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정부가 2019년8월2일자로 시행한 ‘2020년 캄보디아 공휴일 공지문’에 따라 2020년 하반기(7월~12월) 공휴일에 대한 의미와 기념하는 양상을 살펴 보고자 한다. 하반기의 단초가 되는 7월과 8월에는 공식 휴일이 없기는 한데 본격적인 우기로 인해서 상반기의 맹렬한 더위를 잊을만큼 일하기에는 괜찮은 날씨이다. 또한 많은 캄보디아 학생들은 대체로 6월말쯤에 학기가 마무리됨에 따라 9월중에 신학기가 시작되기 전까지는 긴 방학을 보내게 된다. 그리고 신학기가 시작되더라도 프춤번 시즌과 맞물려서 전반적으로는 어수선하다.
9월의 프춤번은 15일 동안을 이르는데 대략 음력 8월16일부터 29일까지를 ‘깐번’이라고 부르고 음력 8월30일을 ‘프춤번 축제일’이라고 부르며 그 날의 앞뒤를 포함해서 3일간이 공식적인 연휴이다. 프춤번은 조상들의 날 또는 배고픈 귀신들의 축제라고도 불리며, 여기서 ‘프춤’은 ‘모으다’를, ‘번’은 ‘밥 덩어리’를 의미한다. 깐번 기간에 캄보디아 사람들은 사원에 시주하고 우안거를 지내는 스님들에게 공양을 바침으로써 조상들의 죄가 사해지기를 기도한다. 그리고 새벽에는 밥옹심이를 접시에 담아서 사원의 유골탑 주변에 흩뿌리고는 죄많은 조상들의 넋을 위로한다.
9월24일은 제헌절로서 1993년에 노로돔 시하누크 국왕이 입헌군주국의 시작을 알리는 헌법에 서명한 날이다. 헌법에서는 캄보디아의 국왕에 대해서 선출직이라는 점을 분명히 하고 통치권자이지만 통치하지 못한다고 못박고 있다. 국교에 대해서는 불교로 정하고 있지만 다양한 종교의 자유를 보장한다. 또한 크메르 국적자만이 토지를 소유할 수 있다는 조항도 눈에 띈다. 제51조 자유민주주의와 다원주의는 현재 정치적 상황으로 인해서 논란이 되는 조항이다. 제56조에서는 시장경제시스템을 채택하고 있음을 밝히고 있다.
10월 15일은 2012년 서거한 노로돔 시하누크 선왕 추모일이다. 그는 캄보디아가 프랑스 식민지 시기인 1941년 10월에 왕위에 올랐다. 현대사의 파란만장한 수레바퀴 속에서 수차례의 폐위와 복권을 전전하면서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했던 최후의 군주이다. 말년에는 무력하기만 했던 왕위를 막내 아들에게 물려주고 중국과 북한 등으로 요양하며 향년 91세에 임종을 맞았다. 2004년 10월 29일은 현 국왕인 노로돔 시하모니 국왕 대관일이다. 부왕의 퇴위 표명이후에 헌법에 따라 국왕선출위원회에서 공식적으로 추대되어 즉위식이 거행됐다.
매년 10, 11월 무렵의 음력 보름이면 물축제 기간으로서 2020년에는 10월30일부터 3일간이다. 6, 7월이후 우기 동안에 엄청나게 불어난 메콩강물이 상류인 똔레삽으로 역류하다가 우기가 끝나면 물길이 다시 정상으로 돌아오는데 이때 축제를 통해서 비옥한 농토와 풍부한 물고기를 주신 것에 대해서 강의 신에게 감사를 드린다. 이때 전국적으로 실시되는 배경기는 자야바르만 7세가 참파국과의 해전(1177-1181)에서 승리한 것을 기념한 것이 시초이다. 또한 볶아서 얇게 찧은 햅쌀 먹기, 보름달에 소원 빌기, 배 띄우기 등의 풍습도 행해진다.
11월9일 독립기념일은 프랑스로부터 90년간의 식민지 역사를 공식적으로 청산한 1953년을 기념한다. 당시 수년간 독립 운동을 주도했던 노로돔 시하누크 선왕은 오늘날까지도 캄보디아 독립의 아버지로 추앙받는다. 이날에 전역에서는 축제를 열고 길거리 퍼레이드, 축포 등으로 축하한다. 12월에는 2019년까지만해도 국제 인권의 날이 공휴일이었는데 2020년부터는 폐지됐다. 관련 단체들은 인권 수준이 저열한 캄보디아에서 휴일까지 폐지되어서 자칫 인권에 대한 의식이나 관심이 저하될 것을 우려한다.
최초 작성일: 2019년8월17일
1차 수정: 2020년4월30일
2차 수정: 2020년10월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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