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벨트에 속하는 북위 10°~15°에 위치하는 캄보디아도 커피를 생산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커피는 식민지 시대(1863-1953)에 프랑스인이 캄보디아에 처음 소개한 이래로 한때 산악 지역 농촌사회의 전통적인 생계수단이었다. 특히 북동쪽 고원인 라따나끼리와 몬돌끼리주는 비옥한 붉은 토양으로 인해서 높은 고도와 쾌적한 기후를 필요로 하는 아라비카 커피 품종의 재배에도 적합하다고 한다. 그러나 이 지역의 커피 농업은 최근 수년 동안 고무, 카사바 및 캐슈넛 등 다른 환금 작물과의 자리 경쟁에서 뒤쳐지고 있다.
2019년 경제성장률 7.1%를 달성하는 가운데 프놈펜의 주요 도심은 까페 로드가 번성할 만큼 절정이었다. 코로나19로 고전을 면치 못하는 현재도 전문적인 커피머신을 장착하고 로스팅과 분쇄 및 추출까지 선보이는 소자본 창업은 계속되고 있다. 이러한 커피숍 문화의 번영은 지역 커피 농가의 생산성을 증대하는 기회로 작용할 것 같지만 실제적으로는 눈에 띄는 발전이 보이지 않았다. 캄보디아의 커피 수요는 연간 약 5,000톤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2019년 현지 커피 생두 생산량은 384톤에 불과해서 주변국인 베트남(168만 톤), 라오스(17만), 태국(2만) 및 미얀마(9천)와 비교해도 현저히 낮다.
그렇다고 해서 프놈펜 시내 유명 커피숍에서 추출용으로 사용하는 원두가 특별히 세계적인 커피 생산국으로 알려진 대륙에서 건너온 것도 아니다. 대부분 베트남이나 라오스라고 밝히고 있고 간혹 가다가 몬돌끼리 원두라고 알려주는 까페도 있었다. 추측일 뿐이지만 수입되는 커피 원두가 품질이 우수해서가 아니라 캄보디아의 커피 생산성이 현지 수요에 턱없이 부족해서인 듯하다. 이러한데도 캄보디아 정부는 수출 주도형 농작물의 생산에만 우선순위를 두고 국내 시장의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는 커피 재배는 지원책을 강구하지 않는 듯하다.
2016년8월 보도자료에 따르면 캄보디아의 커피 재배 산업은 농업 부문의 전체 농장 중 아주 작은 부분에 불과한 가운데서도 2012년 232헥타르에서 2015년 121헥타르로 3년 만에 규모가 50~60% 감소했다. 대부분의 농부들은 치열한 글로벌 경쟁에서 낙담한데다가 커피보다 재배기간이 짧고 생산량이 많으며 시장에서 가격이 안정적인 후추 또는 카사바로 작물을 전환했다. 즉, 커피는 첫 수확에 4~6년이 걸리고 물이 많이 필요한 반면에 후추는 2~3년밖에 안 걸리고 시장 가치가 높은 대량생산이 가능해서 수익을 기대하기 용이했던 것이다.
한편 커피나무가 한 번 뿌리를 내리면 최대 30년 동안 수확할 수 있어서 지속 가능하고 수익성 있는 투자라는 측면도 제기된다. 또한 낮은 생산성 덕분인지 좋은 품질의 캄보디아 커피 원두는 그 참신함으로 인해 미국, 유럽 및 일본 소비자들에게 베트남이나 라오스산보다 더 비싼 가격으로 팔린다고 한다. 이에 따라 몬돌끼리주의 고산족인 뿌농족(Pnong People)이 주로 생산하는 유기농 커피를 현지 및 국제 시장에 공급하는 데 주력하는 캄보디아 유일의 토종 브랜드 MK Mondulkiri 회사의 명맥은 2008년이래 꾸준히 선전하고 있다.
현재 알려진 바 캄보디아에서 실제 재배되는 대부분의 커피 품종은 아라비카에 비해서 생장환경이 덜 까다로운 로부스타 커피이다. 농장은 대부분 몬돌끼리주에 있지만 스떵뜨렝, 라따나끼리 및 빠일린주에서도 재배된다. 2018년 기준으로 유기농이 아닌 커피 1kg은 현지 시장에서 2.5달러에 팔리고 유기농은 최소 $4에 판매된다. 로부스타 품종의 생산 잠재력은 캄보디아에서도 충분히 주목받는 가운데 현지 농장에서 생산량이 증대되고 프놈펜 시내 까페에서 캄보디아산 원두를 좀더 풍부하게 접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최초 작성일: 2021년9월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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