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어 보시기 전에... 비자 연장 비용은 각자의 사정이나 조건에 따라 다양하게 해석될 수 있습니다.
우선 제 경우는 수년간에 비자연장 과정에서 발생하는 상당한 스트레스를 한 해도 빠짐없이 겪었습니다. 특히 캄보디아인 대행사들은 외국인이 모든 구비서류를 다 준비해서 자기네 사무실에 갖다주면 그들은 이민국에 비치된 비자연장신청서만 대신 작성하면서 그 대가로 70~100여불을 수고비로 가져가는 듯합니다. 그런데 작년에 처음 이용해본 한국인 대행사들은 여권만 가져가도 거의 모든 구비서류를 한국인 대행사가 직접 처리하면서 최소 대략 100여불 또는 최대는 상당액을 수고비로 가져가는 듯했습니다. 제 경험상 필수서류를 완벽하게 구비할 수 있는 여력이 없는 한국인이라면 한국인 비자연장 대행사들이 캄보디아인 대행사에 비하면 스트레스가 훨씬 덜합니다. 이건 분명합니다.
아무튼 저는 올해도 일단은 제가 먼저 부딪쳐 보기로 했습니다. 2023년 저의 비자 만료일은 10월 31일입니다. 부랴부랴 지난 10월 4일(수) 오전 9시에 프놈펜 공항 대로 맞은편에 있는 이민국 사무소에 갔습니다. 처음 갔는데 출입구부터 차를 들이지 말라는 지시에 따라 차량은 대로변에 무단 주차해야 했습니다. 불법 주차라서 단속 나오면 어쩌나 했는데 저처럼 세운 차량들이 많아서 그럭저럭 대충 세웠습니다.
첫 방문 "이민국 사무소"
사무실에 들어가니까 문밖에도 그렇고 내부에도 비자 연장(Visa Extension)이라는 영어가 선명해서 찾기가 쉬웠습니다.
그리고 비자 연장 창구에는 기본적으로 비자연장 신청 서류 리스트를 보여주는 안내가 있습니다.
저는 여기서 1번부터 4번까지의 서류를 준비할 수 없는 것 같습니다. 저는 민간기관의 사업주도 아니고 직원도 아니기 때문입니다. 저는 공공기관에 해당하는 왕립대학교에 외국인 교수진입니다. 도대체 어떻게 해야 되는지 알려주는 자료를 지난 10여년 동안 본 적이 없습니다. 그래서...
준비서류 1. 워크퍼밋
비자 연장 창구의 여직원에게 제가 왕립대학교에서 체결한 이전의 근로 계약서 사본과 재직증명서 구버젼을 보여줬습니다. 그리고는 제가 여기에서 근무하는데 비자 연장 서류를 문의하고 싶다고 했습니다. 그때 안쪽 사무실에서 남자 직원이 나와서는 제 계약서 사본을 살피더니 "워크퍼밋"이 있냐고 물었습니다.
2023년초에 워크퍼밋 없는 외국인을 단속한다는 소식으로 교민사회도 걱정이 많았습니다. 그때 한국인이 운영하던 국제학교에 잠깐 취직했던 터라 워크퍼밋을 만들었습니다. 물론 당시에 그 이전까지 워크퍼밋 없이 체류한 기간 만큼의 패널티도 납부해야 했습니다. 그렇게 해서 만든 "워크퍼밋"을 이민국 남자 직원에게 보여줬더니 왕립대학교에서 "근로계약서"와 재직증명서 진본을 가져오라고 하더군요. 그 서류를 보고 비자연장이 가능한지 다시 얘기하자고 했습니다.
준비서류 2. 재직증명서(ADMINISTRATIVE CERTIFICATE)와 근로계약서(កិច្ចសន្យាការងារ)
제가 근무하는 왕립대학교에서는 이 서류들은 발급하기가 참 어렵습니다. 대행사 통해서 비자발급을 신청할 때도 매년 발급했었는데, 그때마다 발급이고 뭐고 다 때려치우고 한국으로 돌아가버릴까 싶은 마음이 들 정도입니다. 그만큼 힘들기에 충분히 각오해야 합니다.
먼저 텔레그램 메신저를 통해 10월 4일(수) 오전 9시에 저의 상관인 현지인 학과장에게 "여권"과 당시의 "비자"를 보여주면서 "재직증명서" 발급과 "근로계약서"를 의뢰했습니다. 10월 10일(화) 오전에 학과장으로부터 "재직증명서 발급신청서"와 "근로계약서"를 받았습니다. 10월 10일(화) 오후에 인사과(Personnel Office)로 가서 "재직증명서" 발급을 요청했습니다. 10월 11일(수) 오전 9시에 한국의 "정부24"라는 인터넷 사이트에서 발급한 영문 주민등록 초본과 집주인이 발급 받아준 거주지 증명서(លិខិតបញ្ជាក់ទីលំនៅ[레컷번쩨악띠룸너으]) 사본을 가지고 인사과(Personnel Office)에 다시 갔습니다. 그래서 대략 10시쯤에 "재직증명서"를 발급 받았습니다. 올해는 1주일만에 다 받아냈으니 참으로 빨리 받았습니다.
참 간단하게 썼지만 재직증명서도 그렇고 근로계약서도 그렇고 받기가 정말 힘듭니다. 발급 담당자들이 보직에 있어서 그런지 원스탑으로 도와 주지 않습니다. 또 어떤 분은 자기 밑에 사무 보는 직원도 없으니 저에게 다 시킵니다. 심지어 자신은 타이핑해서 내용을 기입해 줄테니 저더러 인쇄해서 자기 책상 위에 올려주면 펜 잡고 서명해 주겠다고 합니다. 또 대학교가 넓고 인사과와 외국어대학, 한국어학과는 각각 멀리 떨어진 다른 건물에 있어서 차로 이동해야 할 정도입니다. 그런데 저도 겨우 수업이 없는 시간을 맞춰서 담당자들을 찾아가면 그들은 늘 출타 중입니다. 매년 이렇게 같은 서류를 떼겠다고 여기저기 뛰어 다니는데, 관계자들은 항상 온갖 이유로 서류 발급을 지연하기 때문에 저는 항상 속상합니다.
준비서류 3. 증명사진
증명사진은 거주지 증명서를 뗄 때도 필요해서 10월 4일(수)에 현지인 사진관으로 바로 갔습니다. 흰 바탕의 4*6 사이즈로 8장을 인화해 주던데 비용은 1만 리엘(대략 2.5달러)이었습니다. 사진 촬영하고 대략 10여분 지나 바로 받았습니다.
준비서류 4. 거주지 증명서(លិខិតបញ្ជាក់ទីលំនៅ[레컷번쩨악띠룸너으])
거주지 증명서는 비교적 수월합니다. 집주인이 직접 동장을 만나서 발급 받아 주기 때문입니다.
저는 이민국에 갔던 10월 4일(수) 오전 10시에 텔레그램으로 제 여권과 비자를 보여주면서 발급을 요청했습니다. 집주인은 10월 5일(목)에 임대차계약서와 저한테 받은 사진 1장, 발급비용 15달러로 10월 6일(금) 점심쯤에 거주지 증명서를 제게 주었습니다. 바로 처리해 주니까 무척 감사했습니다.
준비서류 5. FPCS 세입자 정보 스크린샷
이건 집주인이 자기 스마트폰의 FPCS 앱을 통해 입력한 외국인 세입자 정보를 스크린샷한 것을 받아야 합니다. 그리고 종이에 인쇄하면 됩니다. 그런데 관련 법과 FPCS 앱이 발효될 당시에 제가 잘못 이해해서 제 경우에는 제 스마트폰으로 입력을 해버린 바람에 수년간 직접 처리하고 있습니다.
다시 "이민국 사무실"
결론적으로 10월 11일(수) 오전 10시 40분 무렵에 이민국 사무실에 제가 준비해간 서류는 "1. 재직증명서, 2. 근로계약서, 3. 워크퍼밋 앞뒤 복사본, 4. 거주지 증명서, 5. FPCS 세입자 정보 스크린샷 출력본, 6. 증명사진 1장, 7. 여권"입니다.
남자 직원을 만나볼 필요도 없이 창구에 있던 여직원이 위 서류를 다 받고는 "비자연장신청서"를 작성하라면서 저에게 주었습니다. 비자연장신청서는 영어로 병기되어 있어서 작성하는 데 큰 어려움은 없는 편이었습니다.
위 비자연장신청서는 제가 작성한 서류와 거의 같습니다. 다만 조금 다른 것은 제가 작성한 버젼에는 워크퍼밋에 대해서 카드 번호와 워크퍼밋 만료일, 그리고 워크퍼밋 소속회사 이름, 소속회사의 직무 사항을 기재하는 부분도 있었습니다. 워크퍼밋 카드가 있으면 거기에 적힌 사항을 따라 기재하면 됩니다.
이렇게 작성을 마치고 창구에 다시 내니까 제가 작성한 "비자연장신청서"를 복사해서 저에게 주면서 접수비용이 180달러라고 알려주고는 여권을 찾으러 올 날짜까지 확인시켜 주었습니다. 여권을 찾으러 와야 하는 날짜는 대략 3주후였습니다. 그런데 그때 제가 돈을 가져오지 않았습니다. 서류 준비에만 정신이 팔려서 지갑에 현금을 구비하는 것을 놓쳤습니다. 창구 직원이 길 건너에 있는 공항에 가서 ATM기로 돈을 찾아 오라더군요.
이민국 사무소와 공항 사이에는 무려 8차선(?)인지 혹은 10차선(?)인지 모를 대로가 있습니다. 그리고 근방에 횡단보도나 구름다리 또는 지하도는 없습니다. 마침 현지인이 무단횡단을 시도하길래 따라서 합류했습니다. 그렇게 공항에 가서 ATM기에서 200달러를 인출했습니다. 혹시나 이민국 직원이 잔돈이 없다고 하면 어쩌나 싶어서 근처 가게에서 햄버거를 사면서 100불 지폐를 깼습니다. 그리고 다시 무단횡단을 했는데 달려오는 차들이 감사하게도 멈춰줘서 무사히 건넜습니다.
그런데 그때가 시간이 벌써 11시 40분이 지나 있었습니다. 이민국 사무소가 굳게 닫혀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아까 직원이 오전 근무시간 지나도 괜찮으니 돈을 찾아 오라고 했으니까 저는 문을 두드렸습니다. 역시 감사하게도 그 직원이 문을 열어 주었습니다. 돈을 지불하고 아까 들어왔던 문이 아닌 뒷문으로 안내 받아서 나왔습니다.
이렇게 저는 비자연장과 관련해서 캄보디아에서 15년을 사는 동안 처음으로 "인간 승리"의 순간을 맞이했습니다. 모든 긴장이 다 풀렸고 그 동안 서류 준비를 도와 주었던 학교 관계자에게도 이 소식을 알렸습니다. 전통 명절인 프춤번도 하루이틀 임박해서 "기쁨과 감사"는 그분들에게도 미덕이 될 듯했습니다.
저와 비슷한 조건에서 비자연장에 고군분투 하시는 분들이 계시다면 참고가 되길 바랍니다.
아래 링크는 다양한 비자연장 비용에 대해 이해될 만해서 읽어 보시기를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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