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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 이해 칼럼/역사&전통

캄보디아 무술: 크메르 특공무술 “보까따오(Bokator)”

by 까페브라운 2020. 9.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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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는 아시안게임 최초의 금메달을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의 태권도 부문에서 획득했다. 그 선수는 국가의 영웅으로 추앙받았고 전국은 태권도 열풍으로 여기저기서 태권도장이 생겨났다. 여기서 드는 의문점은 인접국인 태국은 ‘옹박’이라는 영화로도 알려져 있듯이 무에타이가 유명한데 캄보디아는 국가적으로 내세울 수 있는 무술이 뭘까? 그 순간 크메르현대문학 강의를 통해서 읽었던 사회주의 계열의 문학작품 하나가 떠올랐다. "វិលរកទ្រនំ(윌록뜨러놈, 귀환)"이라는 소설인데, 어릴 때부터 할아버지로부터 보까따오 기술을 전수받은 주인공이 강력한 태국 군인에 맞서 짜릿하게 승리하는 경기 장면이 자부심 가득하게 묘사되어 있다.

 

 

(출처: wikipedia.org)

 

보까따오(ល្បុក្កតោ; L'Bokator)는 한국어로 직역하자면 ‘사자치기 전법’이다. 전하는 고사에 따르면 9세기 크메르제국이 시작되기 오래 전부터 농부들이 사자의 공격으로부터 마을을 지켜내기 위해서 이러한 무술을 개발했다고 한다. 그런데 ‘사자’는 당시 인도차이나반도에 없었을 것으로 추정되며 따라서 보까따오 고사는 인도에서 파생됐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후 12세기 자야바르만 7세는 보까따오로 무장한 군대를 결성함으로써 크메르제국 최후의 번영기를 누렸다. 이러한 역사를 뒷받침하듯 씨엠립 앙코르 지역의 사원들마다 벽면 부조에는 보까따오 기술로 상대를 제압하는 크메르 군대의 용맹함이 실감나게 표현되어 있다.

 

 

(*출처: blogspot.com)

 

그러나 TV중계를 통해서 처음으로 보까따오 경기 장면을 본다면 선수들의 특이한 동작, 이를테면 경기 초반의 의식적인 몸풀기 동작과 뭔가 촐랑대는 듯한 발놀림 및 춤사위 때문에 살짝 당황스러울 수 있다. 그렇지만 경기가 시작되고 순식간에 몸을 길게 늘이면서 상대를 향해 재빠른 발기술이 칼같이 꽂혀 들어가면 상황은 살벌해지고 두 선수 모두의 눈빛은 상대를 쓰러뜨리겠다는 집념으로 불타고 있다. 그때부터 춤추듯 껑충거리며 어깨를 들썩이는 동작은 날카롭게 공격의 틈을 엿보는 맹수의 날렵함으로 진지하게 다가오게 된다. 이렇듯이 보까따오는 싸움에만 집중하는 동남아의 여느 킥복싱과는 좀 다르다.(*아래 영상을 인내심을 갖고 지켜 보시면 생각보다 재미있습니다^^)

 

 

논란이 있을 수 있겠지만 보까따오는 시초상으로는 동남아시아의 킥복싱의 조상격이면서 동시에 격투기 동작의 종합세트라고 볼 수 있다. 보까따오는 전장에서 싸우는 병사들의 실전용 무술로서 적을 굴복시키거나 죽이기 위해서 신체뿐만 아니라 길거나 짧은 막대기를 무기로 사용하는 권법도 발달했다. 보까따오의 341개 권법과 8000내지 10000개 이르는 기술은 모두 자연에서 비롯된 것으로서 원숭이, 코끼리, 나가(뱀), 독수리, 홍학 등의 자세를 본떠서 공격과 방어의 기술로 변형했다. 이러한 기술을 10단계의 수련으로 습득하고, 그 후 10년이상을 사범으로 수행해야 진정한 고수의 반열에 오를 수 있다.

 

싼낌씨은(San Kim Sean)은 현대 보까따오의 아버지라고 불린다. 보까따오는 1975년 크메르루즈 정권기에 훈련을 담당하던 무술 사범들이 대부분 제거되면서 쇠락했다. 그리고 2001년부터 싼낌씨은은 전국에서 은둔하던 고수들을 설득하고 정부의 협조를 얻어서 보까따오를 부활시키는 데 기여했다. 마침내 2006년 9월에 ‘제1회 보까따오 전국대회’가 프놈펜 올림픽경기장에서 열렸고, 최근에는 한국에서 열린 ‘2018년 세계무술대회’에 캄보디아 ‘보까따오’팀이 출전했다(*아래 유튜브 영상 참조). 그리고 지구촌 문화행사의 일환으로서 서울 한복판에서 무술시범을 보이면서 한국 대중에게도 그 위력을 제대로 선전한 모양이다.

 

 

현재 보까따오는 캄보디아 정부의 공식후원아래 2018년에 이어 2020년에도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를 목표로 재도전하며 2023년 동남아시안게임의 공식 스포츠 종목으로도 신청된 상태이다. 페이스북페이지 “Bokator Cambodia”에 따르면 싼낌씨은이 운영하는 프놈펜 보까따오 훈련센터에는 외국인 대상의 강좌도 마련되어 있다. 태권도처럼 허리에는 무술연마 경력을 알려주는 끄러마를 두른다고 하는데 초보자는 흰색부터 시작한다고 한다. 대스승의 도장을 찾아가서 중세 크메르제국의 저력과 기상을 배워 보는 것도 굉장한 경험이 될 듯하다.

 

 

최초 작성일: 2019년6월25일

1차 수정: 2020년4월30일

2차 수정: 2020년9월30일

 

 

 

*** 위 글에서 부적절한 표현이나 보완할 내용을 알려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위 글은 뉴스브리핑 캄보디아 칼럼 [캄보디아 더 알아보기] 및 산림청과 한국임업진흥원이 발간한 "캄보디아의 이해"(2020) 책자에도 수록된 내용으로서 저작권이 발생합니다. 그러니 내용을 참조하실 때 꼭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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