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경제: "폰지 사기" 투자 사기의 폐해
폰지사기(Ponzi scheme)란 합법적인 이윤을 창출하지 않은채 고수익을 기대하는 신규 투자자를 모은 뒤, 그들의 투자금으로 기존 투자자에게 배당(수익금)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자행되는 다단계 금융 사기 수법을 말한다. 1920년대 초반 이를 최초로 저지른 찰스 폰지(Charles Ponzi)의 이름을 따서 명명됐다. 이러한 수법은 약속된 수익을 유지하기에 충분한 신규 투자자 모집에 실패할 시 기존 투자자들에게 상당한 재정적 손실을 가져오면서 무너진다. 캄보디아 사회에도 만연한 폰지사기의 폐해에 대해서 최근 현지언론 크메르타임즈(KHMER TIMES) 보도자료를 참고하여 조명하고자 한다.
❶ 홍콩 및 중국계 투자회사 Empire Big Capital(EBC)
EBC는 2013년부터 2017년까지 프놈펜에서 워크숍을 조직해 사람들에게 돈을 예치하면 월 10%의 이자를 지급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에 따라 피해자들 중에는 토지를 담보로 은행에서 돈을 빌려 2,000~100,000달러를 EBC에 예치했다. 2018년에 소송을 제기한 약 900명의 원고에 따르면, 첫 3개월 동안 월별 이자가 지급되다가 익월부터 지급되지 않아서 예치금 반환을 요구했더니 관계자들이 도주했다고 한다. 당시 피해자는 20개 도시 5985명으로 사기금액은 6천만 달러 이상이었다. EBC 관계자는 일부가 체포됐지만 피해자들은 돈을 돌려받지 못함에 따라 투자를 위해 빌린 대출금 상환으로 아직도 고통받고 있다.
❷ 옥냐 찌어싸론(Chea Saron)
옥냐 찌어싸론과 공범 8명은 깜뽓주의 가난한 사람들 2,461가구가 대출을 받아 찌어싸론 부동산 회사(CSRC)에 투자하도록 장려하면서 원금 대비 최대 50% 이상의 높은 수익률을 약속했다. 투자자들은 금융기관에 대출을 신청한 경우도 많았는데, 안정적인 수입원이 없는 장애인과 퇴직자들에게도 CSRC가 보증인 역할을 하면서 대출받도록 부추겼다. 그러나 약속은 이행되지 않았고, 설상가상으로 대출을 받은 사람들은 은행으로부터 이자 독촉에 시달려야 했다. 약 4천만 달러를 사취한 혐의로 2023년 4월에 체포된 옥냐 찌어싸론은 회사의 재정적 어려움을 경기 침체 탓으로 돌리면서 무책임하다는 비난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
❸ 옥냐 히끔홍(Hy Kimhong)
삐폽 더이미어 투자회사(Golden Earth Company; GEC)의 소유주 옥냐 히끔홍은 사람들에게 깜뽕스프주의 토지를 구입하면 매달 3%의 이자를 월세로 지급하고, 24개월마다 GEC가 원래 가격으로 토지를 재구입하겠다는 조건으로 꾀었다. 피해자들은 그의 작위인 “옥냐”를 국가가 부여했기 때문에 해를 끼치지 않을 것으로 여겼다. 그래서 2022년에 막대한 대출을 받아 투자했지만 2023년 4월부터 이자 지급이 끊겼고, 이에 따라 수천 건이 넘는 소송이 제기됐다. 안타깝게도 깜뽓, 깜퐁짬, 깜뽕스프 등지의 3만 가구에 이르는 피해자들은 그가 감옥에서 나오면 피해를 보상할 것으로 믿고 싶어했다. 피해규모는 1억 달러 이상으로 추정하는 가운데 히끔홍은 8월에 구금됐다가 11월에 보석으로 석방됐다.
❹ 옥냐 렝짠나(Leng Channa)
가장 최근의 가장 큰 사기 행위는 옥냐 렝짠나와 일당들이 씨엠립 소재 투자 회사(Brilliant City World)에 2013년부터 각각 1,000~20,000달러를 투자한 약 6,000 가구에 "높은 수익"을 지불하지 못한 이후에 드러났다. 피해 규모는 3억 달러에 이르며, 많은 투자자들은 금융 기관의 대출을 통해 투자금을 조달했다. 씨엠립 당국은 지난 3월 20일 구속된 옥냐 렝짠나에 대해서 피해자에게 반환할 돈이나 자산이 부족하기 때문에 분쟁 해결이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렝짠나는 구속되기 전인 지난 2월에 회사에 항의하는 투자자들을 달래기 위해 2022년 총선 캠페인에서 촬영한 것으로 추정되는 현 훈마넷 총리와 함께 찍은 사진과 동영상을 소셜 미디어에 게시하여 최고 지도자의 비호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로 인해 훈마넷 총리의 공개적인 부인 천명과 총리의 명예를 실추시킨 데 대해 나머지 옥냐들 전체의 안위까지 긴장하게 했다.
이상은 권력을 가진 사람이 가난하고 경제적으로 무지한 사람들을 착취하는 충격적인 사례로 꼽힌다. 피해자들에게는 빚과 갚아야 할 이자 외에는 아무것도 남지 않았다. 이번 사건 피해자 대부분은 소외 계층에 속해 은행이나 소액금융기관에 대출을 신청해 기업에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약속한 배당금이 은행에 갚아야 하는 월별 상환금과 이자보다 훨씬 높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사기의 파장은 뚜렷한 학문적 연구나 조사의 부재에도 불구하고 분명 캄보디아 경제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 2023년 캄보디아 은행과 소액금융 부문의 부실채권(NPL) 비율이 각각 5.4%와 6.7%를 기록했다. NPL 비율이 사상 최고치였던 2009년이 4.4%였다는 점과 비교하면 "통제 가능한" 수준 내에 남아 있다고 장담할 수 있을까 싶다.
최초 작성일: 2024년3월2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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