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캄보디아 이해 칼럼/역사&전통

어린이 귀신 “머레인 꽁위얼(Mrenh kongveal)”

by 까페브라운 2022. 7. 20.
728x90

(출처: anarchak.com)

머레인 꽁위얼은 캄보디아 귀신의 일종으로 체구가 자그마해서 어린아이 같은 인상이다. 머레인작은 요정(fairy 또는 elf), 꽁위얼수호자(guardian)를 뜻해서 머레인 꽁위얼수호 요정 정도의 뜻일 듯하다. 옛날에 크메르인은 농촌이나 산골에 살면서 이 어린이 귀신이 다양한 악귀가 집안으로 침투하는 것을 막아주고 가족들을 미신적인 위협에서 지켜준다고 믿었다. 이러한 믿음은 현재까지도 여전해서 프놈펜 도심의 주택가를 걷다 보면 이 귀신의 존재를 믿는 풍조를 쉽사리 확인할 수 있다.

 

집집마다 문입구에 매달려 있는 “ 머레인 꽁위얼 ” 의 집(출처: abejero.net)

처음 캄보디아에 살 때 가장 희한했던 장면은 아침 출근길에 항상 작은 크기의 사탕 무더기가 주택가 여기저기서 발견되던 거였다. 사실 저 사탕을 주워도 볼까 할 정도로 아무런 흠이 없이 새것이기도 해서 정말 손으로 집을 뻔도 했다. 그런데 저녁까지 아무도 손대지 않았는지 캄보디아인들의 다양한 탈것에 짓이겨져서 엉망이 된 사탕은 눈살을 찌푸리게도 했다. 사탕이 그대로였던 이유는 바로 “머레인 꽁위얼”이라는 어린이 귀신이 가장 좋아하는 먹거리였기 때문이다. 이처럼 해가 기운 저녁이면 집주인은 집 주변에 사탕을 한 움큼 뿌리고 머레인 꽁위얼이 거처하는 곳에도 맛있는 음식과 음료를 정성껏 바친다고 한다.

 

“ 머레인 꽁위얼 ” 의 집에 물을 바치는 캄보디아인(출처: fastnews-48.com)

어린이 귀신의 자그마한 거처는 주로 나무 채반에 담겨서 주택의 울타리나 나무에 매달려 있는데 솔찬히 귀엽고 앙증맞아서 종종 눈길이 가곤 한다. 대체로 크메르 전통가옥의 미니어쳐 형태를 취하며 가벼운 나무 재질이 일반적이긴 한데 스테인리스로 제작하기도 하고 지붕이 없는 형태도 있다. 이 집안에는 “머레인 꽁위얼”을 대표하는 작은 인형들을 비치하고 어린이로서 좋아할 만한 장난감이나 놀이 용품을 놓을 수도 있다. 그 집의 앞에는 제단을 조성해서 달콤한 먹거리 및 물과 향로를 비치한다. 또 즐겨 입는다는 붉은색 천이나 종이옷까지 대롱대롱 매달아 놓으면 의식주 3종 세트가 완비되는 듯하다.

 

“마음이 순수한” 6세에서 14세 어린이들에게 “머레인 꽁위얼”이 보일 수 있다고도 한다. 실제로 있든지 없든지 간에 이 귀신을 위한 거처를 마련하면 “머레인 꽁위얼”을 집에 들일 수 있다고 한다. 캄보디아인들은 마련해둔 거처에서 그 귀신이 계속 거주하면서 가족의 안녕을 지키고 성공이 보장되길 염원하는 듯하다. , 오갈 데 없던 어린이 귀신을 맞아 극진히 대접하면 그의 헌신적인 사랑을 돌려받아서 보상을 기대하는 셈이다. 머레인 꽁위얼은 주인집이 강도가 들지 못하도록 지켜줘서 가족의 안전과 재산을 지키고 사업도 번창케 한다고 한다.

 

둥지의 형태를 취한 “ 머레인 꽁위얼 ” 의 집(출처: abejero.net)

반대로 집과 옷, 음식물이 마련되어 있지 않으면 “머레인 꽁위얼”이 존재를 부각하며 집안 식구들을 위협하기도 하는 모양이다. 관련하여 사람들은 다음의 괴이한 현상 다섯 가지를 경험할 수도 있다. ➊생전 처음 보는 아이가 단란한 식구들 틈에 함께 있는 꿈을 선명하게 꾼다면 그 아이가 바로 머레인 꽁위얼이다. 이는 사람이 사는 집에 어린이 귀신이 들어온 거라서 집주인은 얼른 그 아이의 을 마련해 주면 된다. ➋낮잠을 자는데 귓전에 아이의 시끄러운 비명이 들려서 고통을 겪거나 병에 걸릴 수도 있다. 바로 머레인 꽁위얼의 해코지인데 이때도 을 마련해 주면 해결된다고 한다.

 

➌낮에 맛있는 게 있었으면 밤에 꿈에 어떤 아이가 배고프다면서 먹을 것을 달라고 할 수 있다. 그럼 머레인 꽁위얼이 사람이 사는 집에 들어온 것으로 거처를 마련해 주고 먹을 것을 바치면서 행운을 소원해 보자. ➍벌거벗은 아이가 꿈에 나온다면 머레인 꽁위얼이 새옷을 장만해 달라는 신호이다. 붉은색 천 조각이나 종이옷을 제작해서 그의 집주변에 매달아 두면 된다. ➎낮에 잠결에 발 주변에서 웃고 떠드는 아이가 어른거려 눈을 떴는데 아무도 없었다면 머레인 꽁위얼이 장난치며 놀았던 것이다. 이때도 그 귀신의 거처를 마련해 주면 된다.

 

“ 머레인 꽁위얼 ” 의 집을 판매하는 길거리 이동형 판매상(출처: rasmeinews.com)

 

 

 

최초 작성일: 2022년1월6

 

 

*** 위 글에서 부적절한 표현이나 보완할 내용을 알려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위 글은 뉴스브리핑 캄보디아 칼럼 [캄보디아 더 알아보기]에도 수록된 내용으로서 저작권이 발생합니다. 그러니 내용을 참조하실 때 꼭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 도움이 되셨다면 공감과 구독, 기타 댓글로도 아낌없는 격려를 부탁드려요^^

728x90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