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외(Private Tutoring)는 학교의 정해진 정규 교과 과정 이외에 하는 비공식 수업으로, 교수자와 학생이 1대 1로 만나서 하는 집중적인 수업을 일컫는다. 과외비가 상당히 비싸기 때문에 비용을 줄이고자 1대 2 또는 1대 3, 심지어 1대 4로 하는 경우도 있다. 이런 경우는 그룹 과외라고 칭한다.
현지 일간지 2022년 3월 10일자 프놈펜포스트 보도에 따르면 깜뽕짬주 교육청은 관내 공립학교 교사에 대해서 정규 수업 시간 외에 과외를 금지하도록 조치했다. 이러한 배경에는 과외를 돈벌이 수단으로 활용하는 일부 교사들이 학생들에게 월 30~50달러의 과외를 듣도록 위협하거나 압력을 가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당시 교육부 대변인은 “정부가 학교 경영진과 학생들의 동의가 있는 경우 교사가 과외 하는 것을 금지하지 않는다”고 밝히면서, 깜뽕짬주 교육청의 금지 조치는 특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예외적으로 취해진 것임을 분명히 했다.
캄보디아에서는 경제적으로 여력이 있는 가정의 학생들이 특히 고등학교 학위 또는 12학년 시험을 대비하기 위해서 학교에서 배우는 내용의 결손을 메우거나 보충할 목적으로 재학 중인 학교 또는 다른 학교의 교사로부터 과외를 많이들 받는다. 프놈펜을 비롯한 지방의 대도시와 같이 교사 수가 많은 조건이라면 학생들은 고등학교 학위시험에서 높은 등급을 받아 국내외 대학진학과 장학금의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최고의 실력을 갖춘 교사를 과외 선생으로 찾는다. 수학, 생물학, 물리학, 화학, 크메르어 등을 과외로 수업 듣는다고 밝힌 학생들에 따르면 과외비는 한 과목당 월 50,000~80,000리엘 정도이다.
이처럼 무상교육이 원칙인 공립학교에서 교사들의 과외가 만연한 배경에는 사립학교와는 다른 공립학교만의 고질적 병폐에 따른다. 월급 수준이 낮은 것은 교원 뿐만이 아닌 공무원 전반에 걸친 한계점이기에 논외로 하더라도 학생들이 지적하는 바에 따르면, 공립학교의 규율이 느슨하고, 교사들이 고작 하루 4시간이라는 수업 시간 제약과 콩나물시루같이 학생들로 빽빽한 교실 상황으로 인해 과목을 대충 가르친다고 한다. 그래서 학생들은 정규 수업에서 무엇을 공부하든 과외에서만큼 명확하지는 않다고 공교육에 대한 불만을 터트린다. 이를테면 실정에 맞지 않는 학습자 기반 접근 방식을 지향하는 학교 교육과는 달리 과외 중에는 교사 중심 접근 방식을 통해 교수자가 설명을 더 명확하게 제공하고 소수정예의 학습자들은 다양한 연습에 노출됨으로써 각광을 받는다.
이처럼 교사가 사리사욕에 의해서든 교수 여건상의 요인으로든 공교육에 무심하게 되면 공립고등학교 12학년 학생 중에도 글을 깨우치지 못한 학생이 있다고 한다. 그만큼 캄보디아 교육이 양적인 데만 치우쳐서 질적으로 고려하지 않은 결과 그동안의 공교육이 모두를 위한 완전한 교육을 제공하지 못한다고 질타를 듣는다. 캄보디아에서는 한 학급당 25명의 학생이 교사가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합리적인 숫자로 인정한다. 그렇지만 실상은 교사 대부분이 한 교실에서 40~60명의 학생을 수용해야 하는 상황에 맞닥뜨린다. 이 속에서 학생은 누구라도 자신이 방치되지나 않을까 하는 불안감에 과외를 당연시하고 있다.
또한 교사가 작성하는 강의 계획서의 내용이 공식적인 수업 시간에 소화할 수 있는 양을 훨씬 초과하는 문제도 지적된다. 즉, 정해진 수업 진도를 완수하기 위해서라도 교사는 수박 겉핥기식으로 가르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러면 학생들이 내용을 이해하지 못할 것을 알면서도 일부러 해결하기 어려운 숙제를 제시해서 과외로 유도하는 전략을 구사한다. 결국은 과외비를 부담할 수 없는 가난한 학생의 학습권을 박탈하는 교육 불평등을 초래한다. 특히 가난한 시골의 교사들은 대체로 학습자의 요구도나 도시 교사들에 비해서 과외 수업 개설 의지가 상당히 적극적이어서 앞선 깜뽕짬주 사례처럼 위협이나 압력도 행사하는 모양이다.
이런 가운데 최근 교육청소년체육부는 학교 교육의 질을 높이기 위한 교육과정 개혁의 일환으로 초등학교 풀타임 학습시간 도입을 고려한다고 밝혔다. 종일 학습은 학생들이 양질의 교육을 받고, 장기적인 학습 기회를 추구할 수 있는 자신감을 높이며, 반사회적 활동에 참여하는 것을 방지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수업시간을 기존의 하루 4시간에서 6시간 또는 주당 40시간으로 늘리게 되면 교사가 제한된 시간에 쫓겨 대충 수업하던 관행이 줄고 학생이 학습을 통해 지식이 더 풍부해질 수 있다는 데서 환영할 만하다.
최초 작성일: 2024년4월25일
1차 수정: 2024년4월2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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