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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 이해 칼럼/문학&예술

캄보디아 예술: “아엠 리엄”, 세간의 민낯을 자극하는 아티스트

by 까페브라운 2024. 7.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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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디자인한 왕관과 악세서리를 착용하고 포즈를 취하는 "아엠 리엄(Em Riem)" 아티스트(출처: focus-cambodia.com)

 

 

“아엠 리엄(Em Riem)”은 캄보디아에서 화가, 조각가, 패션 디자이너, 모델 등으로 활동하는 아티스트이다. 초창기에 그는 언더그라운드에서 재능이 널리 알려진 예술가였다. 다들 그렇듯이 모교인 프놈펜의 왕립예술대학교 근처에서 갤러리를 운영하며 자신의 작품을 전시하곤 했다. 갤러리에서 최고 인기 작품으로는 크메르루주 희생자들의 초상화 시리즈가 꼽힌다.

 

아엠 리엠의 초기 작품이자 가장 인기 있는 작품 중 하나로 쌀가마니에 그린 크메르루주 희생자들의 모습(출처: focus-cambodia.com)

 

2018년 3월 "아엠 리엄(Em Riem)" 아티스트(출처: khmertimeskh.com)

 

 

2018 인터뷰 기사를 보면 아엠 리엄은 캄보디아 미술계에서 센세이셔널했는데 그 점은 현재도 변함이 없다. 그런데 당시는 끝이 위로 둥글게 말린 콧수염도 없이 지금보다는 얌전하고 세상과도 타협적으로 보인다. 패션 디자이너이기도 한 그는 굵은 실을 엉성하게 엮은 미완성 드레스를 선보이며 좀 야하죠?”라고 웃었다. 그리고는 이내 캄보디아 사회에서 수용되도록 더 작업할 것이라고 언급한 부분이 인상적이다. 그때도 논란은 있었다. 남성 모델에게 압사라 여신의 관을 씌웠다는 비판이었다. 그는 압사라 무용수로 남성도 있으며 바이욘 사원 벽화에서 관찰된다고 반박할 정도로 고증과 연구가 철저하다.

 

2018년 5월, 아엠 리엄 아티스트와 바이욘 사원 벽화 및 머리의 관과 팔찌 등으로 장식한 압사라 남성 무용수(출처: lareine.com.kh)

 

 

그는 1971년생(53세)으로 유년 시절을 캄보디아 내전과 위험에 둘러싸여 자랐다. 그의 가족은 고향인 껀달주를 떠나 바탐방주의 시골로 도피해서 살아남았다고 한다. 격동의 시대를 살아야 했던 만큼 그림은 하나의 출구이자 재능이었다. 크메르루주 시대가 끝난 후에는 가구를 제작하는 아버지를 따라 목공예를 배웠다. 2001년에 프놈펜 왕립예술대학교(RUFA)에서 그래픽 디자인 학위를 취득했다. 대학생일 때 1997년에 모델 에이전시에 소속해서 1998~1999년에는 Cellcard(당시에는 Mobitel)라는 통신사의 휴대전화 광고 모델로도 활약했다. 자신의 림도 팔아서 재능을 펼치면서 생계유지와 함께 명성도 얻었다.

 

이러한 이력에 따라 아엠 리엄은 프랑스문화원으로부터 장학생으로 선발되어 프랑스의 명문 미술대학교(École Supérieure d'Art et Design Saint-Étienne)에 진학할 수 있었다. 타국에서 그는 캄보디아인으로서 대충 한다는 소리를 안 들으려고 독하게 공부해서 수석도 차지하며 석사에 이어 2007년 박사 학위까지 취득했다. 캄보디아에 귀국한 후에 미술교사로도 재직하면서 시소왓(Sisowath) 고등학교 북쪽에 전시관(X-EM design-La Galerie)을 열어서 그림, 조각, 가구 디자인, 도자기, 패션 디자인에서도 이름을 떨쳤다.

 

아엠 리엄의 패션 퍼포먼스를 보면 무지개 빛깔이 다채롭고 굵은 굽의 하이힐은 분명 성의 경계를 허물려는 심산이다. 실제로 그는 성소수자들(LGBT)을 지지하는 입장으로서 디자인에도 그러한 스타일을 반영했다. 그런데 그도 놀랍게도 두 명의 다른 파트너에게서 (10세)과 아들(12세)을 둔 보통의 아버지였다. 그 아들도 처음에는 아버지의 런웨이를 보고 충격을 받았다는데 모델 일을 한다고 설명하자 이해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이렇게 그가 아들을 설득한 것처럼 서슬 퍼런 캄보디아의 안티 대중들도 그의 볼썽사나운 컨셉을 수긍하는 날이 올까?

 

5월 28일 한 뮤직비디오 오프닝 파티에 참석한 아엠 리엄 아티스트, 이때의 의상으로 대중의 뭇매를 맞고 크메르예술가협회는 그를 소환해서 공식적으로 자제할 것을 요구(출처: khmertimeskh.com)

 

 

명성이 오랜 만큼 그를 둘러싼 논쟁은 다양했다. 최근 논란은 지난 5월 28일 한 뮤직비디오 오프닝 파티에서 보여준 의상에서 비롯됐다. 상체는 형광색의 굵은 스프링을 목에 두르고 플라스틱 병뚜껑을 재활용한 턱받이를 걸쳤다. 하체는 검은색 그물 팬티스타킹을 입은 채 버려졌을 법한 PC 메인보드를 이어 붙여서 만든 가리개를 앞쪽의 중요 부위와 뒤쪽의 엉덩이를 아슬아슬하게 감쌌. 밝은 주황색의 굽이 두꺼운 하이힐도 패션 퍼포먼스의 완성으로서 특징적이다. 당시 대중은 ‘미쳤다’는 둥, ‘크메르 문화가 아니’라는 둥, ‘민폐’라는 둥의 비난과 분노가 빗발쳤다.

 

6월 29일 프놈펜 팩토리(Fctory Phnom Penh)에서 아엠 리엄 아티스트(출처: popular.com.kh)

 

 

이에 대해 아엠 리엄은 고대 크메르인의 의상 컨셉을 따랐다고 분명히 했다. 목에 두른 ‘굵은 스프링(슬링키)’은 캄보디아 소수민족의 의상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했다. 그러나 크메르예술가협회612일 그를 공개적으로 소환해서 창의적인 예술적 재능은 유감없이 펼치되 부디 서구에서나 통할 법한 ‘이상하게 야한(sexy)’ 컨셉은 지양할 것을 촉구했다. 그게 반영돼서인지 629일 프놈펜 팩토리(Fctory Phnom Penh)에서는 하의에 검은색 타이즈나따나 입었다. 그러나 현관에나 두는 싸구려 깔판으로 원피스를 구현했다는 대중의 비난은 여전하다.

 

 

 

 

최초 작성일: 2024년7월12일

1차 수정일: 2024년7월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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