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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 이해 칼럼/사회&생활

캄보디아 감옥: “돈 없이는 안 되는” 교도소 수감생활

by 까페브라운 2022. 7.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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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감자들이 몸을 똑바로 누울 수 없을 만큼 과밀화된 캄보디아의 수감시설 일러스트(출처: licadho-cambodia.org)

캄보디아에서 생활하면서 한국인 여행객이나 교민들의 체포 소식을 접할 때가 있다. 최근에는 지인분 중에도 송사에 휘말려서 잠깐이지만 억울한 옥살이를 겪기도 했다. 그리고 여전히 수개월 이상 갇혀서 이제나저제나 바깥 구경을 할 수 있을지 기약 없는 한국인분들도 상당해 보인다. 하필 가장 열악한 시설로 세계적으로 정평이 난 이곳 캄보디아 교도소에서 말이다.

 

제 1 교정센터 (CC1) 에서 프놈펜 법원으로 수감자를 호송하는 차량(출처: rfa.org)

캄보디아의 수감시설은 가난하고, 힘없고, 교육수준이 낮으며, 끈 없는 사람들을 위해서 최적화된 공간이라고 한다. 상식 운운하며 '유전무죄 무전유죄'가 믿기지 않는 삶을 살다가, 되는 것도 없지만 안 되는 것도 없다는 캄보디아에서 감옥살이를 경험한다면 비로소 공감 안 되던 현실 앞에서 무력감을 체득할 것이다. 끈기가 좀 있어서 초반에는 형량을 채우기로 어찌어찌 버텨 보겠지만, 결국은 돈이 얼마가 들어도 좋으니 여기서 빼내만 달라고 사정하면서 수만 달러를 조달하는 한국인분들의 진행 과정이 별반 다르지 않은 것 같다.

 

프놈펜 뿌레이써 (Prey Sar) 에 2019 년에 추가된 새로운 수감시설(출처: phnompenhpost.com)

2021년 기준으로 전국의 교정센터 및 교도소와 같은 수감시설은 모두 29곳이다. 내무부 산하 교도총국 관할 교정센터(Correctional Center; CC)는 프놈펜 2곳, 깜뽕짬주와 뽀삿주에 각 1곳이 있고, 수도 및 지방의 주정부 관할 교도소 24곳, 군인을 수감하는 교도소 1곳으로 구성한다. 전체 수감시설의 공식적인 정원은 11,000명이지만, 2008년 이후로 수감 인원이 정원을 초과함에 따라 현재는 354.5%까지 증가했다. 총수감자 39,000명 가운데 재판 전 피구금자 34.7%, 여성 6.6%, 청소년 4.9%, 외국인 3.7%를 차지한다. 이러한 수감시설의 과밀화는 교정시설 또는 교도소의 처벌과 재활의 기능을 약화시킬 뿐만 아니라 수감자를 인간 이하의 수준으로 살게 해서 인권단체와 UN이 상당히 주시하고 있다.

 

프놈펜 최대의 수감시설인 뿌레이써 (Prey Sar)(출처: phnompenhpost.com)

프놈펜 최대의 수감시설인 뿌레이써(Prey Sar)의 교정센터(CC1)에서 2017년 2월에 석방된 꽁라야 씨(25세)는 해당 시설에 대해서 그야말로 "지옥"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페이스북을 통해서 집권 여당인 CPP에 반대하는 시위를 선동한 혐의로 16개월 동안 수감되었다. 수감생활 동안 작은 방에서 30명의 수감자와 몸이 엉키고 포개진 채 잠을 잤으며, 통풍이 원활하지 않은 데에서 지독한 간접흡연에 시달렸고, 마약과 스포츠 도박도 횡행하는 실상을 목격했다. 당시에 수감자가 입소할 때는 소지할 수 없던 마약류가 10배가량 비싸게 조달되곤 했는데 주로 교도관들이 뇌물을 받아서 들여보내지는 정황이다.

 

살인 누명을 쓰고 1년 이상을 억울하게 복역했다가 겨우 풀려났다는 어느 한국인 여성도 50명 정원인 교정센터에서 100명 이상이 갇혀 있었다고 전했다. 수도가 없어서 강물을 길어 썼는데 만약에라도 피부병이나 전염병에 걸렸을 때는 치료받을 방법도 없었다고 한다. "에이즈 환자나 기타 질환자와도 함께 지내야 했다"고 한 만큼 코로나19 전염병이 횡행하던 2021년에 교도소 내에서 수백 명의 확진자가 발생한 것은 예견된 일이었다. 이런 가운데 제공되는 1일 두 끼의 식사는 쌀이 전부라서 생존에 필요한 영양소를 섭취하려면 돈을 주고 조달해 먹거나 가족이나 친지의 옥바라지가 절실할 듯하다.

 

껀달주 교도소에서 수감자들의 방마다 코로나 19 방역활동을 수행하는 모습(출처: cambodianess.com)

또한 대부분의 수감시설은 프랑스 식민지 시기인 1920년경에 지었거나 교도소로 개조된 민간 건물이다. 시설의 개보수 또는 감호를 보다 엄정하게 할 수 있는 예산도 충분하지 않아서 노후화된 건물의 벽은 언제라도 주먹질 한 번이면 무너질 정도라고 한다. 교도관조차 박봉에 시달림에 따라 수감자를 상대로 음식과 생필품 장사를 하거나 뇌물 수수를 일삼는다. 이렇게 유력한 죄수 앞에서 공손하게 인사를 건네는 교도관이 과연 수감자를 얼마나 통제하겠는가? 그래서 수감자들이 마음만 먹으면 교도관 정도는 쉽게 제압하고 수감시설의 벽을 훌쩍 뛰어넘어서 유유히 탈옥했다는 뉴스가 매년 두세 건씩 보도되곤 하나 보다.

 

시하눅빌주 교도소 수감자들이 채소밭에서 물을 주는 모습(출처: phnompenhpost.com)

이러한 수감시설은 충분한 수면 공간과 깨끗한 물과 신선한 공기의 접근 가능성을 차단하기 때문에 캄보디아는 잔인하고 비인간적인 처벌에 관한 국제법을 위반할 수 있다. 올해 3UN인권위원회는 스위스 제네바에서 캄보디아에서의 시민적 및 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 규약의 이행 상황을 확인했다. 이때 찐말린 법무부 장관은 캄보디아가 법원에서 계류 중인 사건 수를 줄이고 형을 유예하거나 구금된 일부 미결수를 석방하는 등 과밀화 문제 해결에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코로나19 전염병의 확산 방지를 위해 경범죄 수감자를 석방하고 신속한 예방 접종을 했으며 외부인의 방문을 제한했다고 덧붙였다.

 

 

 

최초 작성일: 2022년6월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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