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사회: 성소수자(LGBT)의 인권
성소수자를 지칭하는 약어 “LGBT”는 ‘레즈비언’(Lesbian), ‘게이’(Gay), ‘양성애자’(Bisexual), ‘성전환자’(Transgender)의 첫글자를 따서 만든 말이다. 캄보디아에서는 동성 관계가 불법은 아니지만, 동성 결혼을 허용하는 법안은 아직 없다. 또한 LGBT에 대한 차별 금지 보호를 제공하지 않으며 성적 지향 및 성 정체성에 따른 증오 범죄를 금지하는 것도 없어서 약자에게 취해질 법한 법적인 보호망은 취약하다. LGBT 관련 주요 인권단체는 캄보디아인권센터(CCHR), CamASEAN 및 레인보우커뮤니티깜뿌찌아(RoCK)가 있다.
1993년 제정된 캄보디아 헌법에서 ‘결혼은 한 남자와 한 여자의 결합’으로 정의한다. 따라서 이에 충돌하는 동성 결혼은 법적으로 성립하지 않는다. 이에 따라 민법과 결혼 및 가족에 관한 법률은 동성결혼을 명시적으로 금지한다. 그러나 1990년대 이후 동성 커플에 대한 대중의 인식이 높아졌다. 1995년 보도자료에 따르면 껀달주에서 두 여성이 결혼식을 올린 사례가 있다. 당시 발급된 결혼 증명서에서 남편이라 불리던 쏘카(35세) 씨는 평범한 결혼생활에 실패한 후 세 아이를 두고 있었다. 아내라 불리던 아엣(31세) 씨는 결혼한 전력이 없지만 파트너인 쏘카 씨가 자식을 두었기에 이 결혼이 가능했다고 기사는 전했다.
2004년 2월, 당시 노로돔 시아누크 국왕은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동성 파트너의 결혼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 이에 따라 만약에 국민이 캄보디아에서 동성 결혼이 합법화되기를 원한다면 그렇게 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노로돔 시하모니 현 국왕도 동성결혼 합법화를 지지하고 있다. 특히 대만이 2017년 5월 아시아 최초로 동성결혼을 합법화하는 역사를 썼을 때는 캄보디아에서도 40개가 넘는 시민사회단체와 노동조합이 정부에 대만의 뒤를 이어 동성결혼을 합법화할 것을 촉구했다. 이러한 바람에 대해 2018년 총선을 압승한 캄보디아국민당(CPP)은 “동성결혼 합법화 계획은 없으나 고려할 의향은 있다”라고 했다.
RoCK는 2018년에 지방 정부의 협조로 “가족 관계 선언”이라는 관계 등록 프로그램을 공식적으로 만들었다. “가족 관계 선언”은 법적인 배우자처럼 가족과 자녀를 돌보고 함께 책임을 공유하며 공동 자산을 분배하려는 의지가 있는 두 사람 간의 민사 계약이다. 이를 통해 동성 관계에 관한 증거 기반 문서 역할을 할 수 있다. 이러한 프로그램은 2021년 6월 기준 전국 20개주 60개면이 도입해서 26쌍의 동성 커플이 해당 양식에 서명했다. 그렇지만 이들 가족의 80%는 여전한 차별을 의식하며 동성 결혼 법제화를 원하고 있다. 이에 대해 캄보디아 정부는 크메르의 좋은 전통과 관습에 부합하지는 않다는 입장이다.
CamAsean의 2018년 통계는 캄보디아에 동성 커플이 약 6,000쌍 있다. 2019년 정부 통계는 동거하는 커플 5000쌍을 포함해 3만3000명 이상이 LGBT이다. 훈센 전 총리는 LGBT에 대한 차별을 반대한다고 하면서도 결혼의 합법화는 거부했다. 게다가 HIV 사례 증가의 주범으로 성소수자를 지목하는 그의 잦은 발언은 차별을 부추길까 우려스러웠다. 최근에는 TV 쇼 ‘캄보디아 갓 탤런트(Cambodia Got Talent)’의 심사위원이 성소수자인 참가자의 면전에 대고 “당신” 같은 사람 때문에 인구가 줄면 되겠냐는 독설을 공개적으로 내뱉었다. 얼마 전 훈마넷 총리가 국가의 출산율 저하를 우려한 영향이 저렇게 불똥이 튄 것일 테다.
LGBT를 대신할 캄보디아 표현으로는 최근에는 듣기 힘들어진 “크떠이(khteuy)”라는 말이 있다. 크떠이는 남자도 여자도 아닌 제3의 성을 이른다. 그러나 통용되는 의미는 여성적인 태도를 취하는 남성들에게 주로 붙는 경향이다. 700년 전에 캄보디아를 다녀간 중국 원나라 무역상인 주달관(1266-1346)의 눈에도 비칠 만큼 주어진 성별에 순응하지 않은 경향은 만연했다. 오늘날도 프놈펜과 씨엠립에는 LGBT 커뮤니티를 위한 바, 클럽 및 기타 장소가 있다고 한다. 2003년부터 성소수자 페스티벌(Pride Parade)도 매년 개최되고 있다.
최초 작성일: 2023년11월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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