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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 이해 칼럼/국가&정치

캄보디아 전설: 몬돌끼리주 “처녀의 가슴 산” 이야기

by 까페브라운 2024. 5.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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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놈더끄러몸 산(처녀의 가슴 산)" (출처: karpit.news)

 

처녀의 가슴 산(Female Breast Mountain)”캄보디아어로 프놈더끄러몸(Phnom Doh Kromom)”으로, 현지어를 직역하면 다소 적나라한데 영어에서는 정숙한(Virtuous) 여인의 가슴 산으로 번역하기도 한다. 이 산은 몬돌끼리주 센모노롬(Senmonorom)시 쏙돔(Sokhdom)동에 위치한 한 쌍의 구릉지이다. 두 곳 모두 정상에는 불교 사당이 있다. 이곳은 몬돌끼리주 원주민 집단(인구의 80%) 중에서도 대부분을 차지하는 부농(Bunong)족에게 중요한 영적 장소이다. 산의 생김새는 주변의 여느 산과 비교해도 특별할 것은 없다.

 

이 산의 당초 명칭은 구릉지마다 모두 수호천사가 있어서 각각 “찌호우 할머니 산(Chihov Mountain)”과 “찌호아 할머니 산(Chihor Mountain)”으로 불렸다. 그런데 1950년대 후반 내지 1960년대 초반에 몬돌끼리를 끄라쩨 지방에서 분리하기 위해 파견된 정부 관리가 기존의 이름과 역사를 무시하고 “처녀의 가슴 산”으로 명명했다. 산의 모습이 마치 처녀의 가슴이 봉긋 솟아있는 모습과 같아서 이렇게 붙였다. 이때부터 명칭은 이 지방의 크메르인과 부농족에게도 널리 알려졌다.

 

두 "산"의 수호천사인 "찌호우" 할머니와 "찌호아" 할머니

 

 

이 산의 신성함 때문에 부농족은 사당을 짓고 바위로 된 신상을 두었다. 바위는 교체를 거듭하다가 2004630일에 뽀삿주에서 조각해온 대형 조각상이 지금처럼 놓였다. 조각상은 “처녀의 가슴 산”의 수호신인 “록따쓰러(Lok Ta Sros)”라고 불렸다. 사람들은 기도하러 가거나 록따쓰러가 기도를 들어준 보답을 위해 또는 산의 경치를 만끽하기 위해 가기도 한다.

 

수호신인 "록따쓰러" 신상(출처: postnews.com.kh)

 

처녀의 가슴 산전설은 다음과 같다. “오뜨로(O'Tro)” 마을에 “쓰러(Sros)”라는 청년이 살았다. 그는 뜨러뻬앙엄벌(Trapeang Ambil)” 마을의 친척들을 방문하곤 했는데, 그곳에서 우연히 “플롬(Phlom)”이라는 아름다운 아가씨를 보게 되었다. 첫눈에 반해 버린 그는 부모에게 여자 측 부모를 만나 결혼을 주선하도록 간청했다. “플롬의 부모는 딸과 쓰러의 결혼을 허락했지만, 신랑 측이 지참금인 물소, 흰 소, 돼지, 술 항아리, 보석류 등을 준비할 때까지 기다려야 했다.

 

"쓰러(오른쪽)"와 "플롬"

 

 

"쓰러"와 "플롬"의 결혼을 동의하는 양가 부모들

 

 

“쓰러”의 가족이 지참금을 모두 마련하고 “플롬”의 가족도 신랑 맞이 준비를 마쳤을 때는 공교롭게도 벼를 수확하는 시기였다. 부농족은 모든 것에 정령이 있다고 믿기 때문에 “쓰러”와 “플롬”의 결혼식은 연기되어야 했다. 벼를 수확한 후에 벼의 정령에게 기도하지 않는다면 그 벼의 껍질을 벗겨서도 안 되고 결혼식에 쓸 수도 없었다. 신혼부부에게 불운을 가져올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그들은 먼저 벼의 정령에게 기도해야 했다.

 

수확 후 벼의 정령에게 기도를 올리는 부농족 마을 사람들

 

 

플롬의 가족은 벼가 동물에 의해 파괴되거나 숲, , 계곡과 시내의 수호천사들에게 잡혀 숲에서 길을 잃은 벼의 정령을 불러오기 위해 기도하던 날에 “플롬”은 집에서 쓸 물을 나르러 나갔다. 그리고는 그녀가 너무나 오랫동안 돌아오지 않았기 때문에 플롬의 부모는 매우 걱정하면서 찾았다. 딸이 물을 길으러 갔던 곳까지 수색했을 때는 물통과 물을 뜨는 바가지만 발견했다. 이 소식에 놀란 쓰러도 그녀를 찾는 것을 멈추지 않았다.

 

어느 날 “쓰러”는 “찌호우” 할머니와 “찌호아” 할머니가 수호천사로 지키는 산 인근에 대나무를 자르러 갔다. “쓰러”를 본 수호천사들은 “플롬”에게 약혼자를 만나라고 말했다. 이렇게 약혼자를 만난 쓰러는 매우 놀랐다. 그녀도 그에게 얼마나 그리워했는지 말했고 실종 기간의 삶도 이야기했다. 그녀는 두 할머니가 그녀를 나가지 못하게 막았고 그녀에게 이곳 지역을 지키라는 요청을 받았다고 밝혔다. 그리고는 “쓰러”에게 자신과 함께 있어달라고 부탁했다. 그는 기뻐하며 그녀의 요청을 받아들였다.

 

"산"을 함께 지키기로 한 "쓰러"와 "플롬"

 

 

두 사람의 실종은 마을 전체를 혼란에 빠뜨렸다. 그래서 사람들은 기도를 거행해서 둘이 사라진 것이 아님을 알게 되었다. “쓰러의 부모님은 찌호우할머니 산과 찌호아할머니 산으로 가서 플롬쓰러를 만났다. 둘 다 수호천사인 할머니들의 산을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그들은 모두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지역과 산의 수호신에게 복을 기원하는 제사를 지내도록 했다. 또한 두 할머니는 사람들이 이 산을 처녀의 가슴 산이라고 부르도록 했다.

 

 

 

최초 작성일: 2024년5월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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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 글은 뉴스브리핑 캄보디아 칼럼 [캄보디아 더 알아보기]에도 수록된 내용으로서 저작권이 발생합니다. 그러니 내용을 참조하실 때 꼭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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