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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 이해 칼럼/국가&정치

캄보디아 공휴일: 12월 29일 “캄보디아 평화의 날”

by 까페브라운 2024. 12.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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윈윈 정책의 날을 앞둔 2022년 12월 28일, 한 군인이 훈센 총리의 초상화 아래에서 잡지를 집어 드는 모습(출처: phnompenhpost.com)

 

 

캄보디아 정부는 작년에 “2024년 정규 공무원, 직원, 노동자의 공휴일 날짜에 관한 시행령에 따라 예년과 다름없이 일요일과 별도로 국경일, 기념일 및 명절 등을 이유로 22일의 법정 공휴일을 공개했다. 그리고 그해 12월 말 어느 연설장에서 훈마넷 총리가 기존의 “윈윈(Win-win) 정책의 날”로 기념하던 12월 29일을 “캄보디아 평화의 날”로 개칭하고 공휴일로 지정할 것을 피력하더니 올해 1월 1일에 해당 시행령을 발표했다. 이로써 훈센 전 총리이하 지난 정부 집권자들의 치적을 기리고 자신을 비롯한 신진 세대의 집권기 안정성을 답보하려는 듯 보였다.

 

캄보디아는 9월 21일에 UN이 지정한 세계 평화의 날을 기념한다. 그리고 10월 23일에는 1991년 프랑스 파리에서 캄보디아 내전을 종식하는 평화협정에 노로돔 시하누크 선왕과 훈센 현 상원의장이 서명한 날을 기념한다. ‘파리 평화협정일이라 불리는 이날은 2019년까지 공휴일이었으나 ‘2020년 공휴일 공지문에 따라 달력에서 자취를 감췄다. 당시에 해외 투자자들을 의식하고 국제 시장에서의 경쟁력 제고를 위한 목적으로 부처설법일(2.19), 크메르루즈 희생자 추모일(5.20), 어린이날(6.1), 인권의 날(12.10)과 함께 6일의 공휴일을 삭제했다.

 

이에 따라 캄보디아 역사에서 중요한 “평화”의 의미를 위정자들만 기념하게 되는 아쉬움이 남았던지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파리 평화협정일’을 공휴일로 재지정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었다고 한다. 이날은 캄보디아에서 내전을 벌이는 당사자들을 하나로 모아 장기 갈등을 종식하고 캄보디아를 민주주의 국가로 전환하도록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이유에서이다.

 

시간을 거슬러 1979년 당시 베트남군과 함께 크메르루즈 정권을 전복한 뿌람삐마까라(17)’의 선봉장이자 캄보디아국민당(CPP)의 초석을 다진 3인방은 헹삼린, 찌아심(2015년 별세), 훈센이었다. 그러나 1989년 초 베트남군은 심각한 경제난에 직면하면서 실익이 없던 캄보디아에서 철수했다. 이때다 싶어서 크메르루즈군이 주변 지역을 삼키며 프놈펜으로 침투하던 중, 1991년 10월 23일에 유엔안전보장이사회의 중재로 프놈펜 정부측 훈센과 ‘민주캄푸치아연합정부(CGDK)’측 노로돔 시하모니 왕이 손잡은 것이었다. 그렇지만 이 협정에 대해서 크메르루즈는 반기를 들고 투쟁을 이어갔다.

 

올해 10월 23일에 “파리 평화협정일”을 기념하는 포스터(출처: khmertimeskh.com)

 

 

2023년 보도에서 훈센 당시 총리가 언급한 바에 따르면, 윈윈 정책”은 크메르루주를 포섭하기 위해 1987년부터 도입했다고 한다. 크메르루주 지도부가 소위 당적을 CPP로 전환하는 대가로 토지를 유지하고 정부군에 합류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그리고 훈센은 “파리 평화협정”보다는 “윈윈 정책”이 캄보디아의 평화에 더 이바지했다고 보는 듯하다. 그래서 ‘평화’를 되새기는 새로운 기념일로 2022년에 12월 29일을 “윈윈 정책의 날”로 지정했다. 기념일로 승화된 이날에 대한 감격을 전국 방방곡곡에 선사하고자 2023년 6월부터 띠어반 당시 국방부 장관은 국가 예산을 들여서 각 주에 “떼쪼 평화 공원”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여기서 명칭에 등장하는 떼쪼훈센을 의미한다고 한다.

 

“떼쪼 평화 공원”과 기념물에 대한 계획을 확인하는 띠어 반 전 국방부 장관(출처: khmertimeskh.com)

 

 

도대체 1229일은 언제를 말하는 걸까? 이날은 1998년 크메르루즈 최고 지도자 누언 찌어(Nuon Chea)와 키우 썸펀(Khieu Samphan)이 프놈펜 외곽의 훈센 총리 자택에서 공식 투항함으로써 캄보디아의 30년 내전이 종식된 날이라고 한다. 물론 킬링필드학살의 주동자 뽈뽓(Pol Pot)은 프놈펜 정부군과 대치해서 태국 국경 인근의 산중에서 그해 415일 잠결에 최후를 맞았다고 한다. 이후 투항한 이들은 윈윈 정책의 골자대로 체포되거나 기소되지 않음으로써 훈센은 국제사회의 비난을 면치 못했다. 그런데 실상 크메르루주의 최후 항복이자 진정한 내전 종식은 199936일 따 목(Ta Mok) 최고사령관을 생포한 날일 것이다.

 

이미 재야의 많은 언론이 지적하듯이 현재 “평화”를 이유로 많은 캄보디아인이 수감되고 외국인도 추방된다. 최근 인권단체 리카도(Licadho)에 따르면, 정치 활동가, 노동조합원, 학생, 환경 운동가, 인권 옹호자, 일반인이 자신의 견해에 따라 정부 정책을 비판하고 환경과 인권을 옹호하면 체포 및 투옥된다고 한다. 이처럼 오늘날 갈등의 대상은 과거 세대 크메르루즈로 집약되지 않는다. 최근 CPP 연례 회의를 주관한 훈센 총재는 국민의 신뢰를 얻고 계속적인 지지율 확보를 위해서 이러한 다양한 갈등과 소통할 의사는 여전히 안중에 없어 보인다.

 

프놈펜의 “윈윈 정책” 기념비(출처: cambojanews.com)

 

 

 

 

최초 작성일: 2024년12월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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