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캄보디아는 경제성장률 7%를 찍었을 무렵 시아누크빌의 중국인 폭력배와 도박단을 쳐내는 강단을 보이기도 했다. 당시에 캄보디아 학자들이 주최하는 국제 컨퍼런스에서는 중국인의 비행을 적나라하게 꼬집는 프레젠테이션이 공개되기도 했다. 바로 다음 해에 코로나19 지역사회 감염이 상당 기간 창궐했는데 역시 중국인 관광객의 일탈이 시발점이었다. 그러나 캄보디아는 선택의 여지가 없이 세계가 불신하던 중국제 백신으로 거의 전 국민에게 2차 접종까지 맞히고는 2021년 11월부터 국가 경제 재개를 선언했다.
과연 훈센 총리의 영도력 덕분인지 지난 3년이 주마등 같다. 이제 1월 8일이면 중국에서도 해외 입국자의 시설 격리를 폐지한다. 중국인들이 자국을 입국하는데 필요한 방역지침이 완화됨에 따라 이들의 해외여행이 활발할 전망이다. 이에 캄보디아는 오매불망 2019년의 부흥을 재현하기 위해 중국인 관광객에게 필사적이다. 중국준비센터(CRC)를 통해 관계 공무원과 직원을 대상으로 중국어와 문화 지식을 함양하고 투자자의 요구에 부응하는 관광 패키지와 부가 서비스를 점검하고 있다.
중국은 서한 시대(기원전 100년경)부터 캄보디아와 문화 및 상업 관계를 유지했을 것으로 추정한다. 캄보디아 최초의 왕국인 푸난(1~2세기-6세기)이 건국되기 전으로, 중국이 인도를 다녀온 기록을 토대로 캄보디아 영토를 경유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구체성을 띠는 오나라(229~280)의 푸난 왕국에 관한 기록물도 영토 확장이 아닌 경제적이고 문화적인 비전이 있었다. 이를 두고 프랑스 연구자들은 사업수완이 부족한 캄보디아인이 국가를 이루고 번영할 수 있었던 단초는 중국과 2000년 이상 무역을 한 덕분이라고 한다.
한편 1271년부터 1368년까지 97년간 중국을 지배한 몽골 제국(원나라)의 포부는 달랐다. 앙코르제국은 위대한 통치자 자야바르만 7세(재위 1181~1219) 치세 이후 국력이 쇠퇴했다. 그래서 원나라의 위협에 시달리다가 1285년부터 앙코르제국은 매년 세금과 공물을 바치는 식민지로 전락했다. 당시 원나라 테무르 칸(재위 1294~1307)은 식민 지배를 원활히 할 목적으로 무역 상인 주달관(1266~1346)을 파견했다. 『진랍풍토기』는 1296년부터 1297년까지 동남아의 군사 정보와 내부 정치 상황, 지리 등에 대한 주달관의 기록물이다.
오늘날 프놈펜 전역에서 상권을 쥐고 있는 중국계 캄보디아인 선조의 상당수는 명・청 교체기에 발생한 대규모 유민들이다. 청나라(1644~1912)에 복속될 수 없었던 중국 전역의 충성파 명나라 장수들은 1679년에 일족을 이끌고 베트남 북부를 비롯하여 메콩 삼각주까지 흩어져서 캄보디아 땅에도 정착했다. 이들은 출신에 따라 전문성을 띄었는데, 차오산(Teochew) 사람은 사업가, 푸젠성(Hokkien) 사람은 정부 사업에 대한 욕구가 강했고, 광둥인(Cantonese)은 메콩강 등에서 항해술에 두각을 드러냈다.
20세기 중반, 중국은 캄보디아를 베트남의 지배적인 영향력에 대한 균형추로 이용했다. 중국 공산당은 캄보디아에서 중국 국민당과 가까운 론놀 정권에 맞서 크메르루주를 지원하고 노로돔 시아누크 왕자와도 우호 관계를 맺었다. 1978년 베트남 군대가 캄보디아를 침공했을 때 중국은 정치와 군사적으로 크메르루주를 광범위하게 지원했다. 그러나 1997년에 쿠데타를 일으켜서 라나리드 왕자를 축출한 친베트남계 훈센 총리 정권의 편에 섬으로써 지금까지 “철통같은” 우정을 과시한다.
최근에 훈센 총리는 중국이 캄보디아가 필요로 하는 자금이라면 조건 없는 원조를 제공한다면서 무한한 애착을 드러냈다. 2021년 야당 탄압을 이유로 서방에서 무역 특혜를 철회했을 때도 이를 만회하도록 중국이 캄보디아 제품을 적극 구입하리라 믿었다. 그러나 작년 11월까지 캄보디아는 중국 수출 11억900만 달러에 대해 무역 적자만 83억6100만 달러이다. 반면에 미국에 대해서는 79억2500만 달러(▲24.35%)의 엄청난 흑자를 기록했다. 이러니 양국의 우정은 차치하고 훈센 총리가 중국의 안방까지 입성해서 원조를 발언해도 당당할 수 있나 보다.
최초 작성일: 2023년1월6일
1차 수정: 2023년4월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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