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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 이해 칼럼/국가&정치

캄보디아 국제관계: 북한과 대한민국 둘다에 우호적

by 까페브라운 2020. 10.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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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 주재 북한대사관 (출처: wikipedia.org)

공식적으로 캄보디아는 북한과 1964년4월2일부터 외교관계를 수립했다. 그리고 북한 관련 매체에 따르면 1965년이후에 노로돔 시하누크 선왕은 김일성 전 위원장(1012-1994)과 의형제를 맺었다. 그래서 1970년에 친미계열 론놀 장군의 쿠데타로 노로돔 시하누크 왕이 망명자 신세로 전락했을때 그를 극진히 받아준 곳이 중국과 북한이었고, 김일성 사후 김정일 전 위원장(1942-2011)까지도 계속적으로 친밀한 관계를 유지했다. 그런데 1997년 이후 대한민국과 캄보디아의 외교관계가 발전하면서 북한과는 일반적 수준의 외교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생전의 북한의 김일성 위원장과 캄보디아의 노로돔 시아누크 왕의 단란한 모습(출처: khmertimeskh.com)

2009년에 KOICA 봉사단원으로 캄보디아에 파견될 당시에는 북한과 관련해서 평범한 지식밖에 없었다. 그래서 정부에서 파견되는 봉사단원으로서 해외에서 본격적으로 맞닥뜨릴 상황들, 즉 북한 관련 이슈들도 교육받아야 했다. 그때 받은 인상으로는 파견될 캄보디아에는 대한민국보다는 북한이 더 널리 알려져 있다는 사실이었다. 그리고 실제로 캄보디아에서 북한의 존재를 거의 매일 인식하게 했던 것은 수도 프놈펜에서도 통행량이 제일 많은 뚤꼭로터리에서 시내로 빠져 나오는 길에 한글로 ‘김일성 대원수 거리’라고 써진 대리석 현판이었다.

 

프놈펜의 뚤꼭로터리에서 시내로 빠져 나오는 길에 설치된 대리석 현판(출처: ohmynews.com)

그 거리에서 한복차림의 북한 여성들이 북한 식당을 홍보하는 모습도 종종 볼 수 있었다. 이렇게 멀리서 북한 사람들을 흘낏 보거나 호객 행위를 접하는 동안에도 나는 그들을 마치 호환마마로 인식했던 것 같다. 대한민국 교민들은 본국과 북한과의 상황에 따라서 북한 식당의 출입이나 비즈니스 또는 이웃관계에서도 분위기를 타야 할 만큼 조심스럽기 때문이다. 그래서 봉사단원으로 파견될 때는 북한과 관계해서는 눈과 귀 그리고 입을 닫고 생활해야겠다고 결론내렸었다. 그렇지만 캄보디아에 와서 내가 본 실상은 그렇게만 인식할 것은 아니었다.

 

프놈펜의 북한식당의 모습(출처: phnompenhpost.com)

막연하게 두렵게만 인식했던 북한 사람들이 대한민국 국민이 운영하는 식당을 자유롭게 출입하면서 식사하고 심지어 대한민국 국민과 비즈니스에 대해서 논하는 장면도 종종 목격됐다. 그리고 어느날 나의 주거지에도 동향의 남동생뻘되는 청년이 경비들과 잡담을 나누는 것이 아닌가? 목석이 아니었던 나는 자연스럽게 귀가 열리고 관심이 발동했다. 그때는 이미 타인의 개인정보 보호 따위는 안중에도 없는 캄보디아인들이 나에 대한 온갖 정보를 떠벌렸을 것은 말할 것도 없다. 이후에 나도 그들에게서 그의 북한 여권 사본을 확인할 수도 있었다.

 

그럼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주거지까지 공유하게 된 북한 사람을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가? 내게 먼저 말을 걸었던 그 청년은 자신이 북한 사람이라고 말한 적이 없다. 나 역시도 처음에는 외양으로만 판단해서 중국인이겠거니 생각했다. 그런데 그가 갑자기 유창한 평양 사투리로 당당하게 자기소개를 하면서 크메르어 공부가 힘들다는 것이 아닌가? 그 순간 머리가 하얘졌던 것 같다. 그리고는 크메르어 교재와 필기자료들을 몽땅 빌려줬던 것이 첫 대화였다. 그리고 그날부터 KOICA 사무소를 통해서 대사관까지 이러한 상황이 보고되어야 했다.

 

당시에 약 두달여동안 한국 전통떡도 나누어 먹고 그가 어렵다던 크메르어 학습을 돕고자 한국어학과 학생들도 소개해 주면서 왕래했었다. 그런데 어느날 그 청년이 종적을 감추면서 그러한 만남도 안타깝게 끝나버렸다. 마지막 인사가 생략됐기 때문에 빌려줬던 크메르어 교재와 필기자료 등은 돌려받지도 못했다. 그래서인지 한국식품점의 전통떡이나 그 청년이 답례로 줬던 태국 우유를 마트에서 볼 때면 고향의 누나가 그립다던 그의 말이 생각나고 그저 그 청년이 어디에서든 별탈없이 잘 지내기를 기도하게 된다.

 

당시 주거지의 관리인이나 한국어학과 학생들만 봐도 캄보디아인들은 북한이든 남한이든 둘다에 대해서 우호적이다. 한국어학과 재학생이나 졸업생 중에도 북한 식당에서 통역하는 직원이 있다. 어떤 재학생은 수업 시간에 한반도의 평화를 운운하며 이에 기여하고 싶다고도 말한다. 201812월 제14회 동남아문화 학술대회에서는 그해 4월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역사적 첫만남을 추진하기 위해서 평양을 방문했던 캄보디아인 학자분도 계셨는데, 당시에 한반도의 훈훈한 분위기에 무척이나 뿌듯해 하던 모습이셨다.

 

***2020년 02월 보도자료에 따르면, 유엔은 북한에 대한 경제제재를 위해 작년 12월 모든 북한 노동자들을 내보내라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에 따라 캄보디아 당국은 프놈펜과 시엠립에 총 115명의 북한 노동자들이 있었는데 그들을 다 돌려보냈다고 했다. 그리고 북한 식당과 박물관을 비롯한 11개 회사와 8곳의 식당을 폐쇄했다. 또한 캄보디아는 북한국적의 비자연장을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최초 작성일: 2020113

1차 수정: 2020년4월30일

2차 수정: 2020년10월2일

 

 

 

*** 위 글에서 부적절한 표현이나 보완할 내용을 알려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위 글은 뉴스브리핑 캄보디아 칼럼 [캄보디아 더 알아보기] 및 산림청과 한국임업진흥원이 발간한 "캄보디아의 이해"(2020) 책자에도 수록된 내용으로서 저작권이 발생합니다. 그러니 내용을 참조하실 때 꼭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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