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캄보디아 이해 칼럼/사회&생활

캄보디아 인명: 캄보디아인의 성과 이름자 작명 관행

by 까페브라운 2022. 7. 27.
728x90

(출처: kidadl.com)

캄보디아 사람들의 성과 이름자는 어떻게 결정될까? 왕립프놈펜대학교 한국어학과 과목 중에는 번역 과목이 있어서 매년 1차시에는 보통 가족관계등록부를 번역하는 것부터 시작한다. 그래서 이번 칼럼 주제인 캄보디아 아기의 작명 관행에 대해 조사하고자 학생들이 번역한 자신들의 가족관계등록부를 살펴보았다. 명부에 나열된 자녀들의 성명에서 공통적인 글자가 성명의 첫 마디부터 적힌 걸로 봐서 캄보디아도 한국처럼 첫 말은 성에 해당하고 두번째 말은 이름자에 해당한다.

 

다만 의 경우에 한국 같으면 당연히 아버지의 성과 동일할텐데 캄보디아는 그렇지 않아 보인다. 역사적으로 동족 혈연 관계를 실천한 크메르인들은 양자 간에 혈통을 추적할 목적으로 성을 사용하지는 않았다고 한다. 성의 사용이 의무화 된 것은 1910년 프랑스 식민지 시대 법령에서 출발하지만 오늘날까지도 성을 부여하는 규칙은 다소 임의적이다. 부모는 종종 자녀에게 아버지, 할아버지 또는 증조할아버지의 성이나 이름을 자녀의 성으로 부여했다. 일부 캄보디아인은 어머니의 성을 가졌거나 전혀 새로운 말을 창안해서 성으로 도입하기도 했다.

 

캄보디아의 가족관계등록부 번역본 예시

이상의 표는 캄보디아의 가상의 가족관계등록부를 한국어로 번역해서 제시해 보았다. 남편을 세대주로 해서 아내와 11녀를 부양가족으로 등재한 명부이다. 세대주의 성은 친부의 성과 같은 ‘씨언’이지만 자녀들의 성은 할아버지 씨언 킴 분의 이름자인 ‘킴’을 부여한 것을 알 수 있다. 이처럼 성을 따르는 규칙이 세대별로도 일치하지 않은 모습이다. 살펴본 바에 따르면 캄보디아 젊은이들의 성은 ①아버지의 성 또는 이름, ②친할아버지의 성 또는 이름, ③어머니의 성 또는 이름 등을 다양하게 따르고 있었다.

 

다만 아버지의 이름자를 성으로 부여할 때는 다소 특별한 의미가 있다고 여겨진다. 보통은 자신의 성을 자녀들에게 공통으로 부여하지만 특별히 더 사랑하거나 혹은 출생 당시에 주변에 초상이나 액운이 동반되어서 불운의 아이콘으로 태어났다면 아버지는 더 특별한 관심을 두고자 자신의 이름자를 아기의 성으로 부여한다고 한다. 그래서 캄보디아의 부양가족 구성원 명부를 봤을 때 아버지의 이름자를 성으로 받은 자녀가 유일하게 있다면 다 같은 자식 가운데서도 눈에 넣어서 더 안 아플 자식이거나 깨물어서 더 아플 손가락이리라 짐작할 수 있다.

 

(출처: pressnews.today)

그렇다면 이름자는 어떻게 명명될까? 가장 일반적인 방법은 아기가 태어난 요일과 월, 계절을 기억할 수 있도록 따라 짓는 방법이다. 예를 들어 아기가 화요일(ថ្ងៃអង្គារ[틍아이엉끼어])에 태어났다면 이름을 ‘엉끼어’라고 짓거나, 1(ខែមករា)에 태어났으면 이름을 ‘마까라’라고 짓는다. 따라서 대학교 강의실에서 수십 명의 출석을 호명할 때면 태어난 요일이나 달이 같은 동명이인이 수두룩해서 꼭 성까지 정확하게 불러야 한다. 그 밖에도 부모 또는 형제들의 기존 이름자에서 일부만 변화를 주어 작명하는 방법도 널리 활용된다. 이를테면 짠헹, 짠턴, 짠타 등으로 ‘짠’을 돌림자로 이름을 짓는 방법이다.

 

또는 문학적이거나 신성한 의미를 띠는 어휘에서 차용하는 방법도 있다. (បុប្ផា[보파]), (តារា[다라]), (សុរិយា[쏘리야]) 또는 달(ច័ន្ទ[])을 넣어서 아기의 이름을 짓는 것이다. 보통 ‘다라’는 남자 이름으로 많이 쓰이고 달을 뜻하는 어휘에서 파생된 ‘짠뜨라’는 여자 이름으로 많이 쓰인다. 아름답고 낭만적인 꽃의 이름은 무수히 많아서, 많은 부모들이 좋아하는 꽃의 색깔, 특징, 의미에 따라 아기의 이름을 짓는다. 어떤 부모들은 아기의 냄새와 비슷한 향기의 꽃에서 이름을 따온다. 그렇게 함으로써 덕을 갖춘 아름다운 아이를 낳기를 희망한다.

 

마지막으로 가족 중에서 가장 현명한 자로 간주되는 최고 연장자나 승려가 명명하는 방법이다. 일반적으로 아기가 태어난 지 3일 또는 1주일 후에는 “삐티깟썩 벙꺽츠멉(아기 머리카락을 자르고 출산을 도와준 산파에게 감사하는 행사)”이라는 의식이 치러지는데 이때까지도 아기가 이름이 없을 시 작명이 이루어진다. 스님은 아기의 이름을 지을 때 출생한 날짜, 시간, 계절, 연도, 혈통, 요소 및 특성을 고려한다. 아기가 나쁜 날짜, 시간, 연도에 태어났다면 스님은 아기에게 공덕과 행운을 가져다줄 이름을 지어줄 것이다.

 

크메르 전통의 “ 삐티깟썩 벙꺽츠멉 ” 의식을 진행하는 모습(출처: kohsantepheapdaily.com)

 

 

 

최초 작성일: 2022년2월10

 

 

*** 위 글에서 부적절한 표현이나 보완할 내용을 알려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위 글은 뉴스브리핑 캄보디아 칼럼 [캄보디아 더 알아보기]에도 수록된 내용으로서 저작권이 발생합니다. 그러니 내용을 참조하실 때 꼭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 도움이 되셨다면 공감과 구독, 기타 댓글로도 아낌없는 격려를 부탁드려요^^

728x90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