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월 17일 프놈펜의 호텔에서 캄보디아인 여성(24세)이 질식사한 채 침대밑에 유기되었다. 호텔 청소부가 발견했고 경찰이 폐쇄회로TV를 확인해서 18일에 한국인 A씨(43세)가 검거됐다. 이러한 뉴스를 네이버를 통해 확인한 많은 한국 네티즌들은 거의 하나같이 해당 한국인 범죄자에 대해 캄보디아에서 사형에 처해져야 한다는 댓글로 응수했다. 아무래도 크메르루즈의 잔혹 행위의 역사에 따라 더욱더 야만적으로 죄값을 치루라는 비난일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댓글은 모두 틀렸다. 캄보디아는 공식적으로 사형제도가 없는 국가이기 때문이다.
1989년 4월, 소련에서 시작되어 궁극적으로 냉전 시대의 종식을 가져온 정치 및 경제 개혁에 대응하여 현 캄보디아국민당(CPP)의 당시 정부인 캄푸치아인민공화국(PRK)은 1981년 제정한 헌법을 개정하여 사형제를 폐지한다고 명시했다. 1991년 10월 23일 “캄보디아 갈등의 포괄적 정치적 해결에 관한 협정”(파리 협정)이 체결된 결과, 캄보디아왕국의 새로운 헌법이 1993년 9월 24일에 공포됐다. 인권은 파리 협정의 중요한 요소였던 바에 따라 1993년 헌법 제32조(2)항에서 “모든 사람은 생명, 자유, 신체 안전에 대한 권리를 가진다. 사형은 없다”고 규정하여 최고 법률 수준에서 모든 범죄에 대한 사형을 효과적으로 폐지했다.
동남아시아연구(2005/Trudy Jacobsen)에 따르면, 19세기 말까지 캄보디아의 처벌은 일반적으로 벌금, 노예화, 코나 귀 절단 또는 사형으로 구성됐다. 13세기말~14세기에 걸쳐 크메르 제국을 탐험했던 원나라 사신 주달관은 고대 통치자들이 사형을 즐겨 하지는 않았던 것 같다고 여겼다. 고대 캄보디아에서는 중국에서 그랬던 것처럼 교수형이나 참수로 범죄자를 처형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죄질이 매우 심각한 경우’라면 수도의 서문 밖에 ‘구덩이를 파고 죄인을 묻은 후 흙과 돌을 던져 높이 쌓는 것’으로 형을 집행했다.
앙두엉 왕(1848-1860)은 사형수들에게 직접 형을 선고하고 집행을 감독했다. 왕실 여성과의 관계나 왕실 재산 횡령은 식민지 시대에도 최악의 범죄로 여겨서 사형이 선고됐다. 일반인의 경우, 여성 3명이 1929년 11월 15일 깜뽕톰주 구청장의 첩을 살해한 혐의로 1934년 6월 16일 사형을 선고받았다. 1880년대에는 아버지가 살해된 15세 소녀가 바탐방 지방법원에서 살인자들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당시 소녀는 판사의 관대한 판결과 엄청난 보상을 거부하고 관할 주지사에게 살인자들의 사형을 요구함으로써 결국 집행됐다고 한다.
1924년 형법 제21조에서 예를 들어, 불교 사제의 생명에 대한 해악, 고의로 살인한 경우, 계획적 살인, 고의적 독살, 의도한 살인 등에 대해 3급 중범죄로 분류하고, 이에 대한 처벌로 사형을 인정했다. 크메르루주 정권 이후, 캄보디아는 1989년에 처음으로 사형제를 폐지했으며, 1992년 과도기 동안 캄보디아에서 적용되었던 사법 제도, 형법 및 형사소송법 규정에서 사형이 인정되지 않았다. 더 구체적으로, 1993년 헌법 제32조에서는 사형제도를 존재하지 않는다고 규정하여 사형을 금지하고 있다.
그 사이 사형제도의 부활 논의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1995년, 초대 제1 총리 노로돔 라나리드(Norodom Ranariddh) 왕자는 국가가 살인자와 마약 밀매범에 대해 사형을 집행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2019년 훈센 총리는 아동 강간범에 대한 사형제 도입을 고려 중이라고 밝혔지만 이는 전국적 국민투표 이후에나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가장 최근에는 국왕으로부터 하사받은 명예로운 재벌 작위(옥냐) 소지자(50대)가 2024년 6월 결혼을 앞둔 20대의 예비 부부를 무참히 총살한 데 대해 피고인에게 사형을 요구하는 대중의 목소리가 커졌었다.
최초 작성일: 2025년02월0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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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https://modern-khmer-pop.tistory.com/620 [캄보디아 노래와 이해:티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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