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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 이해 칼럼/역사&전통

캄보디아 비단: 크메르 실크 의상의 변천사와 황금 누에고치

by 까페브라운 2023. 5.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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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산 황금 실크 (출처: bbc.com/travel)

 

캄보디아 실크는 크메르 문화가 인도 문화의 영향을 받기 이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것으로 여긴다. 2021년 보도자료에서 전문가들은 발굴을 통해 불에 탄 점토와 대리석으로 만든 도구에서 비단이나 실의 흔적을 발견했는데, 이는 이전의 발견보다 앞선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비단은 훨씬 더 일찍 산악 지역에 살았던 부족이 착용했을 수 있다. 다만 그 시대의 비단은 평이하고 문양이 많지 않았다. 따라서 인도에서 이주해서 푸난왕조(1세기-550년)의 제2대 통치자가 된 카운딘야 1세 왕 이후에 크메르 실크는 더욱 번영하게 되었다.

 

푸난왕조가 약화되고 쩬라왕조(6세기-802년)가 대륙을 장악하던 6세기와 7세기에 자바와 인도에서 캄보디아에 이르기까지 상호 문화적 교류가 활발했다. 이에 따라 크메르 실크는 7세기와 8세기쯤에 보다 새로운 스타일로 변모했다. 앙코르 시대의 실크 디자인은 앙코르와트 사원에 새겨진 압사라 여신의 의상으로 확인할 수 있다. 9세기와 10세기의 의복과 장신구는 더욱 정교해지면서 모든 것이 바뀌었다. 11세기까지 의상은 반띠스레이 사원, 뿌레룹 사원, 메본 사원 및 앙코르와트 지역의 다양한 조각품에서 보듯이 한층 복잡해졌다.

 

반띠스레이 사원에 조각된 압사라 여신상 (출처: flickr.com)

 

12세기는 앙코르와트 건립 시기(1122–1150)여서 모든 분야의 디자인이 독특했다. 불교와 힌두교가 혼합된 바이욘 스타일은 13세기에 유행해서 옷 하나하나마다 세련된 디자인으로 여성을 더욱 유니크하게 만들었다. 특히 이전까지는 팔찌와 목걸이를 제외하고 허리 위로 아무것도 착용하지 않다가 불교가 전래되면서 블라우스와 셔츠를 입기 시작했다. 앙코르제국이 쇠퇴하던 13세기 이후 크메르 암흑기(1431-1863)에는 외국과의 전쟁으로 나라가 크게 피폐해졌다. 롱바엑 시대에는 주변국과 잦은 전쟁에도 크메르 의상이 발전했고, 우동 시대에는 샴(태국)과의 밀접한 관계에 따라 의상이 업그레이드되었다. 이때부터 여성들은 ‘스바이’와 같은 아름다운 숄을 어깨부터 가슴까지 장식하기 시작했다.

 

‘스바이’ 숄을 아름답게 연출하는 방법 (출처: wikipedia.org)

 

크메르 직조 산업은 과거 모든 곳에서 번성했지만 때때로 전쟁으로 인해 쇠퇴하거나 반등했다. 현재 캄보디아의 실크 산업은 크게 쇠퇴했으며 직공은 해당 분야의 일자리를 포기하고 월급 200~300달러를 벌기 위해 공장에 취직하고 있다. 또한 외국 문물이 유행을 주도하는 이 시대에 저렴한 중고 의류가 수입되는 경우도 많아지면서 대부분의 캄보디아 젊은 여성들은 전통을 고집하지도 않을뿐더러 관심도 없어서 현대적인 옷을 입는 경향이다.

 

이에 따라 크메르 실크의 가치를 알리고자 캄보디아는 2010년대 중반부터 실크 생산을 장려하는 프로그램을 다양하게 구축하기 시작했다. 2016년에 정부는 국가 경제에서 실크 부문의 역할을 확대하고 증가하는 지역 및 전세계 실크 제품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국가 실크 전략을 시행했다. 20196월에는 실크 농업을 개발하고 활성화하려는 국가 계획의 일환으로 왕립프놈펜대학교(RUPP)에 크메르실크센터(KSC)가 설립되었다. 일본과 유엔개발계획(UNDP)도 정부의 파트너로서 농부들이 양질의 비단 생산을 확대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캄보디아의 독특한 황금 실크는 황금 누에의 고치에서 출발한다. 황금 누에는 백색 품종보다 생사량이 적어도 캄보디아의 기후와 해충에 적응해서 키우기는 어렵지 않다. 누에는 42일 동안에 고치를 돌릴 준비가 되면 황금색으로 바뀐다. 황금 고치는 10-12일 후에 수집해서 냄비에 약 180개의 고치를 삶아서 고치의 바깥 부분을 덮고 있는 생사를 제거한다. 그리고 실의 한쪽 끝을 바퀴에 걸고 냄비에서 천천히 회전시키면서 길고 연속적인 실크를 1차로 추출한다. 다음으로 60개의 고치를 두 번째 끓는 냄비로 옮겨 담아 더 미세한 내부 실크를 2차로 추출한다. 이후에는 실을 분류하고 씻어서 실패에 꿴다.

 

황금 실크를 추출하는 모습 (출처: bbc.com/travel)

 

앙코르 시대에 북부 인도에서 도입되었을 '황금' 실크 생산은 한때 캄보디아에서 번성한 산업이었다. 황금 실크는 전통적으로 이 나라 엘리트들이 입는 고급 의상인 썸폿 쩡끄번(남여 공용으로 하체를 감싸는 천)’을 짜는 데 사용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방적 및 직조 전통은 1970년대의 내우외환의 혼란기 동안에 거의 사라졌다. 오늘날 일부에서 현지 양잠의 부활을 위한 노력을 재개하지만, 생사의 거의 95%는 여전히 베트남에서 수입하는 실정이다.

 

특유의 직조공법으로 제작된 크메르 실크 천 (출처: bbc.com/travel)

 

 

최초 작성일: 2022년8월11일

1차 수정: 2023년4월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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