 서쪽으로 뻗어 있다.
인명 이외에도 외국의 국가명이나 수도, 지역의 명칭도 도로명으로 쓰이고 있다. 러시아연방(Russian Federation) 도로는 돈뻰구의 모니봉 도로에서 공항을 지나 쩜짜오 다리까지 이어지는 길이다. 베트남의 수도와 프놈펜 간의 우정의 산물로서 프놈펜-하노이 우정의 도로(Phnom Penh Hanoi Friendship Blvd)는 일명 하노이길로 더 알려져 있으며, 센속구 뜩틀라에서 프놈펜 북부를 향해 곧게 뻗어 있다. 프놈펜 중심에 위치한 깜뿌찌어끄라옴(Kampuchea Krom) 도로는 과거 크메르 제국의 영토였지만 베트남 영토로 편입되어 깜뿌찌아 끄라옴 지역에 대해 기억하려는 의도가 있다. 센트럴 시장에서 뚤꼭구 7마까라 다리까지 잇는다.
최초 작성일: 2024년8월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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