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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 이해 칼럼/국가&정치

캄보디아 나무: “다음트나옷”으로 불리는 팔미라 야자수

by 까페브라운 2022. 8.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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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blog.oliver-meili.name)

야자수는 전 세계에 약 2202500종이 있다고 하며 흔히 코코넛 야자수나 대추 야자수는 제법 익숙한데 캄보디아에서 국가 나무로 지정된 “다음트나옷” 역시 이러한 야자수의 일종으로 학명은 팔미라 야자수(Borassus flabellifer)이다. 네팔, 인도, 방글라데시, 스리랑카, 캄보디아, 라오스, 버마, 태국, 베트남,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및 필리핀을 포함한 인도 아대륙과 동남아시아가 원산지이다. 2005년 노로돔 시하모니 국왕의 칙령에 따라 다음트나옷은 캄보디아를 상징하는 나무로 지정되었다. 또한 깜뽕스프 트나옷 설탕은 품질의 우수성을 인정받아 2016년에 지리적 표시제(GI) 상품으로 등재되었다.

 

다음트나옷은 오래전부터 캄보디아에서 널리 자라고 있는 식물이다. 나무의 높이는 30m에 달하고 회색의 가느다란 몸통은 무척 단단하다. 나무의 상층부는 초록색 잎이 둥그렇게 무리진 반면에 그 아래는 말라죽은 잎이 수년간 붙었다가 떨어진 흔적이 남아서 테를 형성한다. 잎은 지름이 3m이고 6080개의 작은 잎으로 구성되며 잎자루 가장자리는 예리하게 날이 서 있다. 꽃은 암수가 다른 나무에서 각각 30cm의 꽃이삭을 이루는데, 수꽃은 길이가 1cm 미만인 꽃이 군집을 형성하고 암꽃은 골프공 크기로 달려서 15-25cm의 다육질 과실로 발달한다.

 

캄보디아인들은 고대부터 오늘날까지 다음트나옷이 심어진 땅을 크메르 영토이자 자신들의 고향으로 간주한다. 이에 따라 국경 지역에서는 다음트나옷 심는 행사를 벌임으로써 캄보디아의 국가 정체성을 선전하고 영토를 수호하려는 의도를 드러내곤 한다. 이처럼 캄보디아인들이 정신적으로도 이 나무에 의지하게 된 이유는 그만큼 많은 이점을 제공받았기 때문일 것이다. 특히 음식과 가구 생산 측면에서 오늘날 현지인들의 생계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다음을 통해서 다음트나옷의 다양한 쓰임을 확인해 보고자 한다.

 

➊ 암나무의 덜 익은 열매는 다양한 식재료로 활용 있다. 껍질이 검은색인 열매의 지름은 10~18cm이다. 껍질을 두껍게 깎아내면 하얀색의 알맹이 2~4개 정도 얇은 황갈색 외피 덮여서 드러나는데 먹어보면 딱딱한 젤리의 식감에 달지 않은 건강한 맛이라고들 한다. ‘버버 트나옷(트나옷 )’, ‘썸러 꺼꼬 트나옷(트나옷 찌개)’ 같은 디저트나 음식의 재료로 쓰인다. 익은 열매의 경우에는 속이 짙은 황색을 띠는데, 씨와 섬유질 가닥을 제외하고 황색 과육만 따로 모아서 디저트를 만들 있다. ‘ 아꼬 트나옷 트나옷 과즙이 첨가되어 짙은 황색을 띠는 코코넛 찐빵으로 바나나 잎에 담겨서 시중에서 판매된다.

 

트나옷 열매의 과육으로 만든 디저트(출처: streetfoodguy.com)
트나옷 열매의 황갈색 외피의 즙으로 만든 코코넛 찐빵(출처: thidathc.blogspot.com)

 

➋ 꽃에서 채취한 수액으로 다양한 음료나 설탕을 제조할 수 있다. 수액은 암나무든 수나무든 꽃대에 대나무 통이나 플라스틱 통을 매달고 앞부분을 칼로 도려내 상처 난 꽃대에서 채취할 수 있다. 바로 받아서 신선한 수액은 달콤해서 식혜 맛을 연상케 하는 반면에 자연적으로 발효가 진행된 수액은 시큼하고 탁주를 마신 듯한 현기증을 동반할 수 있다. 시골에서 다니다 보면 대나무통에 담겨서 트나옷 식혜나 탁주를 판매하는 자전거 상인을 흔히 볼 수 있다. 이때의 수액을 모아서 불에 올려 졸이는 정도에 따라 가정에서도 시럽이나 크림, 카라멜, 사탕, 가루 설탕 등으로 제조가 가능하다.

 

트나옷 꽃술에서 수액을 채취하는 농부(출처: kickmuzic.blogspot.com)
트나옷 꽃술의 수액(출처: kickmuzic.blogspot.com)
트나옷 꽃술의 수액을 졸여서 만든 팜슈거(출처: khmertimeskh.com)

 

➌ 다음트나옷 잎은 돗자리, 모자, 초가집, 부채, 바구니, 우산, 벽, 종교의식용, 포장용기, 필기구(야자잎 필사본), 기념품 등 다양한 용도로 사용된다. 잎의 줄기는 껍질을 벗기고 밧줄로 사용하거나 유아용 침대를 엮는 데 사용할 수 있다. 역사적으로 다음트나옷 잎은 인도 아대륙과 동남아시아에서 기원전 5세기부터 19세기 인쇄기가 손글씨를 대체하기까지 종이 대용으로 사용되었다. 잎사귀를 바짝 말린 다음 쇠로 된 예리한 금속 기구로 글자를 새기고 기름이나 먹을 발라 글자를 보이게 하는 방식이다.

 

크메르어 문자로 다음트나옷 잎에 새긴 불교 경전(출처: phnompenhpost.com)

 

➍ 나무의 몸통은 크고 튼튼해서 보트, 벽, 울타리로 사용되며 질기고 강력한 섬유질은 밧줄과 브러시 등으로 제작한다. 특히 검은빛이 도는 독특한 목재는 단단하고 무거우며 내구성이 뛰어나 건축용으로 높이 평가된다. 신문 보도에 따르면 뽀삿주에서는 다음트나옷의 죽은 나무를 활용해서 테이블, 침대, 의자, 티슈 박스, , 그릇, 찻주전자, 절구, 국자, 포크, 숟가락, 접시, 젓가락 등의 다양한 수공예품을 제작해서 상품화하고 있다. 현지뿐만 아니라 해외고객으로부터도 인기가 있어서 태국과 미국 등지로 수출한다고 전했다.

 

트나옷 나무로 만든 가구 및 식기용품들(출처: phnompenhpost.com)

 

 

 

최초 작성일: 2022년2월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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