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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 이해 칼럼/사회&생활

캄보디아 예절: 인사말과 인사 방법

by 까페브라운 2020. 10.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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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셸 오바마 영부인과 학생의 인사, 그녀의 손끝의 위치는 적어도 상대가 자신과 동격이라는 전제하에 턱밑에 위치해야 한다.(출처: obamawhitehouse.archives.gov)

 캄보디아인도 한국의 인사말 ‘안녕하세요’ 정도는 알고 있는데, 가끔 아침, 점심, 저녁에 하는 한국식 인사말은 없냐고 질문을 받곤 한다. 캄보디아에서는 일상적으로 격식을 차리지 않고 상대의 눈을 보면서 밝고 경쾌하게 인사하는 말은 ‘쑤어쓰다이’(안녕하세요)인데 시간대마다 한 마디를 덧붙여도 좋다. 즉, 아침에는 ‘아룬 쑤어쓰다이’, 점심에는 ‘띠위어 쑤어쓰다이’, 저녁에는 ‘싸요안 쑤어쓰다이’, 잠들기 전에는 ‘리어뜨라이 쑤어쓰다이’이다. 그리고 헤어질 때는 ‘리어 하으이’(잘 가요) 또는 ‘떠몬 하으이’(먼저 갈게요) 라고 말한다.

 

표: 캄보디아어 비격식적 인사말

그런데 10년이상 생활하면서 캄보디아 사람들이 시간대마다 표현을 달리해서 인사하는 모습을 목격한 적은 거의 없다. 오히려 제일 많이 들었던 인사말은 ‘쏙써바이떼’(잘 지내요?)라는 말이었다. 그럼 ‘밧(남자)/자(여자), 쏙써바이. 어꾼!’(네, 잘 지내요. 고마워요.)이라고 대답하면서 다음 화제로 넘어가거나 그 자리를 벗어나곤 했다. 헤어질 때는 상대가 ‘덜 마옹 하으이’(시간이 됐네요), ‘리어썬 하으이’(먼저 갈게요)라면서 자연스럽게 갈 준비를 하면 ‘쏙써바이 땀플러으’(길 조심해서 잘 가요)라고 말해주면 된다.

 

표: 캄보디아어 비격식적 인사말- 만났을 때와 헤어질 때

이외에도 실례 또는 실수를 했을 때는 ‘쏨또’(실례/미안/죄송합니다/유감입니다)라고 말한다. 그런데 이미 큰 잘못을 저지른 유책자의 입에서는 거의 들을 수 없는 말이라서 자신의 죄를 인정하는 표현이라기보다는, 일상적으로 타인의 정신적이거나 물리적인 영역을 어쩔 수 없이 침범하기 전에 먼저 상대의 주의를 끌고 공손하게 예를 표현하기 위해서 쓰인다고 이해하면 좋겠다. 그래서 대화도중에 새로운 화제를 도입할 때, 길을 비켜달라고 부탁할 때, 질문을 할 때, 안타까운 소식을 들었을 때 등에서 쓰인다.

 

표: 캄보디아어 감사 또는 사과의 말과 회답

감사를 표현할 때는 ‘어꾼’(고마워요), ‘어꾼찌라은’(대단히 고마워요), ‘쏨어꾼’(감사합니다)이라고 말하면 된다. 이런 말을 들었을 때는 ‘크뇸꺼어꾼다에’(저도 고마워요), ‘엇(먼)아이떼’(아니에요/괜찮아요) 등으로 대답할 수 있다. 여기서 ‘엇(먼)아이떼’는 ‘쏨또’(미안해요)에 대한 대답으로도 널리 쓰이니까 같이 알아두고 두루 사용하면 좋겠다. 즉, 상대의 작은 실수에 대해서 용인이 가능할 때나 상대의 부탁이나 요청을 쿨하게 수락할 때 사용하면 된다.

 

캄보디아에서 격식적인 합장 인사법(출처: chanbokeo.com)

예의를 갖추어 인사할 때는 만났을 때 ‘쭘립쑤어’(ជំរាបសួរ, 안녕하십니까), 헤어질 때 ‘쭘립리어’(ជំរាបលា, 안녕히 계십시오/안녕히 가십시오)라고 말하면서 불교식으로 합장을 하며 고개를 살짝 앞으로 까딱한다. 이때 상대의 존귀한 정도에 따라 손의 위치가 달라진다. 1단계는 가슴 수준으로 친구나 동년배에 대해서 중지 끝이 턱밑에 온다. 2단계는 입 수준으로 상사, 연장자, 고위급 관료에 대해서 중지 끝이 아랫입술에 온다. 3단계는 코 수준으로 부모님, 할아버지, 선생님에 대해서 중지 끝이 코끝에 온다.

 

4단계는 눈썹 수준으로 왕, 승려에 대해서 중지 끝이 양쪽 눈썹 사이에 온다. 마지막으로 5단계는 이마 수준으로 신에게 기도를 올릴 때 엄지 끝이 이마에 오도록 한다. 또한 무릎을 바닥에 꿇은 다음에 엉덩이를 왼쪽으로 틀어서 바닥에 앉고는 합장한 손을 이마에 댄 채로 상채를 바닥으로 수차례 엎드리는 큰절을 할 때도 있는데, 보통 캄보디아의 전통적인 행사에서 승려들을 앞에 모셔 놓고 남녀 모두 같은 자세로 절을 하고 합장한 채로 앉아서 승려의 설법이나 축복하거나 명복을 비는 게송을 듣는다.

 

캄보디아식 전통적 합장 인사의 모습을 담은 벽화(출처: koonkhmer.com)

그래서인지 캄보디아인은 허리를 앞으로 굽히고 눈은 발끝을 보는 한국식 인사법에 익숙하지 않다. 한류가 동남아시아에서 한창이던 2009년, 캄보디아의 시골에서도 눈을 똑바로 뜨고 고개를 빳빳이 든 채로 손을 흔들며 ‘안녕~’ 또는 ‘사랑해요~’ 하면서 오토바이나 자전거로 쌩하고 지나가는 젊은이들이 꽤나 있었다. 그때마다 대략 난감해져서는 멍해진 적이 한두번이 아니다. 그래서 한국어를 처음 가르칠 때 ‘안녕하세요’라는 인사말, 온몸을 사용하는 인사법, 연장자에 대해서 지켜야 하는 한국식 예법 등을 가르쳐야 했다.

 

 

최초 작성일: 2019년9월9일

1차 수정: 2020년4월30일

2차 수정: 2020년10월2일

 

 

 

*** 위 글에서 부적절한 표현이나 보완할 내용을 알려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위 글은 뉴스브리핑 캄보디아 칼럼 [캄보디아 더 알아보기] 및 산림청과 한국임업진흥원이 발간한 "캄보디아의 이해"(2020) 책자에도 수록된 내용으로서 저작권이 발생합니다. 그러니 내용을 참조하실 때 꼭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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