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과일: 뜨거운 날씨라야 더 맛나는 열대과일

캄보디아 관광객이라면 누구나 열대과일을 질릴 만큼 먹고 돌아가야 돈 버는 여행이라고들 말한다. 그만큼 한국에 비하면 값도 저렴하고 종류도 다양한데다가 맛도 좋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캄보디아에서 과일을 최상의 품질로 맛보려면 수확시기를 어느정도 고려하는 것이 좋다. 거의 모든 과일을 사시사철 구할 수 있지만 확실히 제철에 더 맛있다. 대체로 가장 더운 4,5월의 건기를 지나면 반들반들하게 윤기나는 과일들이 최상의 당도를 자랑한다. 물론 아무리 제철이라서 과일이 풍족할지라도 관광객이 체감하는 것과 달리 캄보디아 거주민에게는 과일값이 그렇게 싼 것은 아니다.

 

캄보디아의 재래시장 과일 좌판의 모습(출처: realestate.com.kh)

캄보디아에서 지갑 열기가 다소 망설여지는 비싼 과일의 대표 주자는 바로 과일의 왕이라고 불리는 두리안(현지어: 투렌)이다. 6월-7월이 제철이며 깜뽓주와 깜뽕짬주가 대표적인 생산지이다. 1kg에 $7(28,000KHR)이상을 호가하며 보통 크기의 두리안 1개는 대략 2~3kg 정도 한다. 그런데 특유의 냄새 때문에 취급상의 주의를 요한다. 공공장소에서는 김치 냄새가 불쾌감을 주는 것처럼 맛있게 잘 익은 두리안은 호텔 출입에서 경계 대상이다. 또한 처음 맛보면 실망하는 경우도 많은데 두세 차례 더 먹다보면 곧 익숙해지고 매력에 푹 빠지는 듯하다.

 

깜뽓주에서 두리안을 모델로 세워진 건축물(출처: rove.me)

망고(스와이)는 대체로 모든 계절에 다 맛볼 수 있는데 3월-5월이 가장 맛있다. 이맘 때면 프놈펜에서도 집집마다 망고가 노랗게 익어가고 길가에는 아무렇게나 낙과가 발생한다. 마치 가을무렵 한국의 집 마당 한켠의 감나무를 연상케 한다. 품종마다 껍질은 녹색, 연두색, 노란색, 붉은색 등으로 다양하고, 과육도 하얀색 혹은 노란색에다가 속살이 딱딱한 것도 있고 부드러운 것도 있다. 크기도 골프공만한 것부터 어른 팔뚝만한 것까지 여러가지이다. 보통은 어른 손바닥만한 크기 3개가 1kg인데 값은 $1.5(6,000KHR) 정도가 적당하다.

 

캄보디아 망고(출처: pixabay.com)

초록색 오렌지 혹은 뽀삿 오렌지(끄로잇뽀삿)는 프랑스 식민지 시기에 뽀삿주에서 제일 먼저 재배되었다는데 오늘날은 바탐방주가 주요 생산지이다. 바탐방에서 프놈펜 방향으로 빠지는 길목은 지역의 특산품인 뽀삿 오렌지를 팔고 사려는 사람들로 장사진이다. 보통 42개를 한 묶음으로 $6.25(25,000KHR)에 거래된다. 현지인들은 오렌지의 초록색 겉부분을 과도로 얇게 깎아내고 가운데를 중심으로 서너 조각으로 자른 다음에 심지 부분과 씨를 제거해서 손님에게 대접한다. 그럼 캄보디아인 손님은 조각을 손으로 꽉 잡고는 입으로 과즙만 짜서 먹는다.

 

초록 오렌지(출처: phnompenhpost.com)

그밖에 캄보디아에서 접할 수 있는 좀 생소하고 특별한 과일로는 ‘플라에뜩다꼬’(Milk Fruit), ‘르못’(Sapodilla), ‘띠업’(Custard Apple), ‘플라에스뻐으’(Star Fruit) 등이 있다.

 

플라에뜩다꼬(출처: pixabay.com)

플라에뜩다꼬는 표면은 반들반들하고 초록색 또는 자주색을 띄는데 주물거리면 쿠션처럼 말랑말랑하다. 절반으로 잘라서 하얀색 젤리 같은 속살을 숫가락으로 퍼 먹으면 된다. 우유같은 과즙이 나오고 탱글탱글하면서 부드러운 과육이 적당히 달콤하다. 1월부터 3월사이에 시장에서 볼 수 있으며 12개에 대략 $2.5(10,000KHR)이다. 비슷한 시기에 나오는 르못은 짙은 갈색으로 작 익어서 숙성됐을 때 먹으면 한국의 가을철 단감을 연상케 하는 과일이다. 덜 익은 것은 껌처럼 찐득거리는 진액 때문에 불쾌할 수 있다. 1kg에 대략 $1.5(5,000KHR)이다.

 

띠업(출처: pixabay.com)

띠업은 ‘부처상의 머리’처럼 생겼다고 해서 ‘석가’라는 이름으로도 알려져 있다. 연두색의 오돌토돌한 표면을 뜯어내고 하얀 속살을 먹으면 되는데 과육의 살점마다 알알이 박혀있는 검은색의 굵직한 씨앗을 골라내야 해서 좀 성가시다. 그런데 상큼한 사과향에 부드럽고 쫄깃한 식감과 적당한 달콤함이 매력적이다. 출하시기는 7월-11월이고 1kg에 $2.5(10,000KHR)이다. 플라에스뻐으는 노르스름한 과일의 단면을 잘랐을 때 별 모양이 선명해서 놀랍다. 또 맛은 새콤달콤하고 풍부한 과즙의 청량한 느낌 때문에 기분이 산뜻해지는 과일이다.

 

플라에스뻐으 (출처: wikipedia.org)

캄보디아에서 과일을 구입할 때 고려할 점이 있다. 먼저 비 온 다음날은 가급적 사지 않는 것이 좋다. 특히 우기 시즌에는 나무에서 바로 딴 과일이라도 각종 벌레가 엄청나게 바글대니까 조심해야 한다. 그래서 4월-6월의 고온건조한 시즌에 나오는 과일이 가장 맛도 좋고 병충해로부터도 안전하다. 또한 겉으로 봐서는 싱싱해 보여도 속은 썩은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그러니까 값에 관계없이 그 가게에서 제일 싱싱한 것으로 사야 한다. 마지막으로 손질된 과일은 바로 그날 먹어치워야 하고 냉장고에 보관할지라도 다음날까지는 남기지 않아야 한다.

 

 

최초 작성일: 2019년9월29일

1차 수정: 2020년4월30일

2차 수정: 2020년10월3일

 

 

 

*** 위 글에서 부적절한 표현이나 보완할 내용을 알려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위 글은 뉴스브리핑 캄보디아 칼럼 [캄보디아 더 알아보기] 및 산림청과 한국임업진흥원이 발간한 "캄보디아의 이해"(2020) 책자에도 수록된 내용으로서 저작권이 발생합니다. 그러니 내용을 참조하실 때 꼭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 도움이 되셨다면 공감과 구독, 기타 댓글로도 아낌없는 격려를 부탁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