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 며칠 동안 캄보디아 스님들이 법복의 웃옷을 벗은채 한쪽 어깨가 드러난 모습을 종종 봅니다. 대개는 목장갑을 끼고는 제가 출근하는 길의 쓰레기를 치우거나 길거리를 정돈하고 계셨습니다.
제가 알기론 지난 10월11일(일) 1시무렵부터 시작된 굵은 장대비가 다음날 새벽까지 지속됐습니다. 제가 10년이상 이곳 프놈펜에서 살았지만 분명이 이런 식으로 비가 긴 시간 동안 내리는 날씨는 처음이었습니다. 아래 영상은 다음날 프놈펜 어느 구역의 상황을 어느 유튜버 분께서 즉각적으로 촬영해 올린 듯합니다.
결과적으로 프놈펜 여기저기는 침수됐고, 마침 환경미화원들의 파업으로 쌓여있던 쓰레기 더미가 둥둥 떠다니기까지 했습니다. 물이 빠진 곳은 가까스로 산을 이루던 검은 쓰레기 봉지들이 폭우 과정에서 쓰러져 내렸고 그러한 길은 뭐랄까요? 언젠가 너무나 끔찍하고 충격적으로 읽었던 소설 "눈먼 자들의 도시"를 연상케 했습니다. 그거 아세요? 길이... 길이... 출퇴근 차량 때문에 혼잡한 게 아니라 주민들이 일상적으로 쌓아둔 생활 쓰레기들 때문에 혼잡하게 됐습니다.
인간의 더러움 더미와 자연의 치명적 재해는 사람들의 불평불만을 제대로 잠재우는 듯합니다. 그리고 쓰레기를 치우는 회사의 환경미화원들은 지난 9일에 파업을 철회했다고 합니다. 그렇지만 거의 10여일이상 길에서 방치된 쓰레기를 치울 여가도 없이 폭우가 덮쳤고 말 그대로 아다리가 됐습니다. 아래 유튜브 클립은 프놈펜의 쓰레기 수거 회사 "씬트리"의 홍보 영상인데 크메르어로 방영되지만 애니메이션이 볼 만하게 제작된 듯합니다. 전 이 회사에서 일하는 환경미화원들이 정말 중요하다는 사실을 이번 기회에 제대로 깨닫습니다.
엊그제 출근길에서 본 모습은 그러니까 폭우가 잠시 소강된 오전에 스님들과 청소부들이 어우러져서 쓰레기를 치우던 모습입니다. 정말이지 외국인 생활자지만 일개 시민의 심정이 되어 광명의 빛이 가슴 속으로 마침내 전해지는 듯했습니다. 정말 내가 "눈먼 자들의 도시"의 여인이 되고 싶지는 않았으니까요.
아직도 매일 프놈펜은 정오가 지나면 폭우가 계속 쏟아지고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어제는 프놈펜의 많은 길을 폐쇄하고 시민들의 통제를 막는다는 기사가 대대적으로 보도됐습니다. 제가 운전하는 한국 모닝(2004년식)은 이런 상황에서 길에 나가면 절대로 안 됩니다. ㅜㅜ... 역시 캄보디아는 중대형급 이상을 몰아야 하나 봅니다.
캄보디아 파랑새 한캄뉴스에 따르면 "태풍으로 인한 홍수피해로 4번 국도 일부 구간이 폐쇄"됐다고 합니다. 그리고 어느 블로거의 자료에 따르면 국도 2,3,4,5,20,20A,21,21A,21B는 대형차가 통행 금지됐다고 합니다. 흠... 집콕인 저는 잘 모르겠지만 분명 전에 듣거나 보지 못했던 유례없는 사태입니다.
얼마전까지도 메콩강의 물길의 흐름이 바뀌었을 것을 감상하려 했건만 이제는 이 지나친 홍수에 눈을 흘겨야 할 듯합니다. 원래 상류의 똔레삽 호수의 물이 하류의 메콩강의 강줄기로 흐르는 것이 정상입니다. 근데 이렇게 빗물이 엄청나 버리면 하류의 메콩강 물이 불어나서 상류의 똔레삽으로 역류합니다. 이 모습을 편안한 마음으로 지켜보려 했건만...
지방은 더 심각한 듯합니다. 크메르타임즈라는 현지 언론지에 따르면 23개주 중에서 19개주가 홍수를 겪고 있다고 합니다. 주민들의 집들과 농토는 물에 잠겼습니다. 저게... 아래 영상에서 보이는 물들이 원래 강이 아니란 거죠... 프놈펜의 수해는 지방의 피해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라고 방송에서 알려 주는 듯합니다.
그런데... 헉! 이 주말에도 주변국에 태풍이 하나 더 당도할 거랍니다. 계속 비바람이 몰아치고 수몰지는 잠긴 상태로 여러 날 동안 지낼 듯합니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지치고 병들어갈지 우려가 됩니다. 음... 저는... 딴따라도 좋지만 이 순간의 캄보디아의 상황도 이렇게 공유하고자 합니다. 부디 같은 마음으로 걱정하는 심정이 되어야겠지요.
제가 번역한 곡 중에서 관련된 노래도 있습니다.
남1-ផ្គរលាន់គ្រឹមៗ គ្រឹមៗគ្រហឹមគ្មានភ្លៀង
프꼴로안끄럼끄럼 끄럼끄럼끄러험크미은플리엉
(천둥은 계속 치는데, 우르릉하는데 비가 안 오네)
ឳះឳ! ធម្មជាតិមិនទៀង អនិច្ចាចិន្ដាអ្នកស្រែ
오오! 토머찌읏먼띠엉 아니짜쩐다네악쓰라에
(아아, 변덕스러운 자연에 농부 마음은 타드네)
សន្ទូងសំណាបស្វិតរាប សែនស្ដាយម៉្លេះទេ
썬뚱썸납스웟리업 싸엔스다이멀레떼
(어린 모는 마르고 안타까움이 커지네)
ព្រះអើយវស្សាប្រែជា ហួតហែងរីងរាំក្រៀមក្រំ
쁘레아어이워싸쁘라에찌어 후엇하엥링레앙끄리엄끄럼
(신께서 비를 안 줘서 메말라 고통스럽네)
여1-ឆ្នាំមុនទឹកជន់ខំបន់អង្វរទេវតា
츠남몬뜩쭌 컴번엉워떼와다
(작년엔 홍수로 신께 기도했지)
តែសែនអនិច្ចា ទេវតាលោកមិនស្រណោះ
따에싸엔아니짜 떼와다록먼쓰러너
(그런데 아쉽게도 신은 자비가 없이)
ទឹកធំលិចស្រូវអស់ហើយគ្មានមួយគ្រាប់សោះ
뜩톰렛쓰러으어하으이 크미은무이끄로압써
(벼를 잠기게 하고 한 톨도 안 남겼지)
ឆ្នាំនេះក៏ស្វិតអស់ តើទ្រាំរស់តាមរបៀបណា
츠남니꺼스웟어 따으뜨로암루땀로비읍나
(올해는 모두 말랐어, 어떻게 견디란 말인가)
남2-កុំព្រួយពេកម៉ុម អូនអើយកុំយំ
꼼뿌루이뻬익멈 온어이꼼욤
(그대, 너무 걱정하지 마, 울지 마)
ឃើញទឹកភ្នែកអូន មាសស្ងួនបងយំឥឡូវ
커인뜩프넥온 미어승우언벙욤어일러
(그대가 눈물 보이면 나도 울어)
កុំព្រួយពេកពៅ យើងមិនស្លាប់ទេ
꼼뿌루어이뻬익뻐 여응먼슬랍떼
(너무 걱정하지마, 우리 안 죽어)
여2-បងអើយកុំយំ អូនសូមអង្វរមាសស្នេហ៍
벙어이꼼욤 온쏨엉워미어스나에
(그대여 울지마, 그대여 알아)
ធ្វើម្ដេចយើងជាអ្នកស្រែវេទនា
트워머뎃여응찌어넥쓰라에웨떠니어
(우리가 농부라서 겪는 고통인데)
មិនស្លាប់ទេណា
먼슬랍떼나
(어떻게 하겠어)
남3-ជីវិតអ្នកស្រែគ្មានទេសេចក្ដីស្រណុក
찌벗넥스라에크미은떼쎄끄다이쓰러녹
(농부의 삶에서 편안함이란 없어)
ខំធ្វើការទាំងកើតទុក្ខរំពឹងសង្ឃឹមមេឃា
컴트워까떼앙까읏똑롬쁭썽컴메키어
(열심히 일하고 하늘에 의지하지)
여3-ឆ្នាំនេះខូចចិត្ត ស្រូវស្វិតត្បិតគ្មានគង្គា
츠남니코잇쩟 쓰러스웟뜨벗크미은꽁끼어
(올해는 속상해, 물이 없어 벼는 마르지)
ឆ្នាំមុនរងទុក្ខខ្លោចផ្សា វេទនាទឹកលិច ជាប់គ្នាពីរឆ្នាំ
츠남몬롱똑클라오잇프싸 웨떠니어뜩렛 쪼압크니어삐츠남
(작년은 고통이 심했지, 홍수가 2년 연속 발생했어)
반복 남2,여2,남3,여3
*** 도움이 되셨다면 공감과 구독, 기타 댓글로도 아낌없는 격려를 부탁드려요^^
'캄보디아 뉴스와 날씨' 카테고리의 다른 글
‘‘Stop COVID’ QR Code 출시 및 e 비자 온라인 발급 (2) | 2021.02.25 |
---|---|
2021년 캄보디아 날씨 전망: 건기 최고 39도, 우기 5월 시작 (12) | 2021.02.24 |
캄보디아 코로나 19: 한국인 방문객을 위한 출입국 안내 (9) | 2021.02.22 |
코로나 19: 3차 지역감염누계 4월12일자 3982명, 사망 33명(한국인 1명) (4) | 2021.02.20 |
캄보디아 휴일: 2021년 공휴일 일람표 (6) | 2021.01.07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