뚜렷한 직업이 없이 해외에서 오래 체류하는 한국인이라도 연례 또는 격년제로 고국을 방문하게 되면 건강보험 지역 가입자로서 차별 없는 혜택에 따라 건강검진을 받거나 질병을 치료할 수 있다. 그런데 캄보디아에서도 일반인들이 국민건강보험의 혜택을 받고 있을까?
공무원은 2008년부터 시행된 공무원사회보장기금(NSSFCS)과 2017년부터 시행한 공무원 건강보험 정책에 따라 안정적으로 혜택을 보는 듯하다. 또 극빈층도 2006년부터 시행된 건강형평성기금(HEF)을 통해 의료서비스를 무료로 받는다고 알려졌다. 일반 직장인도 노동법 조항에서 정의된 근로자라면 2018년부터 고용주가 국가사회보장기금(NSSF)에 건강보험료 전액을 의무적으로 납부해야 한다. 그러나 아직까지 비공식 부문 근로자 및 공식 부문 근로자의 부양가족은 최적의 보험료를 설정하지 못해서 한국과 같은 지역 가입자가 없다.
이런 가운데 최근에 변화를 보이는 소식이 있다. 3월 29일자 freshnews 보도내용에 따르면, NSSF는 비공식 부문 근로자의 사회보험을 확대할 목적으로 프놈펜에서 운행하는 툭툭 운전자들을 대상으로 4월부터 건강관리를 위한 사회보장 제도를 시범 운영한다고 밝혔다. 이들에게 책정된 보험료는 15,600리엘(약 $3.8)이며, 이를 두 달 연속 납부하면 건강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이 제도를 통해 제공하는 의료 및 건강관리 서비스는 산부인과 및 응급 서비스뿐만 아니라 NSSF 인증 의료시설에서의 입원 치료가 포함된다.
캄보디아에서 비공식 경제에 고용된 사람들은 전체 경제의 65% 이상이다. 이번 시범사업은 프랑스개발청(AFD)의 지원을 받아 NSSF와 NGO GRET의 파트너십으로 진행한다. 이를 통해 툭툭 운전자 및 가정부 등의 비공식 부문 근로자를 위한 통합 사회보장 시스템을 달성하려는 목표가 있다. 올해 초에는 GRET, NSSF 및 AFD가 농업 근로자를 의료보장시스템에 편입시키고자 타당성 조사를 진행하는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조만간 뚜렷한 직업이 없는 지역 가입자나 외국인까지도 공공의료체계를 부담없이 이용하게 되기를 기대한다.
한편 외국인이라도 캄보디아 국가 건강보험의 혜택을 받고자 보험료가 청구된다면 기꺼이 납부할지가 적잖이 고민스럽다. 최근에도 한 산모가 동네 산부인과를 갔는데 의사가 아기의 탯줄이 아닌 소장의 상당한 길이를 절제한 바람에 훈센 총리까지 나서서 의료 과실을 수습하고 이웃 나라 태국에서 치료를 받았지만 결국 산모는 숨졌다. 아무리 캄보디아 정부가 의료서비스의 수준을 향상시키기 위해 병원과 보건소의 개수를 늘리고, 의료 인력을 양성하기 위해 애쓴다지만 이러한 의료 과실을 전하는 보도도 증가하고 있다.
현재 추세라면 아무리 제도적인 기반이 구축된다고 해도 국가에서 운영하는 건강보험 가입률은 높을 것 같지 않다. 사실 지방의 보건실태는 차치하고라도 프놈펜 시내에는 병원과 의원 및 약국이 넘쳐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돈 많은 캄보디아 부자들이나 심지어 공무원들도 태국이나 베트남으로 의료관광 떠나기를 망설이지 않는다. 국가 건강보험의 가입률을 높이고 지속성을 담보하기 위해서는 의료서비스의 무분별한 팽창을 제어하고 질적인 수준을 제고해서 잠재 가입자들의 신뢰를 얻는 데 국가와 개발 파트너가 집중해야 할 것이다.
자료 조사에 따르면, 캄보디아의 국가 건강보험 체계 정립에는 한국이 혁혁한 공을 세운 것으로 보인다. NSSF는 2017년 9월 한국의 건강보험제도 운영 경험을 벤치마킹하고자 방문했다. 이어 2019년 4월에 한국 국민건강보험공단과 MOU를 체결해서 한국이 세계 최단기간(12년) 내에 전 국민 건강보험을 달성한 경험과 운영 기술을 전수받고 있다. 작년 11월에는 한국 보건복지부가 캄보디아의 보건부와 함께 의료보장 분야 협력 강화방안을 논의하고 2026년까지 캄보디아 의료급여심사원 역량강화 지원 등을 위해 총 86억 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최초 작성일: 2023년3월31일
1차 수정: 2023년4월1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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